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내 고등학교로 전학 온 남학생에게 들은 것이다.
그가 전학 오기 전 살던 지역의 역 앞 번화가― 그곳의 치안이 몇 년 동안만 비정상적으로 나빠졌던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가 말하길, “그 몇 년 동안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그 번화가의 랜드마크) 주변에는 부모가 동행해도 절대 가까이 가지 말라는 주의가 내려졌다.”
“근처 여러 학교의 PTA와 교사들이 합동으로 자경단 같은 조직을 만들어 순찰했다.”
“밤에는 회사원들조차 가까이 가지 않고, 몇 km 떨어진 옆 역을 통근용으로 쓰는 사람이 늘어났다.”
“불량배 그룹조차, 밤놀이 장소에서 가장 먼저 제외할 정도였다.”
“한구레나 외국인 범죄 그룹이 당당하게 수상한 물건을 팔고 있었다.”
“편의점이나 규동집 등 일부 프랜차이즈가 철수해버렸고, 치안이 회복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이렇듯 악명 높은 전설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원인의 일부가 아닐까 싶은 인물 둘을, 당시 중학생이었던 그 전학생은 직접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바로, 역 앞 파출소에 상주하던 두 명의 경찰관이었다.
전학새은 당시의 대화를 듣고 “아, 이놈들 때문이었구나” 하고 확신하게 됬다고 한다. 아래는 그 당시 대화를 각본 형식으로 재현한 것이다.
전학생은 통학할 때 그 번화가 역을 이용했는데, 어느 날 아침 지갑을 잃어버려 파출소를 찾았을 때의 일이다.
전학생: “저기요, 지갑을 잃어버렸는데요.”
경관 1: “………(쫙쫙쫙쫙)”
(입을 벌린 채 도시락을 먹는, 소위 ‘쩝쩝충’)
전학생: “○○ 같은 느낌의 지갑이고, 안에는 대략 ~~엔 정도가 들어 있었어요.”
경관 1: “………(쫙쫙쫙쫙)”
전학생: “……저기요?”
경관 1: “(쫙쫙)…그래서? 뭐 해달라는 거야?”
전학생: “네? 아, 아니… 여기 도착했나 해서요…”
경관 1: “아니 아니, 경찰은 분실물 담당이 아니라고. 네가 직접 찾아.”
전학생: “…하아!? 분실물은 경찰이 담당하는—”
경관 1: “네네~ 꼬마야, 아저씨들 일 방해 말고 얼른 집에 돌아가자~ 분실물은 잃어버린 바보가 잘못한 거야.”
문장으로 쓰면 전해지기 어렵지만, 모든 말끝에 “(웃음)”이 붙어 있을 것 같은 비웃는 말투였고, 입에서 밥알을 튀기며 말하는 모습에 전학생은 강한 혐오감을 느꼈다고 한다.
경관 1이 전학생을 내쫓으려는 순간, 뒤쪽에서 경관 2가 걸어나왔다. 경관 2는 중학생인 그가 봐도 분명히 만취 상태였고, 한 손에 차 페트병을 들고 파출소 입구까지 비틀거리며 나와 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경관 2는 차를 입에 머금고 가글하듯 ‘츄르르르’ 하더니, 곧바로 “푸우우!!” 하고 파출소 앞 보도 쪽으로 뿜어버렸다.
차를 뱉은 곳에는 젊은 여성이 있었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피했다. 그 모습을 두 경찰은 보고 깔깔 웃고 있었다.
프로레슬링의 독무 기술처럼, 일부러 여성을 향해 차를 뿜어댄 것임이 명백했다고 한다.
전학생은 완전히 질려버려 “됐어요. 당신들한테 물어본 내가 바보였네요.”
라고 공손한 말투도 버리고 내뱉은 뒤 파출소를 나왔다.
파출소에서 몇 미터쯤 걸어갔을 때, 무언가가 그의 옆을 스치며 가까운 도로에 떨어졌다.
그것은 내용물이 남아 있는 츄하이 캔이었다.
뒤돌아보니, 경찰 둘은 바보처럼 깔깔 웃고 있었고, 전학생은 둘 중 하나가 던진 거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그는 이 이상 이 경찰들과 얽히면 분명 좋을 일이 없다고 판단해 지갑은 포기하고 곧장 역으로 가서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다행히도 지갑은 역 앞이 아닌 중학교 근처에서 떨어뜨린 것이었던 모양이고, 시 경찰본부에서 지갑 안에 있던 학생증을 통해 연락이 와서, 내용물까지 전부 무사히 돌려받을 수 있었다.
본부에 지갑을 받으러 갔을 때, 그는 역 앞의 두 경찰에 대해 민원을 넣으려고 했지만, “그 두 사람에 대한 민원은 접수할 수도 없고, 주의를 줄 수도 없다” 라는 취지의 말을 돌려서 들었고, 찝찝함을 억누른 채 지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2년쯤 지나, 그가 전학하기 직전에는 그 경찰 둘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어느새 그 둘보다 젊고 성실해 보이는 경찰로 교체되어 있었고, 그 무렵에는 치안도 완전히 회복되어 있었다.
이 일로 그는 “그 두 멍청한 경찰이 말 그대로 아무 일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치안이 그렇게까지 나빠진 게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나는 고향을 떠났고, 그는 다시 그 번화가 근처로 돌아가 따로 각자의 대학에 다니게 되었다.
대학 2학년쯤 되었을 때, 그에게서 분노에 찬 LINE 메시지가 도착했다.
지방 신문의 전자판 기사 URL이었고, “이 새끼가 그 독무뱉은 경찰이야”라는 그의 코멘트가 붙어 있었다.
기사 제목은 「고향을 사랑하는 성실한 순경」 같은 느낌이었고, 그곳에는 “○○시 경찰본부 소속 △△□□ 경부보” 같은 이름과 소속까지 적혀 있었다.
내가 “저딴 쓰레기 같은 경찰이 어떻게 본부 소속 경부보가 된 거냐?”라고 되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얘 성이 '△△'이잖아. 이거, 이 지역의 유력자 일가 출신이야. 국회의원이나 신사 쪽과도 엄청 깊은 관계거든. 아마 시장보다 권력 더 세.”
그제야 나도 깨달았다.
“아, 빽으로 들어간 거구나. 경찰 1도 친척이거나 사촌쯤 되겠지. 그러니까 저딴 근무 태도여도, 민원이 들어와도, 징계도 안 받고, 오히려 승진까지 했던 건가.”
그리고 경찰관으로서의 자질도 마음가짐도, 인간으로서의 도덕성조차 없어 보이는 그런 사람이 제법 높은 자리에 앉아 있다는 사실에, 나는 공포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