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Thong Lo)는
방콕 중심도로라고 할 수 있는
스쿰빗로(路) 동 측에 있는 지역의 이름이었다.
일본인들이 많이 살아
방콕의 리틀도쿄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지역은
작고 아담한 카페와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퓨전 레스토랑이 많아,
관광객들은 물론
방콕 시민들도 즐겨 찾는 관광 명소 중 하나였다.
한편,
최근 통로 지역에는
다른 이유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바로
외국어 학습이었다.
통로가
외국어 학습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었다.
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통로에는
예전부터
일본어를 가르치는 교습소가 있었다.
그러다
중국어가 부상하고,
한국어 등
기타 외국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본어 교습소는
외국어 학원의 형태로 진화했고,
통로역 인근에 있는
방콕 대학교 학생들이 유입되면서,
그 규모가 확대되어 가고 있었다.
타운 외국어 학원(Town Foreign Language Institute)도
최근
방콕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외국어 학원이었다.
사실
타운 외국어 학원이
처음부터
지금의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니었다.
일본어 교습소로 시작한
통로 인근의 다른 학원들과는 달리
타운 외국어 학원은
영어가 주력 과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타운 외국어 학원이
통로에서 유명 학원으로 부상하게 된 것은
재미있게도
한국어 클래스를 개설하면서부터였다.
전통적으로
한국어는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에서
그리 인기 있는 언어는 아니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ODA를 쏟아부으며
태국을 경제적으로 잠식한 일본,
그리고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경제성장이 진행 중인 중국에 비해
한국은
극동아시아 국가 중에서
그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기껏해야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가이드 정도가
한국어를 배우려고 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괄시받던 한국어가
갑자기
태국에서 인기 외국어로 부상하게 된 것은
‘90일 비자 협정’ 때문이었다.
한국과 태국이
양국을 상호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90일간 비자를 면제하는 협정을 맺은 시기는
1981년이었다.
협정을 맺을 당시만 해도
90일간 비자 면제는
태국 국민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었다.
81년의 한국은 태국만큼,
어떤 부분에서는
태국보다 더 가난한 나라였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가 성장하고,
양국 간의 교류가 확대되면서
90일 비자 면제가
조금씩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비자 면제가
상당한 경제 유발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거기에
최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POP의 인기도
한국어의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일종의 유행처럼 번져 갔다.
타운 외국어 학원은
통로에서
가장 먼저 한국어 강습을 개설했고,
한국문화원, 방콕 대학교와 협약을 맺어
지정 한국어 강습 학원으로 인정을 받았다.
방콕 대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방콕의 젊은이들이 모여들면서
현재는
통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외국어 학원 중 하나로 부상했다.
물론
다양한 영어 클래스도
타운 외국어 학원의 인기 요소 중 하나였다.
바로
그 타운 외국어 학원 앞에
사쿠라바 잇토키가 서 있었다.
잇토키는
학원 건물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건물을 보면서
여기가
목소리 시원한 그 남자가 찾아오라고 한
그곳이 맞는지
의심하고 있었다.
학원으로 찾아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잇토키는
그저 위장용으로
학원 명칭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보상들은
그런 경우가 많았으니까.
그런데
정말로 학원이었다.
그냥 학원도 아니고,
서울 종로2가에 있는 대형 외국어 학원들처럼
건물 하나를 사용하는
초대형 학원이었다.
외국어 교재를 든
젊은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학원을 드나들고 있었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건물 앞으로 오가고 있었다.
잇토키는
잠시
학원 건물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발을 옮겨
학원으로 들어갔다.
지도상의 그 위치였다.
상호도 같았다.
시원한 목소리를 가진 그 남자가 알려 준
그곳임은 분명하였다.
안으로 들어가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분주하긴
건물 안이 더 했다.
수강 신청 기간인지
수많은 수강생이 여기저기서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도와드릴까요?”
입구로 들어선
잇토키에게
누군가가 다가와 인사했다.
잇토키는
그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May I Help You?’라고 쓰여 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녀를 본 잇토키는
다시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외국어 학원의 안내 직원으로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피터 팀장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잇토키가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잇토키를 사무실로 안내했다.
사무실도
외국어 학원의 사무실처럼 보였다.
스무 명가량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잇토키를 안내한 여직원은
그들 중
한 명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전했고,
귓속말을 들은 직원은
몸을 일으키더니
잇토키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하러 오셨군요.
그런데 어쩌죠?
지금
피터 팀장님은 수업 중이신데.
괜찮으시다면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직원의 말을 들은
잇토키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인터뷰? 수업 중?
그리고
한 단어를 도출해 냈다.
함정.
잇토키는
함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쪽으로 오시죠.
응접실로 모시겠습니다.”
직원이 말했다.
잇토키는
직원의 안내를 받아 응접실로 향했다.
안내받은 응접실에는
푹신한 소파와
에스프레소 머신이 놓여 있었고,
벽에는
학원의 역사와
얼마나 많은 학생이
이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는지 등이 태국어와 영어로 적혀 있었다.
전형적인
외국어 학원의 응접실처럼 보였다.
의심할 요소가 없었다.
의심할 요소가 없는 것은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잇토키를 응접실로 안내한
직원은
잇토키가 입고 있는 교복을 보고는
잇토키를
단기 신입 아르바이트생 면접을 보러 온
방콕에 있는
어느 사립학교의 학생으로 알고 있었고,
그 눈은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더 의심스러웠고
함정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잇토키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기다려 보기로 마음을 정했다.
함정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았고,
설사 함정이라 해도
상관없었다.
몸을 빼낼 자신이 있었다.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53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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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211.209.***.***
(IP보기클릭)203.210.***.***
네. 태국 방콕에 실제로 있는 지역입니다. 말 그대로 태국의 홍대라고나 할까요? | 23.05.24 21:19 | |
(IP보기클릭)220.123.***.***
(IP보기클릭)203.210.***.***
지금 저 에피소드에 쓴 곳은 실제 태국 방콕에서도 우리나라 홍대 급의 위치를 차지하는 핫플레이스입니다. 진짜 저 곳에 있는 음식점 중에는 미슐랭 별 3을 받은 곳도 있을 정도로 태국에서는 진짜 최고의 관광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니까 말입니다. | 23.05.28 21:4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