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악몽의 목을 베어낸다면 당장에 속이 시원해질 수는 있겠지."
"그 순간을 위해 지금까지 이런 짓거리를 하면서도 이를 악물고 참았던 거라고…"
"하지만 당장 이 아픔을 도려낸다 해도, 그걸로 끝날 수 있을까."
"이 선택마저 외면하면 언젠가 다시 내게… 다른 형태로 되돌아오지는 않을까."
"복수의 꿈만 제대로 이룰 수 있다면 전부 끝날 거로 생각했다."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내게 있으니… 정말 나를 위한다는 이유로…"
"그토록 소중한 널 앗아간 이곳을 부수는 것도 합당하다고."
"누가 이해해주지 않더라도… 적어도 나는 날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깊숙이 더 짙은 어둠 속으로. 운명은 내 가슴을 가혹하게 만들었네."
"고작 한 번 밟아봤을 뿐인 낙원을 그리 잔인하게 뺏어가야 했나."
"내 시간도 그날 멈춰버렸다. 바라볼 수 있는 건 이제 뒤에 남은 어둠뿐인 삶."
"하지만 내가 모든 걸 용서한다면…"
"내 과거를 지금에서라도 씻는다면 내가 서 있을 자리는 완전히 없어질 것만 같아서."
"그리고 내 소중했던 그때도 전부 잊고 놓아버리는 것만 같아서."
"그래서 두려워, 안젤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