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때 담임쌤 따라 친구들이랑 담임쌤이 다니던 교회의 수련회를 간 적이 있었음.
프로그램이야 뭐 일반 수련회랑 별반 다를거 없게 그냥 힘들게 오리걸음 시키고 그런거였는데
오후 프로그램 중에 회개 기도란게 있었음.
나랑 친구는 그냥 기도하는 건 줄알고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는데
갑자기 불이 다 꺼지고 목사님 쪽에서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더니
목사님이 앞에서 평소에 부모님께 불효한거 다 털어놓고 회개하라며 호소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시작함.
그러자 그 교회 오래다닌 같은 또래 애들이 막 뒤에서 진짜 서럽게 울기 시작하는거임.
"엉엉 제가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라고 말하면서 진짜 죄인처럼 우는데 진짜 존나 당황함;;
그 분위기에 적응 못한 나랑 내 일행은 나가지도 못하고 앉은 채로 고개 밑으로 깔아서 흑흑 소리만 냄.(안내면 안될거 같아서...)
이런 프로그램이 한 2개 더 있었는데 마지막 쯤가면 나랑 친구들도 그 분위기에 휩쓸려 하나님 오오 찬양하면서 노래 부름;
수련회 끝나고 집에가면서 친구들이랑 후기 얘기하는데 다들 난 이제부터 하나님 믿을꺼야! 이런식으로 말함.
물론 그 이후 2주 교회 빠지면서 원상태로 복귀됐지만 ...
하여간 이 이후로 깨달은 건 왜 사람들이 세뇌 같은 걸 당하는지 이해하게 됨.
진짜 극단적인 분위기의 집단에 놓여있으면 처음엔 아니더라도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거기에 동조하게 되더라
거기가 사이비가 아니라서 망정이지 사이비였으면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