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땜에 어느 동네에 가야했는데 뭔가 잘못 들가서 이상한 곳으로 감
거기서 뭔가 이상하기도 하고 택시가 있길래 택시한테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달라고 했음
근데 택시가 내가 왔던 길로 안 가고 뺑 돌아가는 거임
뭔가 느낌이 싸하다는 생각은 들었지
택시기사한테 이 길이 맞냐고 물어보려했지만 원래 성격상 이 사람이 나보다 이 주변 베테랑일텐데 알아서 잘 가겄지 하고 좀 돌아가면 어떻냐는 심정으로 일단 참기로 함
무엇보다 택시기사 아저씨 얼굴상이 배우 안길강씨 닮아서 쪼끔 무섭게 생겨서 쫄렸음
그러다 어느 시골의 농업용 길 같은 좁은 길에서 멈춤
다름이 아니라 그 앞에 굴삭기 같은 중장비 몇대랑 공사인부들이 작업하느라 길을 막고 있었음
공기도 쐬고 싶었고 좀 걸어서 허리좀 피고 싶었고 길 좀 비켜달라고 말하고 온다고 잠깐 내렸음
내려서 공사 인부들한테 길을 비켜달라고 하니까 알겠다고 하고 사람들이 잠시 길을 비켜주기 시작함
거기가 시골치고 한강처럼 아주 커다란 하천이 흘렀는데
궁금해서 저 하천땜에 공사하는 거냐고 물어보니까 그렇다고 하더라
그렇게나 멀리 있고 커다란 하천이 비가 많이 오면 범람해서 이 주변 일대가 다 침수될 거라고 그랬음
나는 적당히 하천을 구경하다가 택시를 탔어
근데 택시가 출발하려는 순간에 갑자기 공사인부들이 몰려와서 택시를 둘러쌈
뭐지 하고 나랑 택시기사가 내림 택시 기사는 좀 빡친 느낌이 들더라고
나는 솔직히 개쫄림
택시기사가 노발대발하면서 왜 막냐고따졌고 나는 조금 참으라고 택시기사 타이르며 왜 막냐고 물어봄
그랬더니 자기들이 작업도 중단하고 그냥 비켜줬는데 자판기 커피 뽑아 먹을 200원 정도만 주면 안 되겠냐고 그러는 거임
200원 정도면 뭐 하면서 당시 왜 있는지 모르지만 내 주머니에 150원 정도 있었음
그래서 나는 150원밖에 없지만 이거라도 괜찮겠냐고 주려니까 택시기사가 조금 빡친 표정으로 왜 그 돈을 저 사람들한테 주냐고 자기도 커피먹어야하니까 차라리 자기 주라고 하고 뺏어감
고작 200원 때문에 길막은 것도 어이없지만 150원도 안 되는 푼돈조자 주지 말라고 강탈해간 기사가 좀 어이없었음
뭔 상황인가 싶은 상황이었는데 그때 갑자기 택시기사가 차 뒤에 전동휠체어가 있대
그거 타고 빨리 가라는 거야
자기가 여기서 시간 끌테니 빨리 가래
나는 고맙다고 하고 뒤에서 전동 휠체어 타고 잠시 지나간다 말하고 그 사이를 지나감
뒤돌아보니 기사가 화난 상태로 그 인부들한테 따지고 있었지만 그 인부들 중 2명이 갑자기 날 보더니 내 쪽으로 다가오려 하길래 휠체어 전속력으로 도망침
그러고 꿈에서 깼는데 뭔 개꿈이지 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뭔가 갑자기 소름이 돋더라고
내가 만약 방금 꿈에서 저승 같은 곳에 잠깐 헤메다 들어갔다 나온 거라면?
그 커다란 하천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다는 삼도천이고 택시기사는 저승의 뱃사공 같은 거라면?
그 150원은 일종의 저승의 노잣돈이었고 그 노잣돈을 인부들에게 줬으면 어떻게 됐을까...
걸어가라고 한 게 아니라 휠체어를 타고 가라 한 것도 내 발로는 절대로 나갈 수 없기에 땅에 발이 안 닿는 형태의 물건으로 준 게 아닌가 하고 소름이 쫙 돋더라
꿈보다 해명이라지만 쪼끔 쫄려서 오줌 지릴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