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첫사랑... 다시 만났습니다. 잘 되보려고 하는데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E.sia]

사람마다 첫사랑의 정의가 다를 순 있지만, 제가 처음으로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낀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디에도 말 할 데도 없고 속으로 앓느니 루리웹에라도 글을 써 보려고 합니다.

다소 두서가 없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연애 고자입니다. 그동안 썸은 여러번 타본적있고, 사귀긴 했어도 사실 누군가의 어장, 바람의 대상이었기에 오래 간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런 제가 처음 그 아이를 좋아하게 되었던건 고1 무렵이네요. 남녀 분반으로 인해 같은 고등학교지만 남녀간 그 어느 접점도 없었기에 그 당시에도 아 연애는 대학가면 해야 되구나 하는 착각에 빠진 소년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마주친 그녀는 첫 눈에 반했다는 게 무엇인지 알려주었습니다.

그 애를 어쩌다 마주치거나 스쳐지나가거나 눈이 마주친 날엔 하루 온종일이 기쁘고 설레는 날들의 반복이었죠.

그리고, 고3때 고백을 하고자 했습니다. 압니다. 찌질했어요. 어느 접점 하나도 없이 친구의 친구를 통해 그 아이를 학생들이 다니지 않는 곳으로 불러내 전번을 따려고 했었죠. 

근데 소문이 퍼지고 여자반 애들이 몰리게 되고, 그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아 그냥 숨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그 아이에게 남친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들렸고, 수능날도 지나간 겨울 방학식날, 12월 30일 그 날 앞서가는 뒷 모습을 보았던게 마지막일 것이라 생각했죠.

그 뒤로 워홀, 여행, 재수, 그리고 고향이 아닌 다른 지방의 어느 대학에 다니는 동안 6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는 사이 그 애는 고등학교 졸업후 서울에 있는 h대 공대에 입학했다는 이야기가 들렸죠. 지방에 있던 우리 학교에서는 나름 높게 간 편이라 같은 해 졸업생들은 다 알 정도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나름 바쁘게 살아가는 중에서도 가끔씩 생각났던 그 아이의 모습을 다시 볼 것이라는 희망따위는 지웠습니다.  같은 하늘아래 사는 것도 나에겐 축복이였으니까요. 

그리고 얼마 전의 이야기 입니다.

12월의 어느 주말, 고향에서 놀러온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카페에서 공부하다가 6명의 무리가 들어오는 걸 봤습니다. 시험공부가 더 중요한 전 거들떠도 안 봤는데, 진구가 '어 저 사람 니가 고딩때 좋아했던 애 아니야?' 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과 거의 동시에, 한 여자가 저희 자리에 오더니 "혹시 ㅇㅇ고 아니세요..?" 하며 물었습니다. 

그 순간은 글을 쓰는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정말 고등학교 시절의 찌질하고 순수했던 모습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6년이라는 시간의 흔적이 보이긴 했지만 크고 짙은 쌍꺼풀의 두 눈과 애굣살, 웃을때 생기는 보조개와 큰 입술까지 제가 기억하는 그 모습 그대로 였습니다. 

그 카페에서 얼마나 고민을 했던가요. "혹시 동창이라 반가워서 그런데 이야기좀 나눠요" 라는 말을 꺼내기에 무려 두시간이 걸렸습니다. 친구의 말마따나 이번을 놓치면 평생 기회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어색한 존댓말과 어떻게든 이야기를 만들어 보려는 내 노력을 통해 전화번호를 교환했습니다. 정말 바보였죠, 이렇게 쉬운걸 왜 고등학교땐 못했었던지... 알고보니 몇번의 재수끝에 올해 입학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선 언제쯤 연락하면 좋을지 망설이다가 새벽 3시 반쯤 그 아이한테 먼저 톡이 왔습니다.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자고 말이죠.

그 아이 덕에 3일내내 밤샜습니다. 스터디룸에 단 둘이 공부했던 그 시간들이 어찌나 잘 가던지요. 많은 말을 주고받진 않았지만 그냥 좋았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그 얼굴을 더 못본다는 게 안타까웠죠... 

다행히 그 아이도 방학때 이 지역에 남아있는다 했고 여러날 동안 카톡을 이어왔습니다. 비록 꾸준하게는 아니더라도 말이죠.

그러다가 어제 그 애가 이 영화 봤냐 묻더라고요. 혼자 간다는거 같이가자 했습니다. (내 자신에게 박수!)

영화보고 밥먹고 카페가는 그런 흔한 데이트코스가 얼마나 정하기 어렵던지... 기껏 찾았던 카페는 문이 닫혀있었고, 왔던 길을 되돌아 열린 카페를 찾았습니다. 일요일 밤이라 그런지 연 곳이 만화카페밖에 없더라고요. 다행히 그 애가 만화를 좋아해서 가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마감시간이 되어 길을 나서는데 한시간을 같이 걸어 왔습니다. 집을 바래다 주면서 서로간의 어색했던 침묵이 조금씩이나마 풀리더라고요,, 

그 애가 들어가며 다음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 가자고 말하더군요. 

여기까지가 제 스토리였습니다...만 연애고자다 보니까 질문이 몇개 있어요.

이 애도 저에게 호감이 있는 걸까요?

다음번에 만나 데려다줄때 고백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또 가끔 얘가 심심하다던지 말하면 눈치는 채지만 더 다가가려 하질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썸탈때 데이트는 어느 간격으로 잡아야할까요.. 주말생각하고있는데 너무 먼 것 같아서요ㅋㅋ 

이 첫사랑, 마치 영화같이 저에게 다가온 이 인연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IROP]

썸을 마치 무슨 공식있는 것처럼 생각하는게 연애 실패의 1순위 원인이라고 봅니다.
썸은 당신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낀다면 그걸 당신의 진심과 섞어 보여주는 일이기에
사람은 아무 이유 없이 누군가를 두번 만나고 세번 만나고 심심하다고 하지 않아요.
이 다음은 스스로 고민해 결정해가는게 썸이니까 잘 해보시길

[루리웹-1429953280]

고백은 하는게 아니에요............... 아무튼 잘 하고 있는것 같으니 화이팅 하시길..

[베이비핑크 :D]

ㅎㅎ.. 연말에 기분 좋은 선물처럼 첫사랑분이 오셨네요.
글 느낌으로 봐서는 글쓴이분이 쭈뼛쭈뼛하셔도 이미 상대 여성분이 글쓴이분 좋게 보시는 것 같은데
뭔가 주변에서의 조언도 힘이 되겠지만 혼자 마음 가는대로 하셔도 충분히 잘 해내실것 같아요. 힘내세요 :)

[키덜뜨요하니]

이렇게 좋게 마음 이어가다가 확신이들때 고백하는게 좋겠네요. 보기좋아요

[에드몽 당테스]

크리스마스에 연연하지 않길 바랍니다. 소소하게 하되 편안하면서도 배려심 있는 인상을 주세요.

[코스모스창고]

그냥 편하게 하는게 중요함.. 제일 중요함.

몇가지 이야기 추가로 해 드리면,
여성분이 정말 굉장히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닌다음에는
아무리 성격좋은 여자라도 호감도 0이면 같이 영화 보러 안갑니다.
단순 친구로의 호감이든 뭐든 여튼 호감도가 0은 아니라는 이야기...

더구나 그 여성분이 카페에서 먼저 확인 질문하러 왔다고 하셨는데, 그럼 흥미든 뭐든 꽤나 '관심도'는 높다는 이야기임..
관심없으면 학교동기라도 아는 척 안함...
게다가 상대는 님이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100% 알고 있는 상태라서,
자기가 먼저 말 걸면 상당히 높은 확률로 반응이 올거라는 걸 인지하고 있음에도 먼저 말건거임.

그렇기 때문에 님이 반응을보이면서(다시 이야기를 걸어준행동) 연락처를 원하니 연락처도 준거고,
님이 연락안하고 있으니 새벽 3시에 연락 먼저 한거임..
왠간하면 새벽 3시에 연락안함.. 친하면 할수 있긴 한데, 님은 친한 관계 형성이 안되어 있는 상황이니까...
여기까지만 해도 관심도는 상당하다고 볼수 있는데, 영화까지 확인 하고 혼자 간다고 하다 같이 갔다.?
애초에 관심없으면 영화 물어 볼일도 없고, 혼자 본다고는 더더욱 말안함...
(여성 언어로 이야기 하자면, 혼자 본다고 하면 내가 영화도 같이 볼 친구가 없는 사람으로 보이겠지 싶어서 이야기 잘안함.)
애초에 둘이 보자고 하면 같이 봐야지 하고 물어 봤을 가능성이 높음...

물론 연인 단계까지 가는 호감도를 100이라고 할때 지금 호감도는 잘해야 20-30일거임...

그러니 고백 한다는 생각은 접으시길..
걍 요즘 말로 썸타시면됨... 그렇게 잘풀리면 걍 말안하고 사귀는 사이 되는거...

[코스모스창고]

아 요새 시간 가는 줄 몰라서 다음주가 크리스마스인거 깜빡하고 있었넹..
크리스마스면 10000%짜리 돌직구 가능함.
크리스마스 이브나 크리스마스에 뭐하냐고 물어보고 선약 없으면 만나자고 해보세요...

어떤 핑계를 추가하든(그래 둘다 남치여친 없는 사람끼리 만나서 놀자라던가...)
이날 만나자고 하면 호감도 못해도 50%는 된다고 보셔도 됨.

그리고 보게 되면, 부담안될 작은 선물하나 사서 주셈..
꼭 부담안되야 하고 가급적 자주 보게될 물건이면 최고임...

심리학적으로도 약간의 부담을 주는건 도움이 되고,
자주보면 정드다는것도 사실이라, 효과 좋음..

[E.sia]

클스마스때 할거는 없다더라구요. 근데 사람많은거 싫다고 클스마스때 집에만 있는다 그래서 뭔핑계를 잡을진 몰겠네여ㅎㅎ

[E.sia]

아까도 심심하다고 카톡왔었는데 만나자라는 답을 못했네요 ㅠㅠ 너무 나간거 같아서...

[코스모스창고]

여성분 성격에 따라 다르긴한데,
크리스마스때 할거 없다는 돌려 말하는 성격이면 한 50%는 니가 뭔가 만들어 내가 가줄께에 가까운말임.
아직 별로 친하지도 않은 단계니 여느 여사친 처럼 100%진실을 말했을 가능성도 없고..
물론 적은 확률이나마 정말 사실일수도 있다는게 문제긴함..

그리고 사람많은거 싫으면 번화가 안가면됩니다.
이건 님이 얼마나 님 동네를 잘아냐 하는 능력의 문제...

[코스모스창고]

대학생이시면 셤 끝나고 방학아닌가요?
자꾸 심심하다 그러면 낼 얼굴한번 볼까 해보면될것 같은데...

전 쾌할한 성격인 친구들을 선호하는데, 이런 친구들이 저말할때,
90%는 그럼 함 보자 하고 약속잡으면 됨...

애초에 먼저 연락 온다는 자체가 꽤나 좋은 신호임..
너무 빼면 저쪽에서 먼저 연락 안올 가능성 높아짐..

그러다 님도 연락할 타이밍 자꾸 놓치면, 걍 잘 안되는 거고...

그럴봐엔 걍 좀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게 이득...

이리 안되나 저리 안되나 안될게 똑같으면, 적극적으로 해보고 안되야 후회라도 안남죠.

[E.sia]

조언고맙습니다ㅎㅎ.. 후회하느니 지르기라도 해볼게요.

[E.sia]

결국 망했네요... 그 전날 저녁먹고 카페있다가 헤어지곤 두시간 동안 전화하고 잘자라면서 좋게 빠이빠이 했는데 며칠동안 카톡도 씹고 전화도 안받네요.. 이유라도 알면, 고백이라도 했으면 덜 답답할텐데 그냥 너무 들이댄건가, 내가 부담스러웠 싶네요

[코스모스창고]

아닌데요..
여자들은 별로 안친한 사이랑 둘이 영화보러 안갑니다..

[코스모스창고]

호감도랑 친밀도를 구분안하셔서 그런데,
이성으로서 관심있다 -> 호감도
걍 사람으로 관심있다 -> 친밀도 정도로 보시면됨..

그리고 대다수의 여성은 여성 호감도는 차지하고 친밀도 낮으면 영화보러 같이 안갑니다.
영화보러 같이 갈정도 되면 이미 친밀도는 꽤 쌓인 상태인거임.

물론 안 그런분들도 계시긴 한데, 대다수는 영화보러 갈정도 되면 꽤 높은거..

영화는 카페<< 밥<<<<<<<<< 영화임...

[살아있네~~]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건...

무슨 일이든 처음 한번에 성공하기가 참 힘들죠.

첫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이기 때문에 모든게 서툴고 실수도 하고 사랑에 눈이 멀어 판단력이 흐려지죠.

오직 앞만 보고 전진하게 되는 실수를 범하지 말기를...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네요.

[BlackHaze]

고백은 확인의 절차지
도전하라고 있는 건 아닙니다
도전이 아름답다는 건 실패자들의 미화된 이야기이자, 격려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더구나 연애에서 이거는 더더욱 잔인한 현실입니다

[오스큐러스]

이거 맞음. 고백은 필살기의 개념이 아니라
확신이 들때 하는겁니다. 이른바 절차죠.

[울티마리메이크]

먼저 말 걸어왔다는거 자체가 이미 충분한 그린라이트인듯!!!
기회 놓치지 말고 잘 잡으세요!!

[채플린ㅊㄹ]

느낌은 좋은데 고백 너무 서두르지마세요오
서로의 호감이 충만하다고 생각하면 술한잔 해보세요.
그럼 맞다 아니다 확신의 올겁니다.
고백은 그 후에 해도 늦지않음

[하하맨]

자기를 좋아했던걸 아는 남자에게 먼저 아는척을 하고 같이 공부하러 가자 하고..
이런걸 "차려진 밥상" 이라고하죠.

근데 남자가 너무 썸탈줄 모르면 밥상 엎을수도 있으니 조심하시고요.

[끄레워즈]

저 사람이 내게 호감이 있는 것 아닌가...같은 생각을 먼저 버리시기 바랍니다. 그냥 편한 마음으로 '만남', '접점'을 늘려간다고 생각하세요

[루리웹-1527099233]

하루 한번씩 입털어서 웃길수있는 능력이 갑. 이라고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도 화술0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