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연봉 1억의 의미..

[포로리야ㄱ]

오늘부로.. 연봉 1억을 달성했다.. 

지금이 39살이니 직장생활 딱 15년만에 달성했다. 그래 자랑글일수도있겠다만.. 어릴때 막연히 생각했던 연봉 1억을 생각하니 조금 허탈하기도하다.. 

집이 어려웠던 탓에 집과는 의절하고 혼자 나와서 첫월급 86만원이였다 2004년이였어도 적은금액이였다. 당시 회사근처 식당에서 된장찌개가 4500원이였고 제일 맛있어 보였던 바싹불고기 정식이 6000원이였다. 

파견직으로 생활했던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계약직에서 다시 정규직까지 가는데에는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내가 입사하고 몇개월이 지나지 않아 격일제 토요일 근무가 주 5일제로 변경되었지만 나는 늘 주말출근에 야근을 도맡아했고 정규직 채용이 되자 연봉 2800만원이 되었다. 190만원정도의 급여가 들어왔을때 월세 23만원짜리 반지하 방에서 뒹굴거리며 좋아했었지.. 

그것도 잠시였고 항상 마지막주가 되면 월급이 없어졌다.. 늘 아.. 10만원만 더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었다. 회사 선배가 다른곳으로 이직하며 나에게도 이직제안이 들어왔다.. 말그대로 대기업이였고 나는 곧 연봉이 3600만원이 되었다.. 대학교 중퇴학력인 내게 3600만원의 급여는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을것 같은 급여였다. 

당시 만나는 여자친구에게도 눈치를 보지 않고 음식점 사이드메뉴를 시켜줄 수 있었고.. 반지하에서 드디어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꿈이 뭔지.. 늘상 가슴속에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배부르고 등따시니 살만해졌다라는 생각에 모두의 만류를 뒤로하고 게임회사로의 이직.. 연봉 3000만원 그래도 게임을 만들 수 있으면 뭐든 될 것 같았다. ㅇㅇ 그럴꺼 같았다.. 3개월 후 은행에서 전화가 왔다.. 직장이 변경되며 신용도가 떨어져 마이너스 통장의 연장이 어렵다고했다.. 연봉은 줄었지만 씀씀이가 줄어들지는 않아 매번 카드값에 시달렸다.. 

다시 반지하로 내려가야했고 노동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3일밤샘하다가 기절한적도 있었고 게임출시 2~3개월전부터는 거의 집에 못들어가기도 했었고.. 그래도 주위사람들이 워낙 좋은사람이 많아 어찌어찌 버티긴했지만.. 1년이 지나자 내게 남은건 역류성식도염.. 그리고 카드값 200만원 연봉협상 시즌이 되도 그닥 올라가는건 없었고.. 

그래도 게임바닥에 남고싶어 비교적 대기업이라 불리는 회사로 이직했을땐 연봉 3700만원.. 당시 나랑 입사동기였던 이전직장 동기는 연봉 5000을 달성.. 상대적 박탈감도있었지만 그래도 회의시간마다 치열하게 뭐가 더 재미있을지 의논하는게 좋아서.. 여전히 반지하 원룸이지만 그래도 좋았었다.. 

그렇게 2년이 지나고 나서도 연봉은 4200만원이였고.. 이젠 게임회사도 많이 변했어서 예전처럼 재미보다는 알다시피 매출에 더집중하게 되고 나도 그날로 게임에 대한 정나미가 떨어져서 나와서 스타트업 전전하며 망하기도 하고 실망도하다가 드디어 지금 회사에서 연봉 1억을 찍었네.. 

그래도 게임회사에서 야근/철야로 다져진 체력때문인지 지금회사에서는 야근을 해도 심하다 생각도 안들고.. 또 내 밑으로는 야근을 안시켜.. 그게 사람 얼마나 갉아먹는지 아니까.. 

어쨌든 직원들도 열심히 해줬고 나역시도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해.. 내 스스로도 회사에서 나보다 열심히 한사람은 없다고 생각되니까 대표가 연봉 1억을 제시해줬다.. 근데 연봉 1억의 즐거움보다.. 회사에 얼마를 벌어줘야하는지가 고민되고..

회사가 어려워지면 내가 먼저 칼질당하겠다는 불안함과... 1억의 급여에 익숙해지게 될 내 삶이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졌을때의 상실감과.. 이제 다른회사 이직은 물건너 갔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 그냥 자랑할곳 없어서 여기다가 써봤다.. ㅇㅇ 그냥 이런느낌이더라 연봉 1억 찍으면..

[하울러]

친구들한테 자랑하시지;

[포로리야ㄱ]

친구들을 믿지만.. 괜히 분란일으킬 소지가 있는건 미리미리 조심해야죠

[하울러]

한턱쏘면서 자랑하면 충분히 축하받을거에요
무튼 고생하셧어요 저도 1억 함 찍어보겠슴다

[제인수]

수고하셨네요.

꼭 그 돈 받고 1년이상 유지하시길.

저는 연봉...은 아닌 소득이지만, 연봉기준으로 하면 세후1억 작년에 찍고, 1년 유지했는데 대출하고, 토끼랑 여우 먹여살리려니 생각보다 돈 없더군요.

거기에 과로로 병까지 얻어서, 결국 일 줄이고 요양중...

글 보니, 저랑 비슷하게 건강과 바꿔지는 돈 같은데... 건강 유의하세요.

[포로리야ㄱ]

그냥 시쳇말로... 몸팔아 돈버는 느낌이긴 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검도왕김권총]

고생하셨네요~ 돈이란게 딸린식구 있으면 1억언저리에서 1.5억까지는 많이 버는게 체감이 잘 안되는것 같아요.
그냥 부족함 없이 사는정도.. 2억 넘어가면서 부터는 돈이 확 보이실겁니다.

[View-joe]

고생 하셨습니다.

[포로리야ㄱ]

ㅎㅎ 감사합니다.

[호모 심슨]

잘했어요...이런건 친구들에게 오픈 안하는게 좋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수가 있어요. 그렇다고 작성자분이 꼼수를 부려서 이렇게 된게 아니라 고생고생하면서
이렇게 잘된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인지라 속으로 질투도나고 못난 사람은 불편해할수도 있어요.

오히려 친한 사이일수록 이런건 말안하는게 좋습니다.

고생하셨네요..

[루리웹-7044593948]

연봉 1억이 많을꺼 같지만 실상 실수령으로 따지면 640만원뿐이 안되고
외벌이 가장에 노부모까지 부양하고 살기에는 너무 빠듯한 금액

연봉 5천짜리 친구랑 비교해도 어자피 먹을거 똑같이 먹고 하는 생활패턴 똑같음

실질적으로 자기 생활에 변화가 느껴질만한 금액은 한달에 1500이상은 현찰로 들어와야
대한민국에서 중산층으로 산다고 느낄만한 변화일듯

[악몽포격섹전]

마누라랑 둘이 매달 현금 2천 좀 안되는데
항상 그 위를 부러워하고 고민하고 삼

[azrael]

항상 그렇죠. 지금보다 더 벌면 더 여유롭게 걱정 안 하고 살 것 같지만, 정작 더 버는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씀씀이 규모도 함께 늘어서 또 빠듯하게 지내게 된다더군요, 사람 욕심은 한도 끝도 없으니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며 사는 게 행복한 삶인 것 같습니다.

[Swaiman]

연봉 올라가면 세금 장난 아니죠. 현금만 받는 김밥천국이나 대박 붕어빵집이 부러울 정도로..

[루리웹-9413575580]

축하드립니다
사람 속은 모르니 남에게 이야기는 하지마세요

[케형]

회사에서 많이 주는 건 "그만큼 벌어오라는 의미이기도 하죠..
어쨋든 지금 당장은 좋은 생각만 하시길
연봉 2800 월급 210 받고 반지하에서 좋아하던 때를 생각하시며 오늘 만큼은 즐기세요
그래야 내일 힘들어도 억울하지나 않죠

[루리웹-8487816729]

연봉 1억이면 임원급인데 대기업도 개발자면 쉽지 않습니다.

중소기업일 가능성이 높은데 언제 망할지 모르고

모아논 돈이 중요하지 당장 연봉은 별 의미가 없을 듯 합니다.

[길폰좀없어졌으면]

난 첫 연봉이 800만원이었는데;;;
크흡;;;

[showcase]

훌륭하다... 얼마나 노력하며 살았을지 생각하면 대단하네요.

[페퍼포츠]

월 240받는 저는 그저 무덤덤하네요

[루리웹-4137477369]

군대 안 갔나 보네요.

[포로리야ㄱ]

30개월 꽉꽉 채운 공군 553기입니다.

[세가[그레이티스나인]베이스볼]

저도 올해 연봉 일억이천찍었는데, 집에 가구와 식탁이 바뀐 건 빼곤 아무것도 없네요. 일억 넘으면 아파트 대출금 금방 갚을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안되고... 그래도 생활비때문에 마누라가 걱정하는 모습 안보는 것이 그나마 다행... 일이 바쁘다보니 특별히 돈 쓸 일이 없고, 한 달에 원하는 게임씨디 1~2개 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눈물나는 사람]

이제 연봉이란것에서 탈출하셔야 겠네요
내 자산으로 나오는 수입이 아닌이상 많이 벌어봐야 프리미엄 노예지요.
진실된 부를 위해 이제 껍질 부실때가 되신듯

[나는무공해]

멋있어요

[돌이돌이]

고생하셨습니다

상징적인 금액을 이뤘으니 이제는 조금은 몸 생각하며 천천히 하시는게 어떨까요?

비슷한 경험으로 한번 아프고 나니 깨닫게 되더군요

무조건 이제는 건강이 우선입니다~!

[개맛고양이]

게임회사가 좀 직업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 같음.. 게임회사 10년 다니다가 일반 SW 개발 업체 (외국계)로 왔는데 연봉도 1로 시작하고 다들 오래다닌다..
게임회사가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기회봐서 네이버나 카카오, 구글, 아마존 등으로 옮기는 것도 좋을듯..
(대기업 40대 개발자 연봉 1억 흔하더라능..)

[Turner]

축하합니다!
열심히 살아온 결실을 맺은거에요.
크게 와닿네요!

[Turner]

제가 뭘 잘못했다고 신고에요?

[edsay]

대단하시네요 . 전28살에 아무것도못하고있는데 참

[루프트나]

대단하면서도 부럽네요;
겜회사 다니고있는데 개발 지원쪽이라 박봉에 파리목숨이라 숨죽이고다니는데 ㅠ

[효누]

글세요.... 난 별로 감흥 없던데,, : )
오히려 7000 넘겼을때 더 기뻤던거 같네요.

그건 그렇고,,, 연봉으로 따지면 주위나 여기 게시판에도 우리보다 잘 버는 분들 엄청 많더라구요.

나이나 연봉을 떠나서 게시판에는 가급적 존대말 쓰면서 항상 겸손하게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루리웹-5195249638]

저는 연봉 1억원을 42세때 달성했는데 빠르네요.. 지금도 연봉이 1.2억원~1.4억원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지만 글쎄요 !1
제가 연봉을 7천찍은 것이 34세 였는데 3천오르는데 8면이 걸렸습니다. 하긴 연봉 2천 9백에서 29세에 시작해서 5년동 연봉은 2.2배 올랐는 그 연봉이 4배 오르는데에는 무려 13년이 걸리더군요.. 4천은 31세에 찍었습니다. 그게 14년전이니 지금으로 치면 6천정도 되는 겁니다.

[국어국문]

부럽네요~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돈보다 귀한 가치들과도 함께하며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소리바다]

전 일부러 연봉 7000-8000사이로 벌어요.
무리하면 1억도 찍을꺼 같은데 돈을 그만큼 받으면 그만큼의 일을 해줘야하고 책임감도 커져서 머리아픕니다.
전 적당히 제가 할만큼만하고 후딱 집에 가는게 좋더라구요.

[찾지말아주세요-_-]

일단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가득하실거에요.

[soket]

지럴하고들 자빠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