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맹자 그거 혁명가 아님? 왜 목 안 날아감? 하는데

[보드카🍸]

그건 인터넷 밈이 이상하게 정착되어 그런거고

막상 진짜 맹자 읽어보면 맹자는 왕 앞에서 그런 말 안 함.

제자가 물어보니까 이야기 하는거지.

이런 고전 읽을 때에는, 어떤 고전이 그 고전이 다루는 인물이 직접 쓴게 아니라는 걸 까먹으면 안됨.

모든 고전이 그럼.

성경? 예수가 지은 적 없음.

불경? 붓다가 지은 적 없음.

논어? 공자가 지은 적 없음.

소크라테스? 그 사람은 심지어 플라톤이 남긴 기록밖에 없음.

죄다 제자들이 스승님 말씀 기록하고, 편집하고, 첨삭해서 내놓은 거임.

그러니 이런 고전에서 다루어지는 특정 인물은 그 인물 그대로가 아니라

편집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물상인거임.

즉, 제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선생님의 모습이지 실제 모습 100%는 아니라는 거지.

그런 까닭에 맹자처럼 저렇게 개김성 투철한 인간이 전국시대에서 어케 살아남았나?에 대한 답은

저 양반도 분명 굽힐 땐 굽힐 줄 아는 사람이었을 것이라는 거임.

물론 원래 성격이 있으니 제자들 앞에선 가오도 잡고 했겠지만

적어도 모가지 안 날아갈 정도로는 허리가 유연했을 거라는 이야기.

그러니 밈은 밈으로만 받아들이고

맹자 강의는 오만곳에 널렸고 해설서도 널렸으니 한 번쯤 제대로 된거 보면 좋음.

가능하면 동양철학 박사학위 이상 받은 사람이 쓰거나 강의한거 보면 되니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사서삼경중에 제일 재밌는게 맹자거든.

[멍멍왈왈]

나도 맹자가 제일 마음에 들더라

[보드카🍸]

고자랑 논쟁하는 파트 빼면 딱히 뭐 어려운게 없거든

[놀기일등]

역으로 생각하면 기본이 그래서 밈이된거라 볼 수도 있고.. ㅋ

[보드카🍸]

밈은 대충 뮤탈리스크를 멀티태스크라 부르는 수준의 왜곡이라.

[놀기일등]

글킨하지 ㅋ 내가 말하고자 하는건 그 사서삼경 중에 재미있으니 밈화가 되지않았나 한거

[보드카🍸]

울랄라랑 울라리도 구별 못할 녀석!

[루리웹-4833465356]

양혜왕편은 진짜 왕 앞에서 하지않나?

[보드카🍸]

그렇긴 한데 왕한테 막 대놓고 꼽주고 개기고 이러진 않음.
오히려 측은지심 이야기 할 때 보면 살살 달래면서 왕 가르치고 그러니까.

[SirTakesalot]

사서삼경도 그렇고 철학서들도 그렇고 원전으로 읽어야 한다고 까다롭게 따지는 양반들 한 트럭이지만 사실 전공한 학자 주석 붙은 게 천 배 만 배 낫지 ㅋㅋㅋㅋㅋ

[보드카🍸]

원전 깡으로 읽는건 대학원 가서나 하는거지 ㅋㅋ
대학원도 주석이랑 번역서 보면서 읽는다고...

[SirTakesalot]

애초에 배경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원전 읽으려고 하니까 뭔 뜬구름 잡는 소리인지 하나도 머리에 안 들어오고 시간만 버리는 것인데 희한하게 인문학 쪽에서 원전 경찰이 유독 심심찮게 튀어나옴 ㅋㅋㅋㅋㅋ

[보드카🍸]

물론 깡으로 보는 것도 의미가 없는 건 아님.
걍 봐도 의외로 재밌어

[SirTakesalot]

ㅇㅇ 그렇지. 근데 책 읽는 훈련도 안 된 사람이 이거이거 보려는데 추천좀요~ 질문하는 글에 원전 들이미는 케이스가 하도 많았으니깐

[Coral Jean]

그래서 유불도 중에서 가장 지루한게 누구에요?

[보드카🍸]

유교에선 맹자가 그나마 재밌고
불교에선 유마경이 좀 재밌는거 같고
도교에선 의외로 장자가 재밌음.

[고체고양이]

오옹

[루리웹-148344904]

왕 앞에서 '그런 새1기는 사람이 아니다' 했으면 왕이 'ㅇㅇ 너도 이제 사람이었던 것 될 거임' 했겠지

[보드카🍸]

잔적 이야기 할때 좀 그런 투로 이야기하긴 했는데
나는 아무리 봐도 그거 옆나라 왕 모가지 딸 명분작 하는거 같더란.

[연방의하얀빅가슴]

타국 괴뢰화 시키는 전략도 왕에게 전하기도 하는등의 행적도 잘 안 알려졌는걸ㅋㅋㅋㅋ

[보드카🍸]

제나라에게 연나라 칠 명분 준게 맹자 같던데 아무리 봐도 ㅋㅋ

[연방의하얀빅가슴]

사상적 명분 만들어준거지 뭐ㅋㅋㅋㅋ

[행인A씨]

세계적으로 유명한 병법서인 손자병법도 한참 후대 인물인 조조가 정리한거지 ㅇㅇ

[보드카🍸]

그랬던가
사실 병가는 잘 모름

[Bsmrk]

ㄴㄴ 주석을 달고 편집한거지 손자가 직접 쓴게 맞거나 암튼 조조 훨씬 이전시대에 쓰여진게 맞음

[행인A씨]

그니까 그걸 다시 정리한거라 원전에 있던 내용이 없어진것도 많고 반대로 추가 주석달린것도 많다는 말임

어디까지나 고서는 지금 전해지는게 원본과 동일하다고 할수 없다는 뜻으로 적은거

[Bsmrk]

꾸란은 무함마드가 직접..

[루리웹-4005627610]

그것도 무함마드가 쓴거 아님
것보다 공식적으로 무함마드는 문맹일껄?

[THEHYPE]

근데 역성혁명에 대한 이야기는 제선왕 앞에서 한 얘기 아니었음?
군주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설명한거 보면 보통 깡은 아닌것도 맞는거 같은데ㄷㄷㄷ

[Bsmrk]

그거 제선왕 입장에서 그리 기분나쁜 얘기가 아니라던데

[연방의하얀빅가슴]

연나라의 침공에 대한 사상적 명분을 제공한거라서

[Kaldwin]

근데 맹자 화법이 어지간히 사람 피곤하게 하는 타입이긴 함 ㅋㅋㅋ
왕이 후원에서 "선생께서도 연못 좋아하십니까?" 한마디 물었다가 사치를 멀리하라는 온갖 훈수를 다 듣더라 ㅋㅋㅋ

[오그레이트]

맹자는 맹자 본인이 직접 저술하고 제자들이 가필을 한 것으로 연구되고 있을걸...?

[보드카🍸]

사기에는 맹자 본인이 저술 남겼다는 말이 나오긴 하는데 제자들이 정리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편집 첨삭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서.
주자어류처럼 누가 기록했다 언제 말했다 이래도 무의식중에 첨삭이 들어가는데 뭐.

[오그레이트]

언급한 사상가들처럼 실제로 저술작업을 안하고 말한 걸 받아적은 정도는 아니라는거지.

[ideality]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정치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다르지 않다.

[루리웹-9538926182]

왕한테 꽤나 개기는 편인데… 특히 제선왕한테. 몽둥이와 칼 비유, 사해가 다스려지지 않으면 누구 탓?, 걸주역성혁명 등… 보다보면 이 양반 참 깡따구 있네 싶을 정도로. 뭐 실제로 정말 그 말을 왕 앞에서 했는지는 모른다지만 아마 왕 앞에서 하긴 했을거임. 사람 봐가면서 하긴 했겠지 맹자는 제선왕이 왕도정치를 충분히 해낼만한 그릇이라고 봤기때문에 그런 쎈 말을 했다는 거

[루리웹-4005627610]

양혜왕편은 특히 읽어보면 좋더라

[LVCIVS BRVTVS]

제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선생님의 모습이지 실제 모습 100%는 아니라는 거<< 이거 진짜 공감
고전의 해설을 듣다보면 우리의 성현은 묵묵하지만 이정도로 예리함을 가지고 있었구나 하는 감정도 느껴지지만
그래도? 사상가라면 이정도의 쫀심은 있어야해 같은 느낌도 같이 들곤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