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달이 넘던 연애가 끝이 났습니다. 저에게 첫 연애는 미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연애는 저에게 실패였던 것 같습니다. 정말 좋아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도 저를 좋아했습니다. 우여곡절을 거쳐 연인으로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정말 미치도록 행복했어요. 그렇게 원하던 그 사람의 손이 제 손에 포개져 있음이 너무나 감사했고 꿈만 같았습니다.
네. 꿈 같았어요.
어쩌면 서로 맞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은 표현이 거의 없다시피 했고 저는 그 반대였어요. 주는 것도 행복이라 생각했지만 어느새 저의 마음은 점점 비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외로웠어요. 그 사람의 눈빛은 저보단 다른 것들에 더 많이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바라는 것들을 저는 만족시켜주지 못했어요. 소심하고 눈치만 보는 남자친구가 그 사람에겐 내심 답답했겠죠. 그래도 항상 저에겐 잘해주고 있다고 정말 고맙다고 말해줬어요.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던 줄타기는 오늘 막을 내렸습니다. 저는 외로웠어요. 그리고 그 사람은 그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더 이상 저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지 않았기에 결국 끝났습니다. 버스 시간을 얼마 안 남겨두고. 조용한 정류장에서요.
준비했던 말들은 미쳐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덤덤히 받아들였어요. 그리고 몇 마디의 말들로 우리의 사이는 끝나고 그녀는 버스를 타고 떠났습니다.
이상하게 죽을 듯이 슬프지 않았어요. 그동안 충분히 슬프고 힘들었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힘들고 외로웠던 연애 덕분에 그 끝은 별로 아프지 않았어요. 그냥 아주 잠깐 흐를 듯 말 듯 고이는 눈물을 고개를 들고 막았어요. 불어오는 찬 바람에 같이 날아가도록.
집에 가는 길 저는 미처 못 했던 말들을 카톡에 담아 보냈습니다. 그리고 세 줄의 답장이 돌아왔어요. 미안하다. 고맙다. 이런 내용의 답장이요.
그렇게 다섯 달 넘게 이어져오던 연애는 세 줄의 답장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지금 심경은 그냥 공허해요. 슬프지도 그렇다고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냥 텅 빈 듯이 조용해요.
몇 달 전에 여기에 고민 글을 올렸을 때 정말 많은 분들이 저에게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제 나름대로 그 조언들을 마음에 새기고 노력해 봤어요. 하지만 결과가 이렇게 돼서 솔직히 말하면 허무하기도 하네요. 지금도 모든 게 제 탓 같아요. 제가 조금만 더 잘했으면, 잘난 사람이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르잖아요. 슬프지 않다고 후회가 생기지 않는 건 아니니까요.
저번에 마치 본인의 일들처럼 정성껏 조언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그래도 그 조언들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 훨씬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는 일단 당장 앞의 현실에 집중하려 합니다. 아직 머리가 멍하지만 정신 차리려고요. 이 글은 그때 조언해 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 쓴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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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는건 둘 다 좋아야 가능하지만 헤어지는건 어느 한 쪽만 마음이 떠도 가능하죠 그리고 개인의 마음은 아무래도 컨트롤 할 수 없는거라 작성자님이 아무리 잘 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마음이 뜬 상황이었다면 어쩔 수 없는거니 관계가 이리 된 거에 너무 스스로를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좋은 사람이 나타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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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연애하면서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서 계속 제 탓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도 같더라구요. 당분간은 떨어진 자존감을 채워가려 합니다. 좋은 사람도 언젠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할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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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는건 둘 다 좋아야 가능하지만 헤어지는건 어느 한 쪽만 마음이 떠도 가능하죠 그리고 개인의 마음은 아무래도 컨트롤 할 수 없는거라 작성자님이 아무리 잘 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마음이 뜬 상황이었다면 어쩔 수 없는거니 관계가 이리 된 거에 너무 스스로를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좋은 사람이 나타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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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연애하면서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서 계속 제 탓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도 같더라구요. 당분간은 떨어진 자존감을 채워가려 합니다. 좋은 사람도 언젠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할게요. 감사합니다. | 22.12.04 08: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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