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카페~ 내가 왔다구~"
"골드쉽씨, 여기까지 어떻게... 오랜만이에요 무슨 일로 오셨어요?"
"아앙?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카페에 뭐 하러 왔겠어? 당연히 커피 사러 왔지."
"...당신이 커피를요?"
"앗! 뭐야 그 절대 못 믿겠다는 얼굴은! 나도 커피 마실 줄 안다고!"
노을이 뉘엿뉘엿 져가는 저녁시간. 트레센 대표 문제아 골드쉽이 카페를 만나러 갑작스레 들이닥친 것이다.
"오랜만에 마실도 나올 겸~ 학교도 들릴 겸 해서 왔는데, 카페 개점이라니~ 너 말이야, 이렇게 재밌는 일을 벌였으면 나한테 한마디 정도는 해줄 수 있잖냐!"
"이럴까 봐 당신한테 말을 안 한 건데 말이죠.. 그 불룩 나온 배를 이끌고 여기까지 오다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니까요."
"뭔 소리야! 이런 재밌는 일이 있었는데도 오빠도 그렇고 맥퀸도 그렇고 아무도 내게 알려주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더 나한테는 사고라고!"
맥퀸씨와 골드쉽의 남편분이 얼마나 이 사실을 숨기려고 노력했는데.. 그 노력이 이렇게 한번에 물거품이 되어버렸군요.
"하여튼! 이렇게 왔는데 커피라도 한잔 마실까 하는데, 여기의 인기 메뉴는 뭐야?"
"가장 많이 나가는 건 에스프레소랑 카페라떼 이긴 한데.. 저희는 디카페인 음료는 안 팔아서 골드쉽씨가 드실만한 음료는 없어요."
"아아앙~? 뭐야 그게! 괜찮으니까 한잔만 팔아줘!"
"안.돼.요! 카페인은 해롭다구요. 대신 나중에 다시 오시면 그때는 뭐든지 해드릴게요."
"뭐야 그게.. 맥빠지게.. 그럼 에스프레소 한 잔이랑 얼음물 한 컵 포장해 줘."
"트레이너 씨 갖다 드리려고요? 얼음물은 금방 드릴게요, 너무 그렇게 속상해하지 마시고요."
입바람을 불며 앞머리를 붕붕띄우는 골드쉽과 그런 그를 달래는 카페. 서로 일면식이 많지는 않았지만 같은 학교의 학생으로써, 트레이너와 이어진 우마무스메로써 그들은 서로 말이 통하는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런 소소한 잡담을 하는 사이, 에스프레소는 완성되고 그녀의 앞에 나온다.
"여기 있어요 골드쉽씨. 아, 트레센 학원의 관계자라면 돈은 안 받으니까 그냥 가셔도 돼요."
"오 정말로? 땡큐! 감사히 받을게!"
"네. 아, 남편분께는 안부인사 전해주세요."
"당연하지!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기 카페, 혹시 아메리카노라고 알아?"
"예? 알기야 하죠. 완성된 에스프레소에 굳이 물을 타서 밍밍하게 먹..는.."
"최근 집에만 있다보니 TV만 보고 있단 말이지? 그러다 보니까 Umaflix를 자주 보게 된다?
"골.. 골드쉽씨.. 아니죠..?"
그녀의 손에는 어느새 이미 반쯤 마신 얼음컵이 들려있었다.
"아무래도 요즘 유행하는 게 한국 드라마란 말이지~ 근데 거기서는 유독 다른 메뉴 다 제쳐두고 아메리카노라고 하는 커피만 마시더라구? 그래서 맛이 너무 궁금한 거야!"
"골드쉽씨? 골드쉽씨?"
카페는 이미 반쯤 울먹거리고 있었다. 언제나 정성을 다해 커피를 만드는 그녀였다.
직접 원두를 그라인더에 갈아 곱게 만들고, 이후 머신을 켜 미리 포타필터를 예열한다.
그리고 나서 필터를 한번 빼내 안쪽의 물기까지 닦아주는데, 내부에 물기가 남아있으면 채널링이 일어나 과추출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추출하기 직전에는 탬핑을 해준다. 이 작업을 하면 추출이 더 원활하게 되며, 가루가 더 고와지게 된다.
필터홀더에 파우더를 넣고, 솟아오른 부분은 긁어서 깨끗히 정리한 뒤 탬퍼로 몇번 눌러준 뒤 추출한다.
그렇게 나온 에스프레소 표면에 크레마가 떠오르며 양질의 타이거 스킨이 보이면 이상적인 에스프레소가 만들어 진다.
그리고 그 눈물겨운 노력 끝에 만들어진 에스프레소가, 포장 용기의 뚜껑이 열린 채 세상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건 아니에요 골드쉽씨, 하다못해 아메리카노를 만들때는 뜨거운 물로, 뜨거운물로 하는거란 말이에요! 얼음물에다가 바로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해선 안된다구요! 아직 그 강을 건너지 않았으니 어서..!"
"카페."
골드쉽은 그런 그녀의 절규에 진지한 얼굴과 목소리로 화답했다.
그 분위기에 카페의 얼굴은 조금 밝아졌다
"그래요 골드쉽씨! 하다못해 제가 지금 뜨거운 물을 드릴테니.."
"나중에 출입금지 시키기 없기다★"
"골드쉽씨!!!!!!"
그렇게 세상에는 또 하나의 아메리카노가 탄생했다.
...누군가의 절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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