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그렇게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애가 발작이 왔는데 기가막히게도 그때 제가 잠에서 깼습니다
그리고 바로 안아줬지만 결국 떠났어요
내 품에서 보내고 싶다는 바람은 다행이 지켰네요
어쩌면 저 녀석이 그래서 애타게 저를 부른 게 아닐까도 싶어요
저 솔직히 보내고 나면 후련할 줄 알았어요
마음을 가다듬고 그렇게 다짐했거든요
예정된 이별이다 난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줬다 준비가 됐다 생각했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아요
싸늘하게 굳어버린 채, 눈은 촛점을 잃었고
괴로웠는지 발을 꼳 움크린 채 가버린 걸 보니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밑에는
녀석 사진이에요
녀석의 지정석인 제 왼손 엄지손가락이에요
항상 여기에 앉혔어요 항상요
이유식을 줄 때도 데리고 다닐 때도요
그리고 편안한 건지 이렇게 두면 줄곧 저렇게 잠에 들곤 했죠
또 여기 앉아 제 검지손가락을 깨무는 걸 좋아했어요
워낙 무는 걸 좋아하던 아이라
제 왼손 검지손가락엔 항상 굳은 살이 배기곤 했죠
이건 집(산소방)에 있을 때예요
지정석(왼손 엄지)에 없을 때죠
요렇게 잠깐이라도 떨어지면 항상 저렇게 찾고 나오고 싶어해요
두려웠던 게 아닌가 싶어요
야생에선 버려질 운명이다보니 더 애절하게 저에게 의지한 것 같아요
이건 입원했을 때예요
잠깐 얼굴 보러 왔었는데 그동안 못 본 게 샘이 난 건지 저를 피하네요 ㅠㅠ
저 때 발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굉장히 속상했었죠
뭐 겨우겨우 힘이 좀 생기게 해줬지만 뭐..
어떤가요?
이쁜 아이죠?
사실 저 사진은 일부에 불과 해요
애교가 상당히 많은 녀석이거든요
안타깝게도 영상에 담아두질 못 했어요
평생 눈에 담으면 될 줄 알았거든요
제가 이름을 부르면 고개를 까닥거리곤 했어요
그게 너무 이뻐서 자주 부르곤 했는데
녀석이 아파서 골골 거릴 때도 불러줬는데
까닥거렸어요
이전 처럼 큰 소리도 내지 못 하고
눈은 반 쯤 풀린 채
고개만 살짝 까딱..
그 순간이 아직도 잊히질 않아요
잊고 싶지도 않아요
다신 볼 수가 없어서 그런가봐요
더이상 저 녀석에 얼굴을 묻으며
느꼈던 부드러운 털의 느낌과, 냄새..
스킨십을 굉장히 좋아해서 툭하면 얼굴을 묻곤 했는데
지금은 더이상 느낄 수 없겠죠
그 느낌도 냄새도...
이 녀석 우울증으로 상당히 지치고 힘들어 했을 때
항상 제 곁을 지켜주었던 아가예요
제가 울거나 난리를 치면 녀석이 불쑥 나와서 크게 울곤 했어요
하지말라는 것처럼요
그럼 마법처럼 안정이 됐고요
우울증이다 보니 항상 부정적인 사고밖에 할 수 없어서
대인관계가 망가진 후라 그럴까요?
그 누구도 저를 멀리할 때도
저에게 다가와줘서 그럴까요?
확실한 건 이 녀석이 나를 상당히 사랑한다는 거였어요
그런 녀석을 저도 사랑했고요
재밌는 얘기는 제가 정신과 진료를 다니기 시작한 해가 2010년인데
이 녀석도 2010년에 태어났어요
그리고 저와 만났죠
제가 극복하도록 도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럴 땐 정말 운명이라는 걸 믿어보고 싶네요
울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그냥 포기하려고요
더는 제자신을 속일 수가 없네요
당분간 괴로울 것 같아요
아가야 너와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
내 곁에 와줘서 고마워
날 사랑해줘서 고마워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을게
부담이 되진 않을까 싶어서
대신 사랑한다고 해줄게
많이많이
많이많이 사랑해 아가야
다시 만날 그 날까지 행복하게 잘지내야해
만나는 날 내가 널 부르면
다시 큰 소리로 고개를 까딱여줘
사랑해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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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아 행복한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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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이에게 있어서도 아마도 작성자 분하고 있었던 시간이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을거 같아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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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초에 10년동안 함께한 복길이가 무지개 다리건넜습니다. 저희 복길이 뛰는걸 좋아하고 나무나 풀냄새를 좋아해요. 아직까지도 현관에 복길이 집을 못치우고 있어요.가끔 모르게 이름부르기도 하네요. 행복했던 반려동물이 무지개 다리건너면 나중에 주인이 이승을 떠나면 마중을 온대요. 주인이 혹여 길을 잃어서 헤매거나 나쁜곳에 갈까봐 마중을 온다고 하네요. 작은 바램이지만 저희 복길이가 레몬이랑 친구가 되서 같이 뛰놀았으면 좋겠네요ㅎㅎ 식사 잘 챙겨드시고 같이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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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힘내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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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이 날아가는 길 보는게 너무 마음 아픕니다 정말 좋은 주인 만나서 분명 정말 행복했을겁니다 둘의 만남이 우연이 아니라 너무 감동적이며 이별의 순간이 너무 안쓰럽습니다 당분간 슬픔을 참지 마시고 마음껏 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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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아 행복한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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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20.04.18 23: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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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이 날아가는 길 보는게 너무 마음 아픕니다 정말 좋은 주인 만나서 분명 정말 행복했을겁니다 둘의 만남이 우연이 아니라 너무 감동적이며 이별의 순간이 너무 안쓰럽습니다 당분간 슬픔을 참지 마시고 마음껏 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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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게 보내서 너무 마음이 아파요 | 20.04.19 11: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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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20.04.19 11: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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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제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보고 싶어요 너무 보고 싶어요 | 20.04.19 11: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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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20.04.19 11:37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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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장어 KJY
마지막이 잊히질 않아요 이제 행복하겠죠? 벌써 너무 보고 싶어요 | 20.04.19 11: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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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장어 KJY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20.04.19 2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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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이에게 있어서도 아마도 작성자 분하고 있었던 시간이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을거 같아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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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계속 보고 싶네요 | 20.04.19 22: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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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꼭 좋은 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또 다시 만날 때까지요 | 20.04.20 07: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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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초에 10년동안 함께한 복길이가 무지개 다리건넜습니다. 저희 복길이 뛰는걸 좋아하고 나무나 풀냄새를 좋아해요. 아직까지도 현관에 복길이 집을 못치우고 있어요.가끔 모르게 이름부르기도 하네요. 행복했던 반려동물이 무지개 다리건너면 나중에 주인이 이승을 떠나면 마중을 온대요. 주인이 혹여 길을 잃어서 헤매거나 나쁜곳에 갈까봐 마중을 온다고 하네요. 작은 바램이지만 저희 복길이가 레몬이랑 친구가 되서 같이 뛰놀았으면 좋겠네요ㅎㅎ 식사 잘 챙겨드시고 같이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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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레몬이가 복길이와 친해진다면 정말 든든할 것 같아요ㅎㅎ 지금은 좀 괜찮으신가요? 저는 아직두 유골함 껴 안고 울고 그러네요ㅠㅠ | 20.04.30 17: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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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힘내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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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ㅠㅠ! | 20.04.30 17: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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