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유게이들
장거리 국제 연애 중인 유게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여친을 만나러 튀르키예 갔다 왔다
근데 이번 여행에 조금 문제가 생겼다
전에는 여친이 이스탄불에 살았기 때문에 인천-이스탄불 직항 뱅기 한 번만 타면 끝이었다
경유편을 타 봐야 인천-(항공사 랜덤빵)-이스탄불 경유로 타면 그만이었다
그 동안 여행 다닌다고 쌔빠지게 싸돌아댕겼던 경로
참고로 중국 찍혀 있는 건 최종 목적지 보면 알겠지만 죄다 튀르키예행 경유편이었음
그런데 이번에 여친이 디킬리라는 곳으로 이사를 갔다
여행좀 다녀본 유게이도 이 이름은 처음 들어볼거임
왜냐면
제일 가까운 공항에서도 차로 2시간 가까이 걸리는 준내 먼 해변 마을이거든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본 유게이 차는 있지만 해외에서 운전해본 거라곤 발리에서 스쿠터 끌고 뽈뽈뽈 돌아다녀 본 게 전부였다
근데 워쪄
150km를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려면 4시간 가까이 걸리는데다 튀르키예가 땅덩어리가 준내 큰 나라라 그런지 뭐 어딜 갈라해도 차가 없으면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그런 상황이었음
결국 렌트카를 예약하고 인천-이스탄불-이즈미르 경유편으로 끊어서 14시간 날아감
차는 한국인인 만큼 현대 베이온(이라고 쓰고 제일 싼 차)을 빌림
국내엔 판매되지 않는 차종으로 요로코롬 생김
근데 방금 사진 찾다 알게된 건데 이게 하이브리드였어..?
근데 연비가 왜 그 모양...씁...
아무튼 공항에서 렌트카 수령하고 신나게 밟았다
튀르키예는 땅덩어리가 어마무시하게 커서 그런가 고속도로 주행 속도 제한도 롸끈하다
40 이상, 140 이하로 밟아도 무죄다 ㅋㅋㅋ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풀악셀 밟아봤다
130으로 밟아도 커브길 매끄럽게 탈 수 있도록 커브도 길게 내놨더라
땅덩어리 큰 나라 가면 꼭 렌트카 써라
운전의 진짜 재미가 뭔지 알 수 있다 ㅋㅋㅋ
아무튼 약 2시간 여를 더 달려 디킬리에 도착했고 첫날은 숙소 도착하니 이미 자정이 넘어서 여친 못만남 ㅠㅠ
다음 날부터 신나게 여기저기 쏘댕김
폭포도 보러 가고
같이 노을도 보고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도시도 보러 가고
뭐 암튼 여기저기 준내 쏘댕기면서 깨볶음
근데 여행 8일 차에 일이 터짐
여친 어머님 사촌이신 이모님이 이쁘니까 한 번 가보라던 마을에 여친이랑 같이 드라이브 갔다가 사고가 발생함
디킬리 근처의 바뎀리라는 마을이었는데 이 마을 도로 구조가 희안함
화살표 표시를 보면 알겠지만 일방통행임
도로가 워낙 좁기도 하지만 튀르키예의 운전 문화는 우리나라 80년대에 가까울 정도라 길가 아무데나 자리 생기면 주차하고 운전도 거칠게 한다
딱 차 2대 다닐 정도의 좁디 좁은 골목에 온갖 슈퍼부터 상점, 식당까지 길가에 줄줄이 있으니 동네 주민부터 시작해서 방문객, 배달 차량 등등 뻑하면 갓길에 차 대고 있는게 부지기수다
그래서 저렇게 만들어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일방통행 길이었음
이모님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동네 자체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지만 여친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은 아니어서 그냥 대충 한바퀴 둘러보고 나오는 길이었는데 거기서 사고가 남
사고가 발생했던 문제의 삼거리
내 차 앞엔 승합차가 대기중이었고 난 그 뒤에 잠시 정차, 내 뒤를 따라 또 다른 차가 서 있던 그런 상황이었음
근데 승합차가 우회전으로 나가려다 타이밍을 놓쳤는지 좀 많이 나가 있던 상황이었고 이 마을로 들어오던 다른 차량들이 지나갈때마다 경적을 울리며 압박을 줬음
결국 승합차가 후진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 차가 멈출 생각을 안함
내 뒤엔 이미 차 한대가 바짝 서서 대기 중이었던 상황이었고 앞 승합차가 움직이다 섰다를 3번째 반복했을때 직감이 들었음
'이 새끼 이거 뒤 안 보고 후진 중이구나'
경적을 준내 울렸지만 멈추긴 커녕 되려 더 움직이더니 결국 4번째에 쾅! 하고 차를 들이 받아버림
아...슈발...
그닥 쎄게 받은 건 아니라서 다칠 일은 없었지만 일단 놀랐을 여친을 진정시킬 겸 괜찮냐, 다친데 없냐 물어보고 차에서 내림
근데 가해 차량 운전자 놈은 지가 갖다 쳐 박고는 밍기적 밍기적 한참을 있다 슬슬 나옴
여기서 1차 딥빡
나와서는 괜찮냐, 다친데 없냐 물어보는 것도 없이 스윽 둘러보더니 머쓱타드 하게 뒷통수 함 긁어주고는 폰 꺼내서 사고 사진부터 찍기 시작함
여기서 2차 딥빡
일단 상대방은 튀르키예 아저씨였고 튀르키예 사람들은 영어를 잘 못하므로 정중하게 영어가 가능한 지 부터 물어본 다음 역시나 못 알아듣는 것 같아 번역기로 대화를 시작함
"난 가만히 정차해 있었고 당신이 후진을 하다 내 차를 받았다. 보험 처리 해줄거냐?"
근데 돌아온 답변이 가관이었음
"내 잘못은 맞지만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은 니 잘못도 있으니 난 보험 처리고 보상이고 아무고토 해줄 수가 없다."
여기서 3차 딥빡
참고로 튀르키예 사람들의 성격을 한 줄로 요약하면 좋게 말해 유쾌하고 나쁘게 말해 능글맞다는거다
특히 이게 남자들이 더 하다
가해 운전자가 가뜩이나 동양인 보기 힘든 이 동네에서 동양인을 만났으니 단순한 관광객인 줄 알고 어물쩡 넘어가기를 시전한 거임
여친 말로는 튀르키예 현지에서도 이런 사람들을 통틀어 차칼(자칼)이라 부른다고...
내 차야 풀보험 가입되어 있는 상태라 그냥 넘어가도 내가 손해볼 건 전혀 없는 상황이었지만 가해 운전자놈 하는 꼬라지가 너무 기분이 나쁜거임
이 상황을 여친에게 얘기하자 여친이 바로 차에서 내려 운전자에게 뭐라 얘길 하더니 누군가에게로 전화를 걸었음
금방 끊길래 경찰한테 전화한 건지 물었더니 든든한 우리의 구원자 이모부(튀르키예에선 그냥 삼촌이라 부름)께 전화를 한 것이었다!
이미 이모님이나 삼촌과는 밤마다 해변에서 가졌던 티타임을 통해 어느 정도 친해진 상황이었는데 삼촌께서 자초지종을 들으시고는 하던 것도 다 내던지시고 금방 갈테니 기다리라고 하신 거임 ㅠㅠ
한 15분 정도 기다리자 이모님과 삼촌께서 오셨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오자마자 괜찮냐, 다친데 없냐 물어봐주시고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물러나 있어라, 상대방이 관광객인 거 알면 더 호구잡으려 들거다'라며 바로 가해 운전자와 대화를 시작함
여친이 멀리서 대화 내용을 듣고 통역을 해줬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니가 가해자인데 멀리서 온 손님한테 뒤집어 씌우려 하면 안되지. 저 친구 나랑 잘 아는 친군데 법대로 합시다' 시전하시곤 바로 쿨하게 헌병대(Jandarma)를 부르심
여기서 읭? 헌병대? 하는 유게이도 있을텐데 튀르키예는 기본적으로 대도시권은 경찰(Polis)이 치안을 담당하지만 평시엔 지방, 우리로 치면 깡촌급인 곳은 헌병대가 치안을 담당함
심지어 평판은 경찰보다 헌병이 더 깨끗하다고 오오...
암튼 처음엔 배째라로 나오던 가해 운전자도 헌병대가 온다는 소리를 듣더니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음 ㅋㅋㅋㅋ
눈 쭉 째진 동양인이 이 멀디먼 깡촌에 인맥이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겠지 ㅋㅋㅋㅋㅋ
한 15분 더 기다리자 한쪽 허리에 자동 권총을 착용한 헌병대 2명이 도착해서 바로 현장에서 조서쓰고 신분증 확인하고 일사천리에 다 해결해주고 감
우리나라는 이런 경우 경찰 부르면 도착한 경찰이 '알아서 상대방 보험사에 연락을 하시든 두 분이 현장 합의를 보시든 하세요~'하는데 여기는 헌병이 다 해주더라 ㄷㄷㄷ
헌병이 도착하고나니 가해 운전자 진술도 바뀌는데 '분명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듣지 않았다'라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보니까 경적 소리에 순간 당황에서 악셀이랑 브레이크 햇갈려 악셀을 밟은 상황인데 무슨...
조서 다 쓰고 나서는 각각 조서 한장씩 챙겨가게 주고 상대방 운전자 보험 증서, 가해자, 피해자 면허증 같이 모아놓고 사진 찍게 하곤 사건 접수는 됐으니 이제 갈 길 가시면 된다고 마무리함
이 능글맞은 자칼께서는 그 와중에도 살짝 웃으며 악수를 청하더라
어처구니
암튼 이모님과 삼촌께서는 다 잘 해결됐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 하시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셨고 우리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오늘은 어디 가지 말고 집에 있자며 여친 집으로 감
집에 가자마자 어머님도 어디 다친데는 없냐, 괜찮냐 물어봐주시고 꼭 안아주시는데 이억만리 타국에서 아직 사위도 아닌데 이렇게 신경 써 주시는 가족들이 있다니 감격 그 잡채였다 ㅠㅠ
다음에 찾아뵐땐 삼촌 좋아하시는 위스키라도 한 병 가져가기로 했다 ㅋㅋㅋ
나중에 주유소 없는 마을에서 차 기름 앵꼬난 썰도 풀어보겠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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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시절에 경찰한테 말보로에 달러 접어서 주면 뭐든 해결 했었는데 솔찍히 헌병이 더 믿음가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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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여친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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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처리돼서 다행이다 터키는 언제한번 쭉 돌고싶음 사진이 안그래도 이쁠건데 필터가 과해서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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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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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여친이 있으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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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쨍한 색감을 좋아해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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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처리돼서 다행이다 터키는 언제한번 쭉 돌고싶음 사진이 안그래도 이쁠건데 필터가 과해서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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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룸으로 직접 보정한거신데...ㅠㅠ | 25.07.12 02:5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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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앗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비쫌 덜강해도될거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쁘다고 나 했었지? 이쁜데 그렇다는거야 | 25.07.12 02:5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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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쨍한 색감을 좋아해서...ㅋㅋㅋ;;; | 25.07.12 02:5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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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간지 2달도 안되서 아직 동네 친구 없... | 25.07.12 02:5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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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게이는 싫으시대 | 25.07.12 02:5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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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유게이랑 사귀고 있으면서... | 25.07.12 02:5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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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가 청렴도 평가는 헌병이 경찰보다 더 높다 하더라고 ㅋㅋㅋ | 25.07.12 02:5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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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여친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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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만들 수 있다! 홧팅! | 25.07.12 02:5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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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그래서... 여친이 있으시다구요...? | 25.07.12 03:0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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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 하겠읍니다...봐주십시요... | 25.07.12 03:0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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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파묵칼레 또가고십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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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묵칼레도 좋제 | 25.07.12 03:0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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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머찜 시간만 많았으면 열기구도 보러갔을건뎅 | 25.07.12 10:0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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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구는 카파도키아에서 탔지 ㅋㅋㅋ | 25.07.12 14:5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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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ㅋㅋㅋ | 25.07.12 03:0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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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미치면 뭐든 한다는 걸 요새 스스로 깨닫고 있음 ㅋㅋㅋ;;; | 25.07.12 14:55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