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 하면 떠오르는 부모님의 먹방 씬.
그 음식 중에서도 아버지가 먹는 저 하얀 덩어리가 무슨 음식인지는 예전부터 여러 사람들이 궁금해 했고
여러 사람들이 저 음식의 모티브는 이것이다 하고 여러 가설을 내놓음.(바완 등)
그런데 2020년 9월 19일.
당시 센과 치히로 제작에 참여했었고 그 장면의 원화를 담당했다는
요네바야시 히로마사(米林宏昌)가 트위터로 그 음식에 관해 썰을 풀음.
"아버지가 먹은 말랑말랑한 음식은 실러캔스의 위장이라고 콘티에 적혀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궁금해 한 의문에 답이 나왔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콘티 전집에 안 적혀있는데요? 당시 실제로 사용한 콘티에만 적혀있었나요?"
라며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등장.
"어? 안 적혀있어요? 그럼 레이아웃에 적혀있던 건가? 당시 센과 치히로에선 신인에겐 미야자키 감독이 레이아웃을 그려줬거든요."
라는 요네바야시의 대답.
그런데 그 장면 레이아웃에는
[안에는 육즙 가득한 내용물이 가득 들어있다. 겉은 부드럽고 마치 끈적끈적한 새끼양의 위장 같다] 라고 적혀있음.
'새끼양의 위장이다'가 아니고 '끈적한 새끼양의 위장 같아 보인다' 라고 적혀있긴 한데
적어도 이 레이아웃 사진에서 실러캔스 언급은 보이지 않음.
당시에도 결국 한참 얘기 뜨거워지고서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이야... 확실한 증거가 없고 내 기억일 뿐입니다~
실러캔스의 위장이라는 설도..? 정도로만 생각해주시는 게 로망이 있어서 좋겠죠?
역시 그건 유부주머니가 아닌 뭔지 모르겠는 이상한 것이라는 게 더 좋겠죠^ ^"
라고 트윗함.
결국 실러캔스의 위장 설은 증거가 없는 그냥 개인 주장 정도로 봐야 하는 걸로 결론나고 흐지부지 되었다.
그리고 윗 트윗과는 별개로
2016년 7월경에 올라온 트윗으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고 생각난건데
엄~청 옛날에 아버지가 먹고 있는 음식이랑 부모님이 돼지가 되었다는 게 이해아 가질 않아서
지브리에 편지를 보내봤더니 잊고 지낼 무렵에 답변이 왔었다.
지금도 이 편지는 액자에 장식해서 보관하고 있다."
라는 트윗이 있었다.
트윗 당사자가 공개한 편지.
편지 잘 읽었습니다. 질문에 답변해드리겠습니다. 로 시작되는 이 편지에는
(1) 아버지가 먹은 신비한 음식
(2) 돼지가 된 치히로의 아버지
항목으로 스튜디오 지브리 측의 해설이 적혀 있는데
그 음식은 딱히 정해진 모티브 음식이 없고, 현실에는 없는 이세계의 음식이다.
라고 설명되고 있다.
(이하 편지 전문)
편지를 잘 읽어보았습니다.
질문에 답변해드리겠습니다.
(1) 치히로의 아버지가 먹은 신비한 음식
딱히 이거다 라고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이세계의 신비한, 심지어 [무척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라고 밖에는 말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닭고기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만, 어머니가 "뼈까지 부드러워" 라고 말하고 있는 걸 보면( 닭은 아닙니다.) 닭이었다면 통채로 먹을 수는 없지요.
유바바가 '신들의 음식'이라고 하는 걸 보면 신들과 그들을 대접하는 이 세계의 주민들밖에 모르는 생물의 요리일 겁니다.
허나, 치히로가 '이 마을은 이상하다'고 깨달았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미 돼지가 되어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건 너무나도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손님에게 내어드릴 음식'이 아닌, '길을 잃은 사람을 기다리는 함정' 이라고 생각해도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2) 돼지가 된 치히로의 아버지
간단히 말하면, 아버지는 요리를 먹자마자 바로 돼지가 된 게 아니고, 조금씩 돼지가 되어간 것입니다.
그것은 치히로가 유바바에게 이름을 붙여지고, 점점 원래 이름을 잊어가게 되어, 하쿠에게 불리기 전까지 기억해낼 수 없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이세계를 그리는 이야기임과 동시에 우리들이 살고 있는 현실의 세계를 그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테마는 미소녀도 아니고, 평범하지 않은 마음의 소유자도 아닌, 비틀거리는 팔다리와 얼빵한 표정을 보이는,
그야말로 등신대로 재현한 현대의 아이가 위기에 직면하면서도 살아갈 힘을 습득한다는 것입니다.
미야자키 감독에 의하면, 이 영화에는 치히로와 같은 연령의 모든 여자아이들이
「빼도박도 못하는 관계 속에서 위기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도 미처 몰랐던 적응력이나 인내력이 솟아나고 과감한 결단력과 행동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생명을 자신이 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치히로와는 대조적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는 신인지도 마물인지도 모를 주민들의 함정에 빠져 버립니다.
치히로에게 있어서는, 미야자키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열 살의 소녀가 세상 속에 휘말려져서, 수행하고, 우정과 헌신을 배우고, 지혜를 발휘하여 생환하는 이야기」이며,
그녀는 「침식되고, 잡아먹히는」게 아닌, 「살아갈 힘을 습득하는」것입니다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 반대로, 「침식되고, 잡아먹히는」측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한 번 돼지가 되어버린 사람들은, 다시는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몸도 마음도 점점 돼지가 되어 갑니다.
그것은 딱히 판타지 세계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미야자키 감독에 의하면, 버블 시대에는 정말로 돼지 그 자체가 된 사람도 있어서, 그런 이들이 지금도 자신이 돼지가 된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서 불경기다, 먹이가 부족하다 같은 소리를 계속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얘기라는 겁니다.
치히로는 그럼에도, 최후에 유바바의 시련에 도전하여 "이 돼지들 중에는 부모님은 없다"고 정답을 맞춥니다. 대체 어찌 된 걸까요.
치히로가 무언가 특별한 능력을 얻었으니까 부모와 돼지를 구별할 수 있던 게 아닙니다.
열 살짜리 소녀가 수많은 위기를 뚫고 나와 「살아갈 힘」을 습득했다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그게 가능해 질 것이다. 라는 게 미야자키 감독의 대답입니다.
모쪼록 이 이야기가 어렵지 않았기를.
이후로도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을 잘 부탁드립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스크롤 쭉 내린 유게이를 위한 한 줄 결론
그 음식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환상 속 음식이니 모티브 찾기는 포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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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는 위꼴 애니 만들면 대박날것같은데 막상 안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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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실러캔스 위장이란게 엄청 생뚱맞은데 또 이상하게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지는게 신기하네 루머란 걸 듣고 나서 들어도 뭔가 생뚱맞다 생각들면서도 진짜 그럴지도 몰라란 생각 든다 초반부 분위기가 되게 기묘해선가 정상적인 음식보단 실러캔스 위장같은 생뚱맞은게 더 어울리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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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러캔스라고 기억한게 맞은걸줄 알앗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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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러켄스 위장은 어떻게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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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지식이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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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돼지가 되는 꿈같은 맛일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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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는 위꼴 애니 만들면 대박날것같은데 막상 안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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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그 자체가 위꼴애니 아닐까? | 22.12.09 23:4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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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소피가 요리하는 씬이 진국이었지 그냥 베이컨과 계란프라이일 뿐인데 고기 냄새와 기름 냄새가 진동을 하는 작화랑 사운드가 아주 ㅋㅋㅋ | 22.12.09 23:4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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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러켄스 위장은 어떻게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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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을향하여
| 22.12.09 23:3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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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을향하여
고마워요 지식이 늘었어요 | 22.12.09 23:4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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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정보의 바다 인터넷...! 뭐든지 다 알고있군 | 22.12.09 23:5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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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같은 경우에는 내장이랑 간 같은것도 다 먹음. | 22.12.10 00:0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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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란젓이나 갈치속젓도 있는걸. | 22.12.10 05:3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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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러캔스라고 기억한게 맞은걸줄 알앗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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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실러캔스 위장이란게 엄청 생뚱맞은데 또 이상하게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지는게 신기하네 루머란 걸 듣고 나서 들어도 뭔가 생뚱맞다 생각들면서도 진짜 그럴지도 몰라란 생각 든다 초반부 분위기가 되게 기묘해선가 정상적인 음식보단 실러캔스 위장같은 생뚱맞은게 더 어울리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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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실러캔스는 정말 맛이 없다던데 | 22.12.09 23:5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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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만두?비슷한 대만음식이라는 설도 나돌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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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게 재현한게 있긴 함. 댓글 아래쪽에 있음 | 22.12.10 00:1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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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게 만들어본것.. | 22.12.10 00:0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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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노린거 맞음. 애초에 치히로도 부모한테 돈 안내고 먹으면 안된다고 하는데 부모가 식욕에 눈 뒤집혀 주인 없으니 일단 먹고 나중에 값 치르면 된다고 하면서 게걸스럽게 먹잖음. 애는 불안해서 좌우 살피면서 부모 말리며 껄끄러워하고. 현대인의 욕심이나 무례함을 상징하는 장면일거임. | 22.12.10 00:2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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