안녕하세요.
저로 말씀드릴 거 같으면
포워더 4년 반, 일본 국내 물류 7년 정도의 경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간혹가다가 일본 취업을 희망하시는 분들 중에
무역쪽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거 같아
이쪽으로 나름 경력이 있는지라 참고가 되시라는 차원에서
게시글 올립니다.
내용이 길 수도 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 주세요.
일단 저는 일본 물류 업계에서 이직을 두 번 했습니다.
일본계 포워더->한국계 물류 회사 일본 법인->스위스 물류 회사
이렇게 이직을 했고,
각각 2년, 7년, 2년 반 정도 근무했고 또 지금 하고 있습니다.
일본 물류 업계에 취업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막연하게 무역 쪽으로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으신데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무슨 회사로 가야 할 지가 중요하겠지요.
무역이라고 해서 무조건 포워더로 가라는 법은 없습니다.
제일 첫 번째로 포워더 회사로 취업하는 방법이 있고
두 번째로 배, 비행기를 가지고 있거나,
혹은 이들을 운용하는 통칭 캐리어 회사로 취업을 하시거나
세 번째로 물류의 정점인 화주 쪽도 시야에 둘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한국에서 이러한 회사 정보를 조사할 때는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막상 일본으로 넘어 오시는 분들은 십중 팔구 포워더 회사로 가게 됩니다.
포워더로 가닥을 잡게 되었다면 두 가지 중 하나를 봐야 합니다.
일본계로 가느냐, 한국계로 가느냐.
이 두 가지를 일률적으로 딱 이러하다! 라고 단정해서 말씀드리기에는
매우 미묘한 그레이 존이 있기 때문에 다 각설하고 하나만 꼬집는다면
일본계는 안정적이고 한국계는 실적에 요동칩니다.
일본계 회사는 당연히 어드벤티지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가진 포워더에 취업이 된다면
어지간한 사고만 나지 않는다면 일정적인 실적으로 업무를 봅니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계약을 하고 지내는 화주가 있어서 물량이 안정적이거든요.
한국계, 제가 속한 회사도 외국계입니다만,
모국에 있는 본사에서 떨어지는 콩고물을 받아 먹는다던지
아니면 해외 파트너사의 연계가 두텁지 않다면
매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실적에 희비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7년 근무한 제 전 회사가 딱 저랬죠.
일본계가 안정적이라고 말씀드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닙니다.
그만큼 변화가 없다는 뜻이고
정형화 된 틀이 있고 그 틀 안에서 계속 챗바퀴 굴리는 똑같은 일만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한국계는 상황이 이러한지라 그만큼 본인의 액션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만큼의 실적은 본인이 챙겨가는 것이죠.
다만 회사가 그만한 물량을 가지고 있느냐라는 것이 전제 조건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계 포워더로 가시려고 하신다면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곳으로 가시는 게 낫습니다.
자 그럼 업무 강도는 어떠하냐. 급여는 어떠하냐..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도 물류 업계는
업무 강도에 비해서 급여가 미치도록 낮습니다.
입사 하시고 초임에 세 후로 20만엔 받게 된다면
진짜 많이 받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단지 이 초임의 수준은 비단 포워더 뿐만은 아니고
일본 회사의 전형적인 수준이라서 어찌보면 일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인 우리들 입장에서 보면 참 많이 낮다고 보이죠.
한국계도 일본계와 고용 형태를 같이 하는 곳이 많아서
급여 수준이 그와 비슷하게 맞춰져 있습니다.
대신에 여름과 겨울에 각각 보너스가 나오는데
각각 기본급의 두 달치를 지급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단, 한국계의 경우에는 보너스를 기본급에 녹이는 곳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1년에 한 번 실적 상여, 즉 인센티브를 주기도 하구요.
달달이 받는 급여는 낮으니 정기적으로 나오는 보너스를 보고 일을 해야 하는 셈입니다.
그런 반면에 업무 강도는 좀 많이 빡셉니다.
특히 포워더는 더 그래요.
기본적으로 데스크 워크입니다.
무역 일을 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스스로 컨테이너를 움직이기는게 아닙니다.
서류와 메일, 그리고 전화로 모든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화물을 릴리스 해야 합니다.
한 번 일이 틀어지면 리커버리 하기 위해서 무진장 애를 쓰기도 합니다.
이게 18시에 다 되면 좋은데 그게 안 되니까 밤 늦게 잔업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포워더 일은 어찌 보면 진짜 단순한 업무입니다.
잘 풀리면 단순한 업무인데 안 풀리면 드럽게 빡세지는 것이죠.
화물도 일반 화물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폭발물도 있고 독극물도 있고, 중량물도 있습니다.
그 화물의 종류 별로 업무도 다양하게 파생 됩니다.
당연히 입사 초기에는 단순한 일부터 시작을 하게 될 겁니다.
서류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겠죠.
그러면서 서서히 업무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수입이나 수출, 혹은 둘 다 하시게 될 겁니다.
포워더는 화주와 협력사의 중간에 딱 끼인 존재이기 때문에
양쪽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 합니다.
항상 스스로 멘탈을 챙기는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거듭 말씀 드리는 것이지만 잘 풀리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안 풀리면 진짜 머리 싸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세계적으로 물류 대란이기 때문에 그만큼 업무량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일본의 물류 업계에서 일을 하시려면 길게 보셔야 합니다.
이 업계에서 스스로의 몸 값은 단기간에 올리기가 진짜 힘들어요.
저도 지금의 연수입이 되기까지 이직 두 번에 10년 넘게 걸렸으니 말입니다.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만
이 글이 모쪼록 물류일을 고민 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