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는 지역구에서 구의원들이 해외연수(스페인, 발칸3국)를 간다고 합니다.(1차는 출발, 2차는 10월 예정)
지난 예천군 의원 해외연수 추태사건도 있기도 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공문으로 된 공무국외출장계획서를 훑어보다가 정신이 아득해지더군요.
국가 및 장소 선정이유 / 얻어올 노하우, 지식 / 지역구에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 이 핵심 3요소는 빠져있고
국가설명, 1일차~10일차까지 방문장소, 세부계획, 연수인원 명단, 사용예산이 끝이었습니다.
세부계획을 유심히 보다가
"의원들은 방문기관 자료 및 질문사항을 사전 준비한다. 개인별 업무분담을 통해 방문성과를 공유한다."
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의문이 생겨서 의회사무국에 전화를 걸어 취합된 사전질문사항 / 업무분담 조직현황 자료를 요구하였습니다.
저는 이 때 솔직히 담당자가 "죄송하지만 없다" 라고 하면 그냥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그냥 끝내려고 했습니다.
구민들 우습게 보지말아라 이러려고 했거든요.
근데, 의외로 담당자는 "있는데 공개는 못하겠다" 라고 하더군요. 이유는 방문성과에 영향을 끼치고 계획과 실행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있어서
"사전공개는 불가하나 추후 보고서에는 공개하겠다"는 겁니다.
제가 계획대로 다 안되는건 누구나 인정한다고 했지만 안된다는 겁니다. 계획을 알아야 보고서의 양질을 따져볼 것 아니냐고 말해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내가 만약 사장인데 직원이 해외연수를 가겠답니다. 그래서 너 거기가서 어떤 질문을 할건지랑 향후 활용계획 작성하라 했더니
지금은 어렵고 갔다와서 하겠습니다. 이거랑 똑같잖아요? 저로선 납득이 안되었습니다.
지금은 안되는데 갔다와서는 된다? 이해가 안가서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공식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어떤 현행법에 근거하여 제가 요구한 자료를 공개할 수 없는 지 알려달라는 말이죠..
근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이라도 만들어서 보여주면 확인이 안되잖아..
그래서 의회사무국 담당자에게 제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내 청구가 받아들여지게되면 그 자료가 9월 16일 이전에 작성된 자료임을 확실히 증명주시길 바랍니다.
누군가는 분명히 취합을 했으니 이메일이 오간 날짜나 회의기록등을 첨부하라고 했습니다.
그 후, 서로 시간낭비에 제가 답답하기도 하고 담당자한테 너무 한거 같기도 하고, 뭐 만드는 것도 소모적이니까 그냥 사무국 담당자에게
["지역구 공무국외출장규정" 8조 1항 의원은 출장 전 별지1호서식의 계획서를 작성하여 심의를 거친 후 출장허가가 가능하다]
라는 내용이 있으니까 의원들이 작성한 별지1호서식의 내용을 개인정보 비식별화 해서 주면 된다고 했습니다.
이 별지서식에는 국가선정배경, 방문목적, 방문기관, 업무내용, 접촉예정인물, 개인별업무분장, 출장 후 활용방안 등을 쓰게 되어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텁니다. 담당자가 그 서식은 없다는 겁니다. 그 서식없이 제가 처음에 봤던 허접한 계획서로 심의를 했다는 겁니다.
제가 "공개된 계획서는 의원들이 1차, 2차 연수로 나뉜 팀으로 작성된 두개의 규정집에 있는 계획서를 합친게 아니냐?"고 했더니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무슨말이냐, 규정에 별지서식이 달려있는데 누구마음대로 임의의 서식을 사용하느냐, 내가 규정부터 심의 속기록까지 다 살펴봤는데, 계획서를 대체했다거나 갈음해서
사용했다거나, 사용해도 된다는 말이 없다. 어떤 근거로 갈음해도 된다는 해석을 했는지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담당자는 그냥 갈음해서 했다. 라는 말만 되풀이 하길래 원칙을 어긴건 인정하냐고 물었더니 그건 인정한답니다.
그럼 의원들간에 서로 논의된 사전질문사항은 있긴있냐 라고 물었더니 사무국에서 의원들에게 질문 가이드라인은 제시했는데 각 의원들이 질문사항을 각자 만들어서 간다는 겁니다.
하도 황당해서 질문사항을 서로 공유하고 뺄건 빼고 추가할건 추가하고 중복사항 정리해서 핵심적인 질문들만 간략하게 해서 시간을 아낄 생각을 해야지 이게 뭐하는 행위냐고 했습니다.
담당자는 여튼 민원기간안에 요청한 자료는 준비를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지방자치 행정기관에서 예산을 쓰면서 규정에도 없는 서류를 가지고 심의하고 결재해서 행정절차를 진행한다?
너무 어이가 없고 이 부분은 제 능력을 벗어나는 일인것 같아서 신문사에 제보했습니다.
막상 하고 나니 좀 떨리네요.. 너무 일을 크게 벌이는건가 싶기도 하고.. 그냥 앉아서 기다리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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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받으려고 쓴 게 아니라 진짜 좀 걱정되서 쓴거긴 한데,
댓글들 보니 뭔가 자신감이 솟습니다. 별 일 아니라는 생각도 드네요. 감사합니다.
기자와는 내일 다시 통화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오늘 구의회 담당자와 통화한 내용(규정에 없는 서류로 심사통과)에 대해 홈페이지 참여마당에
이 통화내용을 공개하고 공식화 하려고 합니다. 물론, 기자와 접촉할 예정이라는 것도 알릴 생각이구요.
댓글의 말씀대로 계속 이 사안에 대해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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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하라고 그런 제도 만들어놓은건데 잘쓰고계신겁니다 덤으로 지역구 의원들한테도 편지를 보내서 똑바로 안하면 각오하라고 경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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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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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시민, 올바르게 바꿔가는 초석이 될겁니다. 대단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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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양심입니다 행동력 추진력 진행사항 및 후기가 기대 됩니다 추천~ 우리 지역구도 한번 한번 훝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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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쓰레기들 세금 빨아먹은게 하루이틀이 아님 고민갤에도 공무원 실드치는 놈들 있는데 하도 당연하게 세금 뜯어먹다보니 아주 만성화가 되어서 죄책감도 없음 괜히 킹갓무원이 꿀빠는 직업이란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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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하라고 그런 제도 만들어놓은건데 잘쓰고계신겁니다 덤으로 지역구 의원들한테도 편지를 보내서 똑바로 안하면 각오하라고 경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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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양심입니다 행동력 추진력 진행사항 및 후기가 기대 됩니다 추천~ 우리 지역구도 한번 한번 훝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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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쓰레기들 세금 빨아먹은게 하루이틀이 아님 고민갤에도 공무원 실드치는 놈들 있는데 하도 당연하게 세금 뜯어먹다보니 아주 만성화가 되어서 죄책감도 없음 괜히 킹갓무원이 꿀빠는 직업이란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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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근거로 제가 단순히 공무원 탓을 한다고 느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누굴 탓하거나 비난하는 취지로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원칙과 규정이 있는데 시키면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건 이해받을 수 없는 행위입니다. 파워있는 선출직이 시키면 어쩔 수 가 없다, 이게 현실이다. 이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현실이라는 부분은 인정합니다만, 이런 식이면 바꿀 수 있는게 없습니다. 의회담당 공무원들은 FM대로 하는 것을 선호하는게 아니라, 반드시 그렇게 해야하는 것입니다. 이건 선호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지금 공무원을 통해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철저하게 국가가 만들어놓은 시스템 하에서 진행하고 있는 행위입니다. 의원이나 선출직이 문제라고 해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의원이나, 선출직에게 항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민원절차, 행정절차를 위해 사무국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출직이 문제라는 것도 100% 동의합니다만, 이 상황에서 곧바로 직접 서류를 통해 공개적으로 선출직에게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지 되묻고싶습니다. 잘잘못을 따져보되, 책임은 실무자가 아닌 책임관리자가 지는 것입니다. 제가 단순히 공무원 탓하자고 이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9.09.23 17:19 | |
(IP보기클릭)220.85.***.***
글 잘못 읽으신듯. 글쓴이 요지는 이게 아닙니다. | 19.09.25 15: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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