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반년쯤 전부터. 이제 아트직군에서 하이엔드급 작업자 이외의 미들급이나 그 이하의 작업자 라인은 더이상 업계에 자리가 없겠구나 생각했어.
커미션으로 대표되는 외주업계는 뭐 잘그리는 사람도 많지만. 절대다수는 적당한 코스트로 적당한 퀄리티의 작업물을 원하는 소비자와 그런 작업물을 생산하는 생산자가 절대다수를 형성하거든. 그러니까, 컴퓨터를 맞춰도 모두가 5080을 쓸순 없잖아?
지금까지는 이 절대다수의 시장이 꽤 안정적으로 형성돼있었다고 생각해. 그런데 Ai가 발전하면서. 이 시장이 붕괴되기 시작한것 같다고 느낀다. 당장 베글에 올라온 작업물만 봐도. 나도 캐릭터쪽 워크데이는 잘 모르지만. 아무리 빠르게 작업해도 최소 5일은 걸렸을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아주 단순하게 워크데이 기준으로 페이를 계산하면, 5일이라고 가정했을때, 어느정도 신뢰도가 있는 작업자라고 가정하면 아무리 싸게잡아도 30만원 이상일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괴리감이 생기는게, 사실 ai딸깍하는게 더 신뢰도 높고, 빠르고, 더 싸거든. 그림이라는게 아무리 훌륭한 작업자라도, 그러니까 진짜 천재라도, 항상 똑같은 폼을 유지하는건 불가능하거든. 비단 그림에만 해당되는 일도 아니고. 그러니까, 이사람의 이전 작업물 100장중 100장이 100만원짜리 결과물이라도, 101장째 결과물도 100만원 짜리라고 확신할순 없어. 이건 개인의 노력으로 어떻게 되는 부분이 아니야. 학창시절 모의고사 내내 1등급 받다가 수능날 갑자기 3등급 뜰수도 있잖아. 인간이란건 그런 생물이니까.
결국 소비자 입장에선 저점을 확신할수 없고. 고점은 높을 수도 있고, 더 느리고, 더 비싼 상품을 소비할 이유가 있는가의 문제로 가는거지.
저 일러스트레이터분이 나태한가? 하는건 논점이 아니야. 내가 말하고 싶은건 인간인 이상 필연적으로 나타날수 밖에 없는 현상이란거지
나도 운이 좋아서 그림으로 먹고살고 있고, 앞으로도 몇년정돈 더 해먹을수 있을거 같은데, 솔직히 그 뒤는 잘 모르겠어. 원래 개인작업 되게 꾸준히 했었는데, 반년정도 손에서 놓고 개인 게임 프로젝트 제작하는데에 집중하고 있어. 차라리 그쪽이 더 비전 있지 않을까 해서.
폭풍과 지진은 아무리 눈을 돌려도 결국 나를 덮치기 마련이니까. 나름대로 대비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의미있는 행동일지는 모르겠어.
세줄요약
1.미들라인급 일러레들 이제 어떻게 먹고사냐
2.나도 그러네
3.어떻게든 살길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