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월이 납치당한 그 날의 사건 이후, 황혼 중학교에는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하림과 청월이 그 날 있었던 일을 모든 선생님들에게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보고하자, 2학년 2반 담임 선생님인 종철을 포함한 모든 교사들이 학교를 한바탕 뒤집어 놓는 중이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그 날 경찰에 넘겨져 조사를 받느라 학교에 나오지 못 한 학생들을 제외한 청사모 회원들은, 황혼 중학교 교사들의 물 샐 틈 없는 수색으로 인해 모임을 가질 때마다 어딘가에서 귀신같이 나타나 자신들을 감시하는 교사들과 학생들의 방해로 인해 강제로 해산되어야 하는 고통을 맛봐야 했다.
교사들의 물 샐 틈 없이 촘촘하고 신출귀몰한 감시에, 청사모 학생들은 점차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청사모 회원들 중에는 강경하게 교사들의 감시망을 피해 계속해서 청사모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는 회원들도 있었고, 교사들의 감시도 있고, 애초에 교사들의 허락도 없이 만들어진 단체나 마찬가지이니, 이제 그만 청사모를 해산해야 한다고 말하는 회원들도 있었다.
그 밖에도 청사모를 탈퇴해 자유를 찾아 나서는 학생들도 있었고, 스스로 교사들에게 자수해 광명을 찾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렇게 청사모는 내부에서 계속 분열을 일으키며, 점차 멸망의 길을 향해 발걸음을 걷고 있었다.
청사모가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도중, 어느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날씨 좋은 일요일.
오랜만에 찾아온 쉬는 날을 즐길 겸 자기 방 침대에 누워 있던 하림은, 자신의 스마트폰 컬러링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쉬는 날에 누가 전화를 거는 거냐며,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스마트폰이 놓인 책상을 향해 몸을 일으켰다.
"JUSTICE! 새벽의 드넓은 하늘에! 울려 퍼~지는! 시간의 캄~파~넬~라~!"
"아 놔... 이렇게 쉬기 좋은 날에 누가 또 전화질이야...?!"
자신의 스마트폰 컬러링 음악, JUSTICE를 듣고 이 쉬기 딱 좋은 날에 어떤 간 큰 사람이 전화를 거는 건지 알아내기 위해 스마트폰 액정을 확인하는 하림.
스마트폰을 들어 액정 화면에 뜬 글자들을 본 하림은, 오늘도 어김 없이 그 분이 납셨다며, 이제는 다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며 통화 버튼을 향해 소리 버튼을 슬라이드하였다.
하림의 스마트폰 액정 화면에 뜬 글자들의 정체는, 바로 "사랑하는 울 자기 청월이♡".
하림이 청월의 번호를 저렇게 저장한 이유는, 조금 안쓰러운 사연이 있었다.
청월의 제안(이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에 서로의 번호를 교환하고 저장할 때, 청월이 이렇게 안 쓰면 자기 손에 죽는다는 협박에 어쩔 수 없이 낯 뜨거운 호칭을 쓰게 된 하림은, 처음에는 스마트폰 액정 화면에 뜨는 저 글자들만 봐도 질색을 할 정도로 싫어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게 자기 팔자인가 보다 싶었는지, 모든 것을 다 내려 놓고 체념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리 버튼을 통화 버튼 쪽으로 슬라이드하며 스마트폰을 자기 오른쪽 귀에 갖다 대는 하림.
스마트폰 너머에선 아니나 다를까, 하림의 소중한 여자친구 청월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하림은 이내 피식 웃으며 청월이 하는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자기야!"
"어, 자기야..."
'으으으... 이 호칭은 언제 말해도 소름이 끼친단 말이야...'
"지금 뭐 하고 있었어? 혹시...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친구 생각?"
"그냥 침대에 누워서 쉬고 있었지. 왜?"
"뭐야, 재미 없게스리. 내 생각하고 있으면 내가 닳아 없어지기라도 해?"
"그건 아니지. 오늘은 무슨 일로 전화했어?"
"오늘 일요일이니까, 지금 시간 어때? 괜찮아?"
"안 괜찮다고 하면 나 죽일 거지?"
"역시 내 남친이야. 그럼 이따 트와일라잇 파크 정문 앞에서 보자~ 시간은... 음... 언제가 좋을까?"
청월이 하림에게 (강제로)데이트를 신청하자, 거기에 반드시 응해야만 하는 하림은, 어쩔 수 없이 황금 같은 일요일 시간을 청월에게 투자해야 했다.
만약 청월의 데이트 신청을 나가지 않는다면, 자기 목숨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처지에 놓였으니까.
그리고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소중한 연인인 청월과 단 둘이서 오붓하게 둘만의 시간을 보낸다는 건, 하림에겐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했다.
그동안 청사모 학생들에게 계속해서 시달리는 바람에, 하림과 청월 커플은 데이트는 고사하고 서로 학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비밀 작전과 그에 걸맞는 암호명을 대야 할 정도로 힘들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거의 강제로)데이트에 나가게 된 하림은, 자신의 방 옷장에 있는 옷들 중 자신이 보기에 가장 괜찮아 보이는 옷들을 골라 입었다.
하림이 고른 옷은 TDC 로고가 그려진 흰색 티셔츠와 거기에 알맞는 밝은 하늘색 재킷, 그리고 흰 티셔츠에 무난하게 어울리는 청바지.
복장을 모두 갖춰 입은 하림은, 부모님에게 외출 인사를 올린 뒤 청월이 기다리고 있는 트와일라잇 파크를 향해 발걸음을 나섰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림아, 오늘 어디 가니?" (림 어머니)
"청월이가 오늘 트와일라잇 파크에서 보자고 해서요!"
"그래? 헤에~ 우리 아들, 여자친구랑 데이트 하러 가는구나!" (림 아버지)
"그, 그런 거 아니거든요!"
"그런 게 아니라면, 그렇게 말끔하게 차려 입을 일이 있니?"
"크으... 우리 림이, 어느새 이 아빠의 품을 떠나서 운명이 점지해 준 짝을 만났구나!"
"그건 또 무슨 귀신 씻나락 까 먹는 소리에요, 아버지?!"
"하하하하!!! 아무튼 잘 다녀 와라! 청월이한테 너무 휘둘리지 말고, 네가 리드해야 할 땐 확실하게 리드해!"
"그러는 당신은, 우리 연애할 때 나한테 매번 휘둘리지 않았어?"
"여, 여보! 갑자기 여기서 과거 이야기를 꺼내는 건 반칙이잖아!!!"
하림의 어머니가 과거 처녀 시절 때 하림의 아버지를 휘어 잡았다고 이야기하자, 순간 놀람과 당황스러움이 드러나는 표정을 지으며 반칙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꺼내는 하림의 아버지.
아버지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총각 시절에 어머니와 연애할 때, 어머니한테 완전히 꽉 잡히고 살았다는 사실을 접한 하림은, 이것이 바로 부전자전이고, 자기 운명도 아버지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고는, 이후 외출 인사를 남기며 트와일라잇 파크를 향해 발걸음을 나섰다.
하림의 집에서 트와일라잇 파크 정문 앞까지는, 도보로 약 1시간 정도가 걸리는 거리.
현재 시간이 1시라는 사실을 체크한 하림은, 1시간 30분 이내로 트와일라잇 파크 정문 앞으로 가지 않을 경우, 자신은 청월에 의해 목숨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다해 발걸음을 놀리기 시작했다.
하림의 평소 걸음 속도라면 트와일라잇 파크 정문 앞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지만, 죽을 힘을 다해 빠르게 달릴 경우, 어림잡아 최대 30분까지는 약속 장소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하림은 진짜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다해 트와일라잇 파크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간이 약 30분 정도가 흘렀다.
트와일라잇 시티에 위치한 공공시설, 트와일라잇 파크 정문 앞.
죽을 힘을 다해 정문 앞에 도착한 하림은, 집에서 여기까지 달려오기 위해 턱 밑까지 차 오르고 있던 숨을 헐떡였다.
이쯤 되면 작가의 입을 빌려 말하자면, 청월과의 데이트는 진짜 말이 데이트지 거의 X개 훈련이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그 X개는 바로 하림이고, X개를 훈련시키는 훈련사는 바로 청월이다.
이 X개 훈련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지게 될까.
그것은 귀신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르고, 이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아무튼 작가의 뜬구름 잡는 말은 여기까지 하고, 트와일라잇 파크 정문 앞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는 하림 쪽으로 다시 시점을 돌려 보도록 하자.
체력을 채우기 위해 정문 앞에 비치된 벤치 앞에서 휴식을 취하던 하림은, 자신의 주머니에 있던 스마트폰을 꺼내 액정 화면에 뜬 시간을 확인하였다.
하림의 스마트폰 액정 화면에 뜬 시각은, 오후 1시 50분.
약속 시간인 2시 30분보다 약 40분이나 일찍 도착한 하림은, 이제 자신을 이렇게 숨을 헐떡이게 만든 사람, 청월이 약속 장소에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약 10분 후, 하림의 시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아주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이 곳을 향해 걸어오는 오렌지색 머리의 소녀.
멀리서 봐도 한 번에 알 수 있는 머리 색을 가진 소녀의 정체는, 바로 하림을 이렇게 훈련시킨 장본인, 청월이었다.
멀리서 자신이 있는 곳을 향해 다가오는 청월을 본 하림은 순간 자신을 이런 식으로 훈련시킨 청월에게 분노가 치솟았지만, 이내 청월이 입은 복장을 보자마자, 하림의 마음 속에 쌓인 분노는 마치 겨울철에 쌓인 눈이 녹아 내리듯이 순식간에 녹아 없어졌다.
TDC 로고가 새겨져 있는 빨간색 챙의 남색 모자, 하늘색의 굵은 두 선이 그려져 있는 하얀색 티셔츠, 하반신에 꼭 맞는 청바지.
마치 청월이 이 날만을 위해 심혈에 심혈을 기울여서 고른 것처럼, 청월이 입고 있는 복장은 그녀를 빛나게 하기에 충분했다.
자신의 앞에 나타난 청월을 보자 마음 속에 쌓인 분노는 눈 녹듯이 사르르 녹아 없어지고, 자신의 여친이 저런 청순하고 아리따운 미소녀라는 사실에 절로 미소를 지으며 흐뭇해 하는 하림.
청월이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하림은 어서 오라는 말과 함께 청월을 반겨 주었고, 청월은 하림에게 약속 시간을 지켜줘서 고맙다며, 잔뜩 들뜬 말투로 이제 트와일라잇 파크에 있는 시설들을 즐기러 가자고 말하였다.
청월이 얼른 트와일라잇 파크에 들어가자고 조르자, 청월을 보고 귀엽다고 말하는 것처럼 미소를 지으며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트와일라잇 파크에 입장하는 하림.
두 사람은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온전히 두 사람끼리 트와일라잇 파크에 세워진 시설들을 즐겼고, 두 사람이 즐긴 시설의 이름은 다음과 같았다.
나의 물 맛 좀 쬐끔만 보거라! 트와일라잇 후룸라이드!
하늘을 향해 뛰어 오르는 기분을 즐겨 보세요! 트와일라잇 디스코 팡팡!
끼야~ 죽여주는 분위기다~! 황혼의 회전목마!
호화로운 상품과 함께 하세요! 구하라, 세계! 맞혀라, 정답! 퀴즈 타임!
등골까지 오싹해지는 짜릿한 경험! 황혼의 롤러 코스터!
내가 밥맛이라면, 자네는 꿀맛이란 말인가? 트와일라잇 푸드 코트!
재미있는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음식들도 즐겨 보세요! 황혼 영화관에 어서 오세요!
위 시설들을 포함해 트와일라잇 파크에 세워진 수많은 시설을 즐기는 하림과 청월.
두 사람은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온전히 자신들만의 시간을 즐겼고, 시간은 어느덧 저녁 노을이 뉘엿뉘엿 사라져 가는 6시 30분.
하림과 청월은 트와일라잇 시티의 명물 중 하나인 붉은 저녁 노을을 마지막까지 감상하기 위해, 관람차 티켓을 끊고 관람차 앞에 있는 사람들 뒤에 섰다.
약 5분 후, 드디어 하림과 청월 커플의 차례가 되자 직원의 안내에 따라 조심조심 관람차에 올라타는 하림과 청월.
두 사람을 태운 관람차는 직원의 출발 신호와 함께, 하늘 위를 향해 조금씩,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림과 청월, 서로 사랑하는 연인을 태운 채 천천히 하늘 위를 향해 움직이는 관람차.
관람차 안에서 저녁 노을을 감상하는 하림과 청월의 눈 안에는, 마지막까지 두 사람을 축복하는 것처럼 붉게 타오르는 저녁 하늘이 가득 차 오르고 있었다.
트와일라잇 시티의 명물, 붉게 타오르는 아름다운 저녁 노을을 감상하다 문득 청월을 향해 시선을 옮긴 하림.
그 순간, 하림의 눈에는 붉은 저녁 노을을 한 몸에 받으며, 황갈색의 머릿결을 빛내는 한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청월의 모습을 보자, 마치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얼마 전,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던 도중 지금과 마찬가지로 오렌지빛을 띠는 황갈색의 머릿결을 뽐내며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치는 청월을 목격한 하림은, 첫 눈에 그녀에게 반해 그 자리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15년 인생에서 처음 느껴보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온 몸이 굳어버린 하림은,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치던 청월에게 자신의 존재를 들키는 바람에, 순간 자신의 인생에 빨간 줄이 그일 뻔했다.
하지만 청월의 제안(이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에 자신이 살아가야 할 날이 아직 많이 남았음을 자각한 하림은 청월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렇게 하림과 청월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 되어 황혼 중학교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황혼 중학교의 사적 모임인 진청월을 사랑하는 학생들의 모임, 일명 청사모의 집요하고 끈질긴 괴롭힘에 하림과 청월은 오늘처럼 데이트는 커녕 서로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비밀 작전을 구상해서 해야 했고, 청사모의 계략에 청월이 납치당하자 청사모를 향한 분노와 청월을 구하기 위한 용기로 가득 찬 하림은, 청사모가 고용한 닌자, 카게야마와의 듀얼에서 승리,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마친 카게야마의 도움 덕분에 청월을 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수난이 가득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던 하림과 청월은, 두 사람이 오롯이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내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했고, 그렇기에 이 순간과 같은 하루만이 가득하기를 바랐다.
저녁 노을과 황갈색 머릿결이 주는 아름다운 빛에 하림이 눈을 떼지 못 하자, 하림의 시선을 눈치 챈 청월은 슬며시 미소를 짓더니 조심스럽게 하림에게 다가왔다.
청월이 자신에게 천천히 다가오자 자기가 뭐 잘못한 것이 있나 싶은 생각에 지레 겁을 먹고 움츠러드는 하림.
하림이 겁을 먹고 뒤로 슬그머니 내빼려고 하자, 청월은 두 번 다시 하림을 놓지 않을 거라 말하며 하림의 목에 자신의 팔을 휘감았다.
"우왓?! 처, 청월아?!"
"림아."
"어... 왜...?! 내가 뭐 잘못했어...?!"
"아니."
"그럼 뭔ㄷ... 흡!!!"
하림이 말을 마치려고 하기가 무섭게, 하림의 입술에 느껴져 오는 따뜻하고 촉촉한 무언가의 감각.
그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처럼, 하림과 청월의 몸은 그 자리에 못이 박힌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이 따스하고 촉촉한 감각.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감각.
말을 하려다 저지당한 하림의 입술에는, 청월의 입술이 포개어져 있었다.
청월이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입을 맞추자, 순간 모든 사고가 정지한 것처럼 얼어붙는 하림.
그리고 하림의 머릿속에는, 이내 이러한 생각으로 가득 차 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이, 자신의 입술에 입술을 맞추었다.
이는 곧 청월 역시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뜻.
청월의 그 마음이 전해지고 있기에, 나는 내 소중한 여자친구, 청월의 말에 응해줘야 한다.
머릿속에 이러한 생각이 가득 차 오른 하림은, 이내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며시 눈을 감으며 청월의 입맞춤에 응했다.
사랑하는 두 소년소녀가 서로의 입술을 천천히 탐닉하자,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은 하늘에는, 마치 두 사람을 축복하는 것처럼 형형색색의 폭죽이 터지기 시작했다.
하림과 청월, 이 두 사람이 걷게 될 길은 무조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때로는 가시가 솟아오른 길을 걷게 될 것이고, 또는 불길이 거세게 타오르는 길을 걸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로지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만의 시간.
이 달콤하고도 따뜻한 시간은 찰나로 끝나겠지만, 하림과 청월, 두 사람의 마음 속에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찰나가 될 것이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입을 맞추는 모습을 밝히며, 어두운 밤 하늘 위에서 아름답게 터지는 불꽃들.
이 불꽃들이 비추는 광경 역시 찰나로 끝나겠지만, 그 찰나가 주는 감정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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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편 연재 완료!
4월 OCG 금제 발표 전에 어떻게든 작성을 마쳐서 다행이네요.
만약 이번 편 작성 도중에 금제가 발표되었다면 이번 편은 자연스럽게 묻혔겠죠...ㅠㅠ
그런 점에서 금제 발표 전에 어떻게든 본편을 작성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아무튼 이번 편을 쓰면서 느낀 점을 말해 보자면...
흑흑... 솔로인 제가 사랑하는 연인이 데이트하는 모습을 묘사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겁니다ㅠㅠ
아무튼 림이와 청월이, 두 사람의 사랑이 영원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림이의 통화 컬러링 가사가 어딘가에서 본 것처럼 익숙하실 분들을 위해, 이 노래를 테마곡으로 사용하는 인물의 대사 하나를 설명드리겠습니다.
두근두근 크라이시스는 절판이다.
아무튼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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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A.T.E. 데이트야? 힘내라, 하림아! (여러 가지 의미로) 2. 본편에서도 나오는 메가톤맨 패러디, 댓글에서도 나와서 좋습니다. (흐뭇) 3. 비뢰도라... 그 작품을 모르지만,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 23.03.26 20: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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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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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에피소드에서 듀얼로 무려 3편을 잡아먹어서(...) 이번 편은 일상 편으로 진행했습니다. 가끔은 이런 쉬어가는 에피소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23.03.26 20:3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