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어요."
기대에 차 있던 성녀는 그 대답에 당황하여 허둥댄다.
"어...? 어? 그럴 리가 없는데... 분명 용사님이 알려주신대로..."
그녀는 황급히 수저를 들어 김치찌개를 한 입 먹어보고는 이내 수저를 힘없이 떨군다.
"뭐... 뭐가 문제였지? 김치를 너무 싱겁게 담궜나...? 소금을 적게 뿌렸나? 숙성...? 다른 조미료? 끓이는 시간인가? 뭐...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
굵은 눈물을 뚝뚝 떨구며, 그녀가 사과한다.
"죄송해요, 용사님... 최선을 다해서 왕궁 시설까지 빌려서 김치부터 차근차근 용사님이 말해주신대로 준비했는데... 역시 알지도 못하는 다른 세상의 요리를 말만 듣고 따라 하는 건... 죄송해요, 죄송해요..."
용사는 그런 성녀를 지그시 바라본다.
그것은 맛없는 요리를 대접받아 심술이 난 얼굴이 아니라, 그녀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한 얼굴.
용사가 그녀를 부드럽게 안아준다. 그 따스한 품에 성녀는 순간 깜짝 놀라나, 이내 그에게 의지하여 그의 품에 몸을 맡긴다.
"고마워요. 성녀님. 정말로... 저도 여기 들어가는 재료들 모두의 제조법을 다 모르는데, 모양만이라도 훌륭히 재현하시다니... 역시 성녀님이라니까."
그 위로의 목소리에 성녀는 용사에게 더욱 깊게 안기며 속삭인다. 그것은 언제 이루어 질 지 모르는 다짐이지만, 곧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질 다짐이다.
"언젠가... 꼭 제대로 된 김치찌개를 만들어 드릴게요. 용사님... 꼭..."
"언제까지고 기다릴게요. 언제까지고 당신을 도와줄게요. 당신의 곁에서."
용사가 제대로 된 김치찌개를 먹기까지는 7년이 걸렸다. 그 때 그는 그 김치찌개를 남편에게 선사하기 위해 7년간 노력한 아내와, 그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찌개 한 그릇을 싹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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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골테이스트랑 미원이없어서 | 25.07.19 01:0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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