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대학 동기였는데
처음 만날 때부터 좀 마음에 들었어요
똑부러지고 남 잘 챙기고 술 잘마시고(?) 공부 열심히 하고
그런 야무진 모습이 되게 가지고 싶었거든요
1학년이 학부제라 1학년 뒤에 전공 신청하고 성적순으로 뽑아가는데
제대로 공부해서 자기가 원하는 영문 들어간 걔하곤 다르게
부모 빽으로 유학하다 조금 유리하게 입학한 저는 망치고 그냥 아무 마이너 어문 들어갔어요.
그리고 그렇게 전공 정해지자마자 도피를 위해서 바로 군대로 들어갔습니다.
어차피 학부제라 학교에서 1학년들끼리 엮어주는 그룹을 빼면 (이 애도 여기 같이 있어서 알게 된겁니다) 가전공이라던지 동아리 활동은 아예 하질 않는 아싸였거든요.
그 그룹도 그렇게 학년 초에만 좀 같이 놀다가 2학기 때는 그렇게 크게 연락도 하지 않았기에 군대 들어가면서 다 연락이 끊어졌어요.
그렇게 얼마 되지도 않는 인간관계 리셋한 후로 15년 12월에 제대했는데 어째서인지 연락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크리스마스에 제대하고 처음 같이 놀았습니다.
그 후로는 한달에 한두번씩 주말에 같이 영화보고 카페 가고 쇼핑도 하고 그랬어요.
만년 쏠로에게는, 이성하고 특히 별 접접이 없던 놈에게는 꽤나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1년 전에 처음으로 걔가 저에게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항상 좋은 친구여서 고맙고 얘기 들어줘서 좋다고, 좀 더 가까워지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어쩌면 과대해석? 한걸수도 있는데 저는 더는 그러면 안된다고, 딱 이정도가 좋다고만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는 술집에서 같이 술 마시면서 그 얘기를 좀 했는데
자기가 다른 사람 만나도 정말 괜찮겠냐는 겁니다.
그때 좀 컨트롤을 했어야 했는데 친구 없어서 잘 마셔보지도 못하던 술을 좀 마셔서인지 그러면 싫을거 같다고 했습니다.
그 후로는 계속 같은 관계였어요. 한달에 한번 쯤 걔가 항상 먼저 불러서 나가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여행도 당일치기로 가보고
보면 거의 돈도 자기가 다 냈습니다. 걔는 항상 잘 해왔던것처럼 복수전공하면서 졸업 확 하고 곧바로 친구 아버지하고 연이 닿아서 취직해서 일하다가
눈여겨본 상사가 자기 이직하면서 스카우트해서 데리고 가는 등 나름 잘 나간다고 자기가 거의 다 내더라구요.
그러다가 이틀 전에 제 생일 선물을 주면서 손편지를 같이 줬는데
같은 얘기였습니다.
항상 직장 고민이나 하소연 들어줘서 고맙다고, 너는 정말 친한 친구라고, 혹시라도 더 친해질 수 있다면, 더 가까워질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제 대답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인데, 딱 이정도를 벗어나면 안 된다고, 실망 많이 할거라고요.
그 애는 좀 더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해줬는데, 네 능력을 과소평갛가하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걔를 만나고 늘어놓는 말은 대부분 거짓말인데.
제가 걔한테 말한 저는 제가 아닌걸요.
학창 시절 왕따 당하고 점심시간에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책만 읽으며 지냈다구요.
대학도 공부 거의 한 적도 없이 학창시절 책만 읽으며 얻은 영어로, 부모 돈 믿고 시험 졸라리 쳐서 요행으로 얻은 공인성적으로 장식된 서류를
어느 애꾸가 놈이 뽑아서 들어왔다고요
어릴 때는 동네 미1친 아저씨한테 똥꼬도 한번 따여봤다고요
애니나 보면서 하앜 세이버쨩하는 놈이라고요.
면간물 좋아하는 변태새끼라고요, 너한테도 약 먹이고 그러는 상상 많이 했다고요
걔한테 모여준 저는 이제 1학년 좀 소홀히 한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걱정하는 놈일 뿐이지만
실제로는 1학년 망쳐서 전공 망친것도 모자라서 정신 못차리고 탱자탱자 놀다가 제 때 학점 맞춰서 졸업도 못할거 같다구요.
이제는 복수전공할 시기도 지나서 그럴 수도 의지도 없다구요.
대학도 마치 학원 다니듯이 학교-수업-집을 반복했다고요. 같은 대학 들어온 고등학교 친구들도 연락 끊겨서 대학 4년간 얻은 친구도 남은 친구도 너뿐이라고요.
거의 대학 4년을 전부 헛보냈다구요.
지금 딱히 딴 자격증도 없이 나이 스물 여섯 먹은채로 다행히도 매우 튼튼한 부모님 등골에 피들스틱 w 박은채로 "인턴한다"고 휴학한 후 알바라는 명목하에
아버지 회사에서 하루종일 꿀 빨며 하는 일도 거의 없이 월급이라는 이름을 가진 용돈이나 받아간다고요.
내가 항상 고민이나 하소연을 잘 들어준다고, 그게 의지가 된다고 말해주지만
사실 내 스스로 할 말이 없어서 그렇게 듣고만 있는 거뿐이라고요.
부를 때마다 와줘서 고맙다지만 사실 집에서 박혀있는 새끼라 시간이 남아돌아서 그런거라고요, 항상 네가 날 먼저 부르고
내가 널 부르지 않는 이유는 내가 이기적이라서라구요.
네가 좋아서, 너와 같이 어울리는 사람은 되고 싶은데 정작 그럴 노력이나 의지는 몇년간이나 만나면서도 시도도 하지 않고 그냥 말로만 그런 사람인 행세를 하는거라고요
그래서 너와 만나는 시간은 매우 좋지만 항상 들킬카 긴장되서 또 너무 고통스럽다고요.
너와 더 만난다면, 더 가까워진다면, 더 서로를 잘 알아가게 된다면 너도 어릴 때 내 친구들처럼 아예 영원히 멀어질까봐 너무 무섭다고요.
다 얘기해주고 싶었는데,
결국 대답이라고는 딱 이정도 거리가 좋은거 같아, 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하네요.
그 애는 직장 다니면서 소개도 자주 들어온다는데 제가 걸림돌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생각이 덜컥 머리를 때리기도 합니다.
어떻게 끝을 맺어야할지 모르겠네요.
하루 넋두리 늘어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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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물안궁 이고 뭔소린지도 모르겠고 뭐 어쩌라는건지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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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면서 야무진 그분을 보며 본인을 바꿔나가세요 계속 튕기다가 후회하지마시고요 그리고 이상한 생각도좀 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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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소설을 써도 엄청 못쓰네 빨리 여기 답글달아준 사람들 한테 고맙다 절해요 그쪽한테 관심이라도 주는게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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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벨을 너무 본듯. 스토리에 현실성 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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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도 야무진 모습을 갖고 싶었다 인 것 같기도 하고... 전체적인 글을 봐서는 여성분을 갖고싶었다는 아닌 것 같은.. | 19.04.15 22: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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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요 그냥 무서워요;; | 19.04.16 02: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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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반부터 몇번을 읽어도 이게 무슨말이지? 이게 본인이야기인지 상대방이야기인지 헷깔리고 먼소리인지도 이해가안되는게 내가 문제가 있나했더니 정상인가보군요 .... | 19.04.22 15: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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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왕따 당하고 점심시간에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책만 읽으며 지냈다구요. 대학도 공부 거의 한 적도 없이 학창시절 책만 읽으며 얻은 영어로, 부모 돈 믿고 시험 졸라리 쳐서 요행으로 얻은 공인성적으로 장식된 서류를 어느 애꾸가 놈이 뽑아서 들어왔다고요 어릴 때는 동네 미1친 아저씨한테 똥꼬도 한번 따여봤다고요 애니나 보면서 하앜 세이버쨩하는 놈이라고요. 면간물 좋아하는 변태새끼라고요, 너한테도 약 먹이고 그러는 상상 많이 했다고요 고민보다는 학창시절 잘못 생성된 님의 뇌를 경찰서 가서 분석을 먼저 받으시는게 좋을것 같은데요. 리얼 소름돋고. 그러네요; 라노벨 많이 읽으셔서 그런지 정말 남다르시네요;; 제 주변엔 부디 님같은 사람이 없길 빕니다. 제가 고민이 생겨버렸어요. | 19.04.16 02: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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