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그렇습니다. 원한다면 집도 땅도 비행기도 보트도, 성녀의 이름하에 징발할 수 있죠“
살짝 어두운 얼굴로 성녀는 설명을 이어갔다.
”지나가다 배고프면 아무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고 음식을 요구하면 됩니다. 옷이 없으면 옷가게에 들어가서 입고 나오고, 어딜 가야하면 아무 자동차에 탄뒤 가달라고 ‘요청’하면 됩니다.“
용사는 상상이상의 성녀의 권한에 깜짝 놀랐다. 이건... 성녀라는 이름의 신이 아닌가.
”그렇다면 성녀님, 성녀님은 무엇을 하시게 되나요.“
”모든 인류와 대신해 죄를 짓고, 벌을 받고, 신에게 기도드리는 것이지요“
아무도 성녀에게 말을 걸지 않고, 그저 자연재해처럼, 터지지 않기 바라는 폭탄처럼 조심스럽게 사람들이 대한 이유가 있었다. 성녀는 ‘죄를 지어야’ 하는 것이다. 인류를 대신해 죄를 짓고, 그 죄를 용서받기 위해 벌을 받아야 하고.
”대신 죄를 짓기 위한 미래예지에 가까운 오감, 사람들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는것만 같은 정보 수집능력. 이 모든것은 다, 세상을 위한 것.“
”그렇다면, 저, 용사는 대체 무엇을 하면 좋습니까...“
”성녀인 저를 보호해주세요. 사람들이 성녀에게 죄를 짓지 않게 방패가 되어주세요“
적막한 카페안에서, 방법용 카메라가 기이잉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소리만이 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