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2014년 전국 사업체 조사 발표 결과를 보면, 한국의 기독교 단체(교회 및 선교 단체, 기도원 등 기독교 유관 기관) 수는 5만 5,767개다.
같은 기간 조사한 주요 업종 중 편의점과 김밥 등 분식 전문점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기산데 2014년 자료로 썼으니 교회 등이 더 어려워진 2020년 현재는 좀 바뀌었을 수 있음. 폐업하는 교회도 많으니까.
개신교회에서 목회자의 도덕성 문제가 하루이틀은 아닌데, 여지껏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많음.
근데 이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국내에서 요인을 정리해보면 세 가지 정도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음.
1. 개신교계의 목사 교육과정상 문제: 일단 목사가 너무 많이, 너무 쉽게 배출됨.
1970-80년대 이후 신학교들이 신학생 정원을 엄청 늘렸음. 이유는 그때 교회가 잘 됐거든. 신도시에 세우면 교회가 금방금방 커지던 시절.
그 전까지(그 당시에도 그랬지만) 목사 배출하는 신학교는 막말로 예비고사 떨어지면 가는 데 였고. 수준이 그렇게 높지도 않았음.
게다가 지금은 목사들을 배출하는 커트라인이 대학원 까지의 교육 과정을 밟은 자로 정의가 되는데...이건 인가된 신학교의 경우고.
문제는 우후죽순 등장한 '비인가 신학교'들이 실질 목사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함.
이들 '비정규 교육과정'을 밟은 목사들의 경우 실질 학교를 다닌 게 6개월~1년이 안되는 경우가 상당수고.
자질에 대한 평가도 '믿음만 좋으면...'으로 때우는 경향이 많았음.
시간을 달리는 모 목사님의 대학원생활.jpg
말도 안 되는 대학원 이수 상황도 이와 관련없지 않음.
즉 검증 안 된 사람들이 목사 자리에 오르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는 것.
이는 천주교 측의 교육과정이 굉장히 엄격한 것과 한 해 배출되는 신부와 목사의 숫자 자체가 엄청나게 차이나는 것 등과 비교해 보면 좀더 명확해질 것.
2. 그렇게 목사 되신 분들이 이미 곳곳에 있음. 쉽게 뜯어고치기 어려움.
1번 상황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깐. 또 실제로 이렇게 목사가 된 사람들 중에서도 잘 하고 잘 가르치고 교회 경영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음.
심지어 주요 교단에서도 학력 파고들어 보면 애매모호한 경우가 꽤 있다고 하고.
더 큰 문제는 보통 목사들이 교회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지만, 새 교회를 세우는(소위 '개척교회') 경우도 많음.
이 경우 사실상 자영업인데, 이미 한 번 세운 교회를 정규 교육과정 안 밟은 사람들이라고 폐쇄시키기가 현행 교계의 상황상 굉장히 어려움.
그러다 보니 그런 목사들을 다 내쳐서 질적 양성을 꾀하자는 주장이 쉽게 힘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 됨.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깐.
이 상황에 대해서 뉴스앤조이에선 재밌게 썼던데,
우리나라 목사들은 가방끈이 짧거나 양심의 끈이 짧거나 법리의 끈이 짧은 셋 중의 하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고.
**물론 훌륭한 목사님들은 목사 안수 대충 받은 다음에라도 자기 상황에 문제가 있는 걸 깨닫고
다시 공부해서 정규 학위 받으시는 분들도 있음. 안 그런 경우도 많다는 게 문제지만...
3. 교회 자체 내지는 교회 내부에서 목사님 학력에 대한 의문을 갖는 문화가 잘 없음.
우리 목사님 가방끈 짧아요~ 라고 쉽게 의문 갖거나 얘기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니란 점.
이건 우리나라 교회 문화의 고질적인 상황인데, 목사가 사실상 교회의 설립부터 운영에 거의 모든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은 것과도 연관이 있음.
이게 교회 규모가 커져도 교회 헌법 이런 문제와 달리 목사가 갖고 있는 권력이 상당히 큼. 이 교회 내가 세웠는데~ 라는 것.
그리고 교회 다니는 사람들도...마음에 안 들어도 따져서 고치기보단 '그냥 다른 교회 가지' 라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
워낙 교회가 많으니깐.
뭐 여기까지 써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이외에...
교단에서 신학교 하나 없으면 목사 배출 못해서 교단 망한다 소리 나오는 것도 원인이기는 함. 문제는 그 '교단들'의 숫자가 몇백개나 된다는 게 문제고...
여튼 좀 총체적인 상황인데.
이거 한국 교회 사람들도 모르는 상황 아님. 다만 10년 넘게 얘기해도 쉽게 뜯어고쳐지지는 않았고, 앞으로도 꽤 오랜기간 지속될 문제일 듯.
일부가 전체가 되면 안되는데. 그 일부가 좀 많은 상황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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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할 수 있어서' 라기보다는 '원래 그러면 안 되는데...' 정도는 알면 좋다는 것... 사람 고문하던 이근안 등도 목사가 되었던 거 보면 사기꾼 정도가 아닌 사람들도 꽤 있긴 함. | 20.11.27 01:11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