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아사쿠사에서 개최된 피규어 전시회 Finisher Connect 7에 참가하고 왔습니다~
일본에서는 건담이나 밀리터리 계열 전시회는 비교적 자주 열리는 편이지만, 개러지킷이나 피규어를 중심으로 한 전시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코로나 시기를 전후로 일본에서도 피규어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는데요.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도쿄에서 개최되는 대형 피규어 전시회 중 하나인 Finisher Connect에 출품하고 왔습니다. 2023년부터 꾸준히 참가해왔는데, 어느덧 벌써 네 번째 참가네요.
이번에 준비한 작품은 마마마의 토모에 마미와 젠존제의 벨입니다. 장르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두 캐릭터를 하나의 전시 공간에 배치하는 것을 콘셉트로 잡고 준비해봤습니다. 최근에는 작품 하나에 시간을 많이 들여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가볍게 만들 수 있는 킷 두 개를 제작하는 대신 전시대와 디스플레이 쪽에 조금 더 힘을 줘봤습니다.
그럼 이제 전시회에서 인상 깊게 봤던 작품들을 하나씩 소개해보겠습니다.
1. 블루아카의 호시노
이펙트 파츠부터 기본 베이스까지 구성이 알찬 킷입니다. 특히 이펙트 파츠가 인상적이었는데, 일부러 표면을 거칠게 사포질한 뒤 클리어 레드만 올려 마감했다고 합니다. 완전히 투명하게 표현하기보다는 살짝 불투명한 느낌을 줘서 형태가 좀 더 또렷하게 보이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전체적으로 과하게 꾸미기보다는 담백하게 잘 완성된 작품이었습니다.
2. 원신 레일라, 미쿠, 페그오 마슈
팀으로 활동하시는 페인터분들의 작품입니다. 레일라와 미쿠를 제작하신 분들은 저와 비슷한 시기에 페인팅을 시작하셨는데, 현재는 프로로 활동하고 계셔서 그런지 전체적인 완성도가 굉장히 깔끔합니다. 특히 미쿠를 제작하신 분은 붓질이 상당히 정교해서, 가까이에서 자세히 볼수록 눈에 들어오는 포인트가 많았습니다.
3. 에반게리온 레이, 아스카
오사카에서 올라오신 페인터분의 작품으로, Finisher Connect에는 이번이 첫 참가라고 하시네요. 평소 리얼 페인팅을 중심으로 작업하시는 분이라 그런지 일반적인 캐릭터 피규어와는 또 다른 개성이 느껴졌습니다. 작품 자체도 좋았지만 디스플레이까지 세련되게 구성되어 있어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4. 페그오 세이버
역동적인 조형의 장점을 잘 살린 작품입니다.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이 들어가 있으면서도 부분부분 확실한 포인트를 줘, 시선이 머무는 곳이 많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엑스칼리버에는 형광 도료를 사용해 실제로 빛이 나는 듯한 느낌을 표현한 것도 특징입니다.
5. 페르소나, 스타레일 반디
킷 자체의 완성도도 좋지만, 무엇보다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 방식이 돋보였습니다. 직접조명과 간접조명을 적절하게 활용해 작품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어, 전체적으로 상당히 세련된 인상을 줍니다. 피규어뿐만 아니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까지 고민한 것이 느껴지는 전시였습니다.
6. 다이나제논 유메
최근 프리랜서 페인터로 활동을 시작하신 분의 작품입니다. 정교하면서도 부드러운 색채 표현이 특징으로,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바다 베이스가 재미있었는데요. 보통 물 표현은 투명 레진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회화적인 방식으로 바다를 표현해 피규어라기보다 하나의 장식품이나 그림 같은 인상을 줍니다.
7. 홀로라이브 루이
꾸준히 홀로라이브 캐릭터들을 제작해오신 분인데, 이번에는 초대형 작품인 루이를 들고 나오셨습니다. 역시 대형 작품답게 멀리서부터 시선을 잡아끄는 존재감이 상당했습니다. 디테일도 디테일이지만, 작품의 크기 자체에서 오는 압도감이 인상적이었던 작품입니다.
8. 스타레일 아글라리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웜톤에서 쿨톤으로 변화하는 금색 표현과 액자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특징적인 작품입니다. 보통 이런 액자형 디스플레이에서는 뒤쪽에 거울을 설치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작품은 배경을 검게 처리해 시선이 캐릭터에 더욱 집중되도록 구성한 것 같았습니다. 색감과 전시 방식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습니다.
9. 원신 닐루
킷 자체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디스플레이 각도가 상당히 도전적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명확하게 정하고 그에 맞춰 전시 각도를 잡은 덕분에, 제작자가 작품에서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은지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10. ???
캐릭터는 잘 모르지만, 흑백톤을 중심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펄과 메탈릭 컬러, 유광과 무광 등 서로 다른 질감을 활용해 단색에 가까운 구성 속에서도 깊이감을 만들어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강렬하게 시선을 끄는 작품이었고, 눈에만 색을 넣은 표현을 보면 젠존제 돌파 일러스트 같은 분위기도 느껴집니다.
11. ???
붓을 활용한 표현이 많이 들어가 있으며, 일반적인 피규어 도색이라기보다는 마치 일러스트나 그림을 그대로 입체화한 듯한 느낌이 특징입니다. 표면에 남아 있는 붓의 터치가 작품의 개성을 더욱 잘 살려주고 있었습니다.
12. 미쿠
화려하게 기교를 강조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담백하고 깔끔하게 완성된 미쿠입니다. 전체적인 색 구성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강한 유광으로 표현된 스타킹 부분에 가장 먼저 시선이 갔습니다. 재질 표현 하나만으로도 작품에서 확실한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3. 아오자이상
화려한 작품은 아니지만, 노을빛을 연상시키는 은은한 그라데이션이 잘 들어간 작품입니다. 멀리서 봤을 때보다 가까이에서 자세히 볼수록 색의 변화와 디테일이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었습니다. 은은하게 오래 바라보게 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14. 명일방주 청독이
원형 자체가 캐릭터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조형이라, 그 분위기에 맞춰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그라데이션이 잘 들어가 있습니다. 배경은 검게 처리해 다른 요소에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작품 자체에 집중하기 좋은 구성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조형과 도색, 디스플레이가 서로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습니다.
번외 - 토모에 마미
이번에 제가 제작한 마미는 비교적 최근에 나온 따끈따끈한 킷이라 그런지, 저 말고도 같은 킷을 제작해 오신 분이 두 분 더 계셨습니다. 같은 킷임에도 제작자에 따라 베이스 구성부터 머스킷총의 배치, 전체적인 색감까지 전부 달랐습니다. 심지어 팬티 색까지도...
이렇게 같은 조형이라도 제작자의 취향과 해석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이 된다는 점이야말로 개러지킷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세 작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해보니, '이런 게 전시회의 묘미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마미가 가장 마음에 드시려나요?
오늘 소개한 작품 외에도 전시회에는 아마추어부터 프로 지망생, 현업 프로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스케일 피규어는 아무래도 상품으로서 생산성과 대중성을 고려해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완성품에 개별 페인터의 해석이 들어갈 여지는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반면 이런 전시회에 출품되는 개러지킷 작품들은 모두 제작자가 자신의 생각과 취향을 담아 완성합니다.
덕분에 같은 킷, 같은 캐릭터라 하더라도 제작자마다 해석이 전혀 다르고, 그 차이가 색감이나 명암, 질감 표현 등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전시 방식 역시 사람마다 상당히 다릅니다. 피규어 하나의 완성도에 최대한 집중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조명이나 베이스, 배경까지 포함해 하나의 공간 전체를 작품처럼 구성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해석과 표현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피규어 전시회의 가장 큰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다음 아사쿠사 피규어 전시회는 Carat's 6라고 하는데요.
일본 여행 중 일정이 맞는다면, 이런 피규어 전시회에도 한 번쯤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ㅎㅎ


















(IP보기클릭)182.220.***.***
(IP보기클릭)153.240.***.***
모바일에서 보니 저도 링크 다 깨져있네요... 덕분에 수정했습니다! | 26.10.24 23:36 | |
(IP보기클릭)182.220.***.***
한두줄 의견 적으신걸 보면서 납득이 가니 읽는데 참 좋네요 이것은 좋은 글입니다. | 26.10.25 00:59 | |
(IP보기클릭)220.123.***.***
(IP보기클릭)39.7.***.***
(IP보기클릭)175.196.***.***
닐루에게서 보고 싶은 게 노팬티? 보여주고 싶다보다 증명하고 싶다는 기분이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