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좀 마시고 씁니다.
국제연애를 반년간 했습니다.
지난 1월에 만나 오늘 아침까지,
한국과 싱가폴을 오가며 열심히 여자친구와 만났던 기억이네요.
둘다 일이 시간을 능동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직업이었다보니,
제가 여자친구의 집에서 몇주간 지내고, 잠시 떨어져 지내다 여자친구가 제 자취방에 와서 몇주간 지내는 방식의 날들이었습니다.
정말 성격 좋고, 상냥하고, 똑똑하고, 예쁜 사람이었고
둘이서 손잡고 강가를 걷기만 해도 몹시 행복했습니다.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몸이었지만, 그래도 괜찮아. 우리 둘이서 있으면 참 좋잖아 그렇지? 하며
웃는게 정말 예뻤어요.
그런데,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도박에 빠지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사실 예전부터 여자친구의 어머니는 도박에 빠져있었는데, 드디어 집안의 대들보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나름 잘 살아가던 여자친구네 집안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행복하던 여자친구네 가정은 무너져내렸습니다.
저는 그 가정까지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비겁한 것이지만.
그래도 변명이지만, 저도 많이 애썼습니다.
돈을 700정도 빌려줬어요. 큰 돈은 아니지만 월급받아 지내는 직장인 입장에서
다시 못받을 각오 하고 빌려준 돈이었습니다.
여자친구는 받고싶어하지 않았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여자친구가 쓰러졌습니다.
여자친구에게 급성 심부전이 왔습니다.
쓰러졌고, 배에 복수가 찼습니다.
심부전의 1년 생존율은 60퍼센트. 5년 생존율은 30퍼센트 정도고
여자친구는 몸이 아픈 와중에도 부모가 벌여둔 도박빚을 대신 갚기 위해 무리하며 일했습니다.
사실 그전에, 여자친구는 저에게 울면서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나같은 사람으로 인생이 힘들어지지 말고, 너의 인생을 사랑하라고, 더 좋은 여자를 만나라고.
나를 보고 한국에서까지 와준 네가 그저 행복하기를 바라는데
자기 부모때문에, 자기 병 때문에 너의 마음이 아픈게 너무 슬프다. 나를 떠나달라. 그저 살아가며 잊지만 말아달라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붙잡고, 끝까지 함께하겠다 했습니다.
저는 여자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너네 어머니 너무하다고, 어떻게 딸이 이렇게 아픈데, 그 와중에 돈달라는 얘기만하느냐.
나와함께 한국에서 살자. 부자는 아니지만 내 자가 집도 있고 우리 둘이 살기에 충분한 월급이다.
너는 영어도 잘하고 좋은 학교도 나왔으니 한국에서 새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것이라고 했습니다.
둘이서 한국에서 여자친구 일할 곳도 알아보고, 부모님께 소개도 드렸습니다.
심부전 생존율이 어떻든 상관없다. 너를 사랑하니까 끝까지 함께하겠다.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변명이지만.
저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어요.
한국에 있을 때,
아픈 친구가 쓰러지자 응급실에 새벽에 들쳐업고 뛰어들어가던 날이 생각나요.
너 우선 돌아가라고, 의료보험 문제가 아니라, 너 여기있으면 제대로된 치료를 못받으니
우선 돌아가서 병원에 가라고 가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러자 여자친구가 말했어요.
자기는 고향에 돌아가서 가족의 문제를 바라보고 싶지 않다고.
여기 한국에서 너와 같이 있으면, 몸은 아파도 행복하다고 그러는데.
제가 무슨 말을 더 할수 있었나요?
오늘 아침에, 고향 병원에 있는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너무 미안하다고. 나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나는 내가 할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이제 너무 무섭다고 했어요.
여자친구는 울었는데 화를 내지 않았어요
너를 이해한다고 하네요 그 착해빠진게 멍청해서는
부디 약속해달라고, 강해지고, 너의 삶을 사랑해달라고. 그리고 빌린 돈은 어떻게 해서든 곧 돌려줄테니 걱정말라고.
그게 여자친구가 마지막으로 저에게 부탁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의 끝을 알아요
원래 30일날 제가 가서 보기로 했는데,
어쩌면 그때 제가 여자친구에게 가서 얼굴보고 제대로 이별하든. 아니면 여자친구의 바램대로 그저 각자의 방에서 마지막을 맞이하든.
결국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게 될 것이고,
여자친구는 서른이 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날것이고
저는 그렇게 한동안 힘들어하다가, 또 누군가를 만나고. 가족을 만들고.
그러다가 모래사장에 떨어진 조개를 줍는것처럼 지나간 기억들을 언제 한번 돌아보고, 다시 내려 놓을거에요.
저는 도망갔고 비겁해요
진짜 비겁한 사람인데 그리고 도망도 갔고 나쁜사람인데
그리고 저는 괜찮아 질거에요
그런데 그 친구 웃는게 진짜 예뻤어요.
그 친구 웃으면 진짜 예뻤어요.
더 예쁜 일들도 많았는데 생각이 날까봐 무서워서 쓰지를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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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드리는 것 밖에 할 수 없네요. 부디 힘내시고, 뻔한 얘기지만 시간이 틀림없이 해결해 줄 겁니다.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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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비겁한거 아시면 글 로 감성 팔지마시고, 물건도 다 버리십쇼. 뭘 몇 년뒤에 열어 볼 생각합니까. 연애기간이 6개월이면 한국데려와서 동거한 기간은 대충 2-3개월 됐겠네요? "내가 도와줄게" "한국에서 살자" "자가집도 있고 월급도 충분하다" "너정도면 한국에서 새인생 시작할 수 있다" "평생 함께 하자" 사탕발림도 이렇게 달콤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저당시엔 진심이었겠죠. 네 압니다. 지금 전여친 분께선 자유로드롭 탄것 마냥 아래로 끝까지 추락하셨을 겁니다. 여자친구 가정 을 받아들인다 못받아들인다 이런얘기 도 하지마세요. 님한테 가정사까지 요구한적 없고 결정적으로 님 하나보고 가족까지 다 버리고 타국 온 여잡니다. 헤어져 달랄 때, 헤러지셨어야죠. 평생을 함께 한다했습니다. 안그래요? 얼마나 같이 사셨습니까? 50일? 100일? 우리나라 나름 의료강국이에요. 제데로 된 치료 받으러 본국으로 가라구요? 웃는게 예쁜 친구에요? 그런 말 은 하지마세요 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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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될 것 같네요. 힘내세요. 그리고 락쇼님은 비겁한 사람이 아닙니다. 결혼한 사람도 배우자가 아프면 도망가는 마당에 정말 혼자 힘드셨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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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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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아니지 이제 전여친의 엄마가 참 개시벌년이네요. 지 딸내미 죽어가면서도 돈벌어다주는걸 도박으로......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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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드리는 것 밖에 할 수 없네요. 부디 힘내시고, 뻔한 얘기지만 시간이 틀림없이 해결해 줄 겁니다.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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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시간이 반드시 해결해주리라 믿습니다. | 19.07.24 22: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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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될 것 같네요. 힘내세요. 그리고 락쇼님은 비겁한 사람이 아닙니다. 결혼한 사람도 배우자가 아프면 도망가는 마당에 정말 혼자 힘드셨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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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던 날 그랬습니다. 같이 지내다 보면 마치 결혼한것같아서 잠시 우리가 결혼한듯한 꿈을 꿨었다고. 그렇지만 이제 꿈에서 깨서 네가 내 남편이 아니라 남자친구인걸 알았으니 내가 꿈에 깬 사이에 얼른 멀리 도망가라고 합니다. 지독하게 멍청한 친구와 연애를 했습니다. | 19.07.24 22: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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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9455457700
외국인이다보니 의료보험의 혜택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치료받지 못한다고 한 건 결국 제가 돈을 걱정해서였습니다. | 19.07.24 22: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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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빌려주셨고 금전부분은 할만큼은 했다고봅니다... 죄책감 가지지마시길.. | 19.07.25 10: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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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사이에 '거리' 란것 이외의 그 어떤 장애물도 없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 19.07.25 09: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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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아니지 이제 전여친의 엄마가 참 개시벌년이네요. 지 딸내미 죽어가면서도 돈벌어다주는걸 도박으로......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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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미친 것들이 존재하니 육두문자를 끊을래야 끊을 수가 없다죠. 씌발년.............. 그런 것도 부모라고 에휴.... | 19.07.25 02: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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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사좋아
이런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현실의 삶에 다가왔기에 힘든 것입니다. 저의 시궁창 인생이라 하셨는데. 부디 세상의 많은 삶들에 공감하고 보다 사려깊게 살아가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19.07.25 09: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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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사좋아
우리도 한 나라가 한 무당에 의해 조종되고있었단사실을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일어날법한 개소리라 믿었죠 남들이 보기엔 비현실적일수도있지만 그게 거짓이 아닐수도있어요 | 19.07.25 1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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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질사좋아
싸패 | 19.07.25 10: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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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사좋아
닉이나 좀 어떻게 하고 인생운운하는게 | 19.07.25 13: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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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이 신부전보다 더 예후가 안좋습니다 | 19.07.25 12: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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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비겁한거 아시면 글 로 감성 팔지마시고, 물건도 다 버리십쇼. 뭘 몇 년뒤에 열어 볼 생각합니까. 연애기간이 6개월이면 한국데려와서 동거한 기간은 대충 2-3개월 됐겠네요? "내가 도와줄게" "한국에서 살자" "자가집도 있고 월급도 충분하다" "너정도면 한국에서 새인생 시작할 수 있다" "평생 함께 하자" 사탕발림도 이렇게 달콤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저당시엔 진심이었겠죠. 네 압니다. 지금 전여친 분께선 자유로드롭 탄것 마냥 아래로 끝까지 추락하셨을 겁니다. 여자친구 가정 을 받아들인다 못받아들인다 이런얘기 도 하지마세요. 님한테 가정사까지 요구한적 없고 결정적으로 님 하나보고 가족까지 다 버리고 타국 온 여잡니다. 헤어져 달랄 때, 헤러지셨어야죠. 평생을 함께 한다했습니다. 안그래요? 얼마나 같이 사셨습니까? 50일? 100일? 우리나라 나름 의료강국이에요. 제데로 된 치료 받으러 본국으로 가라구요? 웃는게 예쁜 친구에요? 그런 말 은 하지마세요 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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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그저 글쓴이분이 그 연인분을 사랑한게 딱 그정도인거죠. 지금 헤어지는 게 다행입니다. 앞으로 더 큰 고난이 오면 지금과 같을 것이니까요. 관련된 기억 사진 모두 버리시고 그냥 머릿속에만 남기세요. | 19.07.25 14: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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