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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달인가 저저번달인가
여친이랑 같이 아침에 국밥 먹고 몇 시간 뒤 여친이 갑자기 속이 굉장히 쓰리고 아프다고 했음
평소에 건강 문제로 엄청나게 민감한 사람에다가 속쓰림 약도 있어서 그거 먹이고 조금 쉬고 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고 속이 너무 쓰리고 식도까지 아프다고 해서 병원 가자고 했는데 그건 싫다고 함(주말이었음)
그렇게 저녁때까지 계속 지켜보고 걱정하고 하면서 있다가 배가 고파졌다고 죽이 먹고싶다고 해서
그럼 죽 배달시켜서 같이 먹자고 하니까 그건 싫다고 함. 내가 만들어준 죽이 먹고싶다고 박박 우겼어
하는 수 없이 죽을 만드는데 정말 온전한 흰죽만 만들면 맛이 없을 것 같아서 후추 간장 참기름 넣었는데
여친이 먹더니 화를 빽 내더라. 후추가 너무 많아서 맵다고, 환자에게 뭘 먹이려고 드는거냐고
내가 한 입 먹어보니까 후추가 정말 맵긴 했어, 그라인더 일체형으로 나온 후추여서 맛이 더 쌘거였던가 싶음
여자친구는 삐져서 침대에 이불 덮고 누워서 꽁하니 있고 나는 그 매운 후추죽 만든게 아까워서 천천히 먹고있는데
카톡으로 갑자기 여친에게 미안하다고 그래도 내 생각해줘서 맛있게 만들어준거 아니냐고, 고맙다고 카톡이 왔는데
침대가 바로 뒤에 있어서 그냥 말로 하면 되는거 아닌가 했는데 뒤돌아보니 혼자 훌쩍훌쩍 울고 있더라고
너무 아파서 마음이 약해졌는데 나에게 화까지 내서 그게 너무 미안했던거야
그래서 꼭 안아주고 같이 죽 시켜서 나눠먹었다
라는 망상 해봄
좀 달달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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