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애스트럴 체인이 나온지 20여일이 지났습니다.
스위치로 나왔다는게 사뭇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시각 효과와 영상미를 뽐내며, 플래티넘 게임즈가 만든 새로운 닌텐도 독점작의 시작을 알린 좋은 작품이죠.
'애스트럴 체인', 리뷰 시작 합니다.
액션 게임을 표방한 만큼 가장 중요한 메카닉인 액션 요소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액션
애스트럴 체인은 가까이서 보면 '베요네타', '메탈기어 라이징 벤젠스', 멀리보면 '데빌 메이 크라이'로 까지 올라가는, 이른바 스타일리시 액션의 계보를 잇는 게임 입니다.
기존의 어렵다는 액션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공통적인 문제는 게임에서 표방하는 것처럼 화려하게 싸워 적을 물리치기 위해선 입문이 어렵다는 것 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시동기를 걸고, 파생기를 넣은 후, 연계를 하고 다음 공격을 넣은 후 캔슬, 그 다음 기술 발동.
이런식의 콤보를 넣어 싸우는 게임들이 많았고, 또한 이러한 기술을 쓰기에 초심자들이 버거워할 만한 발동 커맨드들이 많은 경우가 첫번째 진입 장벽 이었고
두번째로는 그 게임 내의 시스템이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하는등의 문제가 진입 장벽이 되는 경우가 있기도 했습니다.
플래티넘 게임즈는 이렇게 사뭇 복잡해지기 쉬운 액션 게임의 작동 구조를 최대한 지양 하면서도 비주얼과 시스템적으로
초심자들도 쉽게 재미를 붙일수 있게 진입장벽을 낮추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물론 콤보의 개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을 쓰지 않고선 진행이 너무 힘든 것과, 굳이 안해도 멋진 액션을 보여주며 적을 쓸어버리는건 차원이 다른 얘기죠.
이번 '애스트럴 체인'은 초심자들에게 입문하기 쉽게 설계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쉬운 게임도 아닙니다. 좀 더 어려운 난이도의 게임을 하기 위한 매니아들을 위한 준비도 안배 해놓았습니다.
제가 애스트럴 체인을 칭찬하고 싶은 것 중에 한가지는 '입문은 쉬워도, 마스터를 하기엔 도전정신이 필요한'
이런 절묘한 난이도 선택지와 매우 어려운 엔드 컨텐츠를 유저에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스트럴 체인은 공격과 스킬 커맨드는 매우 간단하게 간소화 시키면서도, 이에 수반될 법한 공격 방식의 단조로움을 극복하는 핵심 방법으로 '레기온' 시스템을 도입 하였는데요.
이를 통해 '어떠한 콤보를 입력해서 공격을 할까'가 주가 아닌 '어떤 상황에서 어느 것을 사용하고 행동해야 하는가'를 중점으로 채택하면서도
플래티넘 게임즈 특유의 멋진 동작 애니메이션과 연출로 액션 게임이 가진 고유의 맛을 살리고 있습니다.
자료 1) 중력자탄으로 키메라 떼거리들을 몰아넣고 암-레기온으로 백열장 때려박는 액션 쾌감은 그만이죠.
전투 중 발생하는 이펙트나 타격음, 그리고 컨트롤러의 진동 모두 훌륭합니다.
또한 각 '레기온'마다 주어진 특징이 한 놈 빼고 소드 레기온... 뒤지기 싫으면 나가 있어.. 매우 뚜렷하게 구분 되어 있으며
어떤 레기온을 장착한 상태에서 어떤 무기를 쓰느냐에 따라 성능과 연출이 다른 공격 동작들이 나가기 때문에, 아주 간단한 입력으로도 다양한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레기온 마다 가진 다른 특성은 액션 뿐만이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영향을 주고 있지만 이는 후술 하도록 하죠.
이 게임의 핵심 요소인 '사슬', 그리고 사슬에 묶인 '레기온'.
이는 조작해야 하는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2개인 상황을 어떻게 액션 게임으로 풀어내가는지가 관건 이었는데
애스트럴 체인이 액션 게임의 기본도 훌륭 하면서도 독창성을 잡았다는 이유가 바로 이 과제를 훌륭하게 완수해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과 레기온을 서로 이어주는 사슬은 레기온을 옥죄면서도 복종하게 하는 사슬임과 동시에 적을 꼼짝 못하게 묶기도 하며
빠르게 덮쳐오는 적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등, 게임 속에서 필요한 요소로 잘 자리 잡았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자료 2) 고삐 풀린 망아지로 적의 시선을 빼앗으면서도 동시에 장거한을 불러내 때려 눕히는등의 플레이도 가능 합니다.
자료 3) 사슬로 묶고 레기온과 함께 진압봉으로 미친듯이 후두려패는 연출은 일품 입니다. 필자가 런칭 트레일러에서 보고 본 게임을 바로 사게 된 이유 이기도 해요.
자료 4) 얻고 나면 정말로 많이 쓰게 될 비스트 레기온.
자료 4,5) 대부분의 스킬들이 커맨드가 간단하여 사용하기가 쉽습니다. 튜토리얼도 친절하게 준비된 편 입니다.
이처럼 액션은 정말 훌륭 합니다.
쉽고, 강렬하죠.
2) 수사
애스트럴 체인은 인류의 마지막이자 첨단의 미래 대도시를 배경으로 외계의 적, [키메라]와 맞서 싸우며 도시의 질서를 지키는 '특수 경찰' 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전투 파트 이외의 행동은 '수사'를 통해 스토리를 이끌어 내며, 게임의 나머지 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 드리면 이 수사 파트는 '그닥', '별로' 입니다.
좀 더 자세히 풀어보자면 '뭔가 노력은 한 것 같은데 그게 좀 많이 잘 안됨' 정도로 요약 하겠습니다.
그간 많은 액션 게임 제작 경력과 쌓인 노하우를 어김없이 세간에 드러낸 플래티넘 게임즈에게 필요한 다음 과제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문제점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스트럴 체인을 높게 평가 하면서도 단점을 지적하는 분들이나, 혹은 중도하차 하시는 분들의 말을 들으면 내용이 80퍼센트 이상 일치하는 내용이 있죠.
'수사 파트가 재미 없다.'
'액션은 좋은데 수사 파트에서 도저히 못 참겠더라.'
왜 그럴까요?
액션 게임이라고, 무조건 액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타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세계관이 있고, 등장 인물들이 있으며,
액션이 아닌 부분에도 플레이 타임을 할애 시켜야 하는 것이 요즘 게임들의 추세이고 '애스트럴 체인'도 예외는 아니니까요.
첫째, 사건이 발생하여 증거를 수집하여 추적하고(수사), 원인을 찾아내어 제거하는 (액션)으로 전환되게끔 구성 되있습니다.
그런데 이 증거를 추리 하는 방식이..
키메라가 짜장면을 훔쳐 먹었다는데 그럼 어디서 먹었을까?
중국집 <-
일식집
롯데리아
요즘 버거킹 와퍼 가격
이런식으로 단순 선택지로 골라서 맞는 답을 선택하게끔 되어 있는 매우 단순한 방법이 맥을 빠지게 합니다.
둘째, 특수 경찰 부대인 '네우론' 소속 주인공은 앞서 말했던 것 처럼 키메라를 때려잡는 것 말고도
이 도시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을 도와주기도 하는데 본 게임하고 별로 상관 없어 보이며,
굳이 없어도 될 몰입도 안되고 잡스러운 수준의 수사 서브 퀘스트가 많은 지분을 차지 합니다.
셋째, 그렇다고 이 서브 퀘스트들이 재미있거나 뭐 깊은 스토리가 숨겨져 있어 여운을 남겨주는가요? 아니요! 전혀요.
올 클리어 S+, 100% 이런거 원하는 사람 아니면 굳이 할 매력 자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지어 되도 않는 자이로센서를 이용해서 아이스크림 배달 셔틀을 하거나
쓸데없이 빡빡한 조건으로 사람 피 말리게 하는 상하차 퀘스트 같은게 대부분인데 굳이 하고 싶을까요? 저라도 대충대충 하고 넘기거나, 혹은 아예 안하겠죠.
예를 들어서, 테러범이 서울시청을 폭파시킨다는 예고를 하고, 이에 급히 헬기로 출동을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동료 경찰관이 짐 좀 옮기게 도와 달라고 말한다고 상상을 해보세요.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몰입이 잘 안되지 않나요?
애스트럴 체인의 서브퀘 내용이 대부분 다 이런식 입니다.
전작인 '니어 : 오토마타' 같은 경우로 비춰 보자면 퀘스트 진행 방식 자체는 평이했어요. 하지만 세계관에 어울리는 진지하고 깊은 뒷배경 스토리가 있다던가,
혹은 충격적인 반전이 있다던가 하는 식으로 유저에게 해볼만한 동기부여를 줬었습니다.
아쉽게도 애스트럴 체인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애스트럴 체인은 게임 중 진행을 통해 얻은 레기온들이 각 수사파트에서 분실물의 후각을 기억시켜 범인을 추적하거나, 땅을 파서 흔적을 찾는다던가 등의 액션 파트 외적으로
도 사용하게끔 한 시도는 좋았으나,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딱히 매력이 없는 것이 큰 결점 이라고 생각 됩니다. 당위성과 호소력의 부재라는 것 입니다.
아이기스 시스템을 활용한건 좋았어요.
굳이 따져보면 위쳐센스의 사이버펑크 버전이라 생각해보면 되는데, 시각적으로 방해가 될지언정 게임 세계관과 잘 들어맞고,
수사 특징상 이걸 써야 퀘스트 진행이 원활하게 되게끔 구성 되어 있거든요.
자료 6) 아이기스 기동. 특유의 시각적 구성은 세계관의 몰입에 좋으며, 나름 게임상에서도 쓸 당위성의 역할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증거 영상 재생하는 것에선 디비전의 냄새가 느껴졌다. 귀큰놈소프트가 이런거 좋아하긴 하지.
그런데 그것 말곤 상기한 단점들 때문에 별로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3) 스토리와 세계관
세계관과 소재 자체는 사이버펑크 냄새 좀 나는 SF 세계관과 외계로부터의 침공 이라는 전형적인 소재를 채택하고 있으나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시각적으로 오히려 SF로 구현된 대도시의 느낌을 잘 표현했기 때문이죠.
홀로그램으로 표현되는 신호등, 프로펠러가 없는 헬기, 드론.. 뉴욕 타임 스퀘어를 모방한듯한 거리.. 소외된 슬럼가.
이러한 구성 요소를 시각적으로 풍부하게 잘 구현했다는 점에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싶습니다.
그러나 스토리는 너무 평이하다 못해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을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클리셰로 범벅이 되어 있다는 말이죠.
사실 이런 흔한 스토리도 설득력 있는 뒷구성이 받침이 되어 있다면 다소 진부하다는 말을 들을수는 있어도 크게 나쁜 소리는 안 듣게 마련 입니다.
그런데 후속작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 그런지 (스포일러기 때문에 상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플래그 회수 안되고 끝나버리는 맥거핀도 다수 존재하고
흔한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정말이지 너무 전형적이기 때문에 딱히 큰 감흥도 없이, 진부함을 안겨주게 됩니다.
뭐는 뭐고 뭐는 뭐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꺼야. 라고 예상을 하면 거의 80 퍼센트 이상은 정말로 그렇게 진행이 되는 신박함을 자랑 합니다.
그런데, 오프닝 영상에선 대놓고 일본 애니메이션 오프닝 오마쥬한걸로 봐선 그냥 의도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애매하네요...
4) 그래픽과 최적화
제가 이 게임을 처음 받아들어 플레이 했을땐 '이게 스위치 게임 이라고?' 라고 생각이 들 정도의 그래픽에 놀랐으며
전투에서 화려한 색상의 이펙트가 난무하면서도 프레임이 대체적으로 철벽방어를 자랑하는 최적화에 또 놀랐습니다.
(나중에 레기온 스킬 막 한꺼번에 터뜨리면 가끔 프레임 드랍 생기긴 합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또 특정구간에서 프레임 드랍 있습니다. 그것말곤 정말 좋았습니다.)
독 모드와 휴대 모드는 텍스쳐의 품질과 안티 앨리어싱 유무의 차이 정도로 꽤 있는 편이지만 휴대모드가 크게 거슬리는 편은 아닙니다.
또한 이런 뛰어난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로딩이 매우 짧은 편에 속해서 세번째로 놀랐습니다.
(나중에 엔드컨텐츠 들어갈때 맵 진입속도는 너무 빨라서 당황 했습니다. 몬헌 아이스본도 이런 로딩이면 참 얼마나 좋겠누.. 피시판 나오면 또 사야지 뭐 )
전체적으로 매우 우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최적화의 승리 입니다.
5) 음악 + ETC
음악 센스에 관해선 절대 나쁜 소리를 듣지 않는 플래티넘 게임즈답게 이번 애스트럴 체인에 수록된 음악들도 게임 내의 상황, 세계관의 분위기에 잘 맞는 명곡들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제가 이것 때문에 참피클럽 욕 하면서도 한정판 샀습니다.
스테이지 지역 중 하나인 아크 복합 쇼핑몰에서 나오는 전투 테마곡.
전투 아닐 때의 버전과 전투일때 버전이 서로 편곡 다르게 해서 나오는데, 이건 전투 중일 때 나옵니다.
주 활동무대인 경찰 특수부대 '네우론'의 테마곡.
리듬감 있는 전자 비트음과 신비한 여성 음색이 어우러져 희한하면서도 매력적인 SF 분위기를 안겨 줍니다.
또한 엔딩 이후에도 충분히 리플레이를 반복할만한 동기를 제공 하는데
위에서 상기한 것처럼 고난이도 엔드 컨텐츠라던가, 보상, 수집 요소 같은 것이 풍부하게 구비되어 있어 작정하고 파고들 사람에겐 좋은 여지를 남겨 줍니다.
또, 캐릭터들이 굉장히 잘 빠지게 나왔고, 주인공 외모 커스터마이징 하는게 의외로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바꿔입는 맛도 꽤 쏠쏠하구요.
6) 이건 좀 고쳐줬으면 하는데..
이건 좀 당최 이해가 좀 안 가는게, 카메라가 너무 개판 입니다.
자동 카메라 락온이 다크소울이나 인왕과 유사한 형식으로 타겟팅이 가능한데, 카메라 회전이 너무 거지 같아서 대부분 끄게 됩니다.
그래서 수동으로 돌려야 하는데, 시점 밖에서 들어오는 공격이 매우 치명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후반부에 갈수록 빗발치기 때문에 이는 꽤 큰 문제이자 결점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엔드컨텐츠의 경우 이렇게 화면 밖에서 날아오는 저격 한방에 일격사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액스 레기온의 실드 스킬은 거진 필수나 다름 없어 집니다.
7) 정리
새로이 떠오른 액션명가인 플래티넘 게임즈의 역량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볼 수 있는 매우 뛰어나고 재밌는 액션 게임임에는 분명하나
더 나은 퀘스트 구조나, 스토리의 더 좋은 스토리텔링 방식이 있었다면 분명히 세간에서 더욱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저는 분명히 아쉬운 결점도 있는 게임이지만 제가 9월 22일까지 해본 게임 중 최고의 액션 게임 이라는 찬사를 주고 싶네요.
애스트럴 체인 리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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