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섭 스포일러 있음>
<최종장에 결말에 대한 심각한 스포일러 있음!>
<분석은 기본적으로 뇌피셜임>
<최하단 요약 있음>
다들 알다시피 블루아카의 선택지는 조악하기 그지 없어서
메인스토리는 물론 이벤트, 인연스토리 모모톡에서도 뭘 선택하든 학생의 답변은 같은걸로 정해져 있다.
스토리 모드에서도 마찬가지로 선택지가 나뉘어져 있지만 사실 선택지에 있는 대화를 다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물론 미카의 경우처럼 아주 극소수의 예외도 있긴한데 (다른거 있긴 한가?) 저기서도 선택지는 스토리에 영향을 주는게 아니라 큰 의미는 없다.
그럼 블루아카 제작진은 이런 있으나마나한 선택지에 어떤 의미가 있길래 "오토모드"에서도 스킵이 불가능하게 만든걸까?
선택지를 통해 그들은 무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을 밝히도록 하겠다.
1. 주제의식 강화
(각각 프롤로그와 최종장 4장 7화의 이미지이다. 서로 연결됨을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로 뭘 선택해도 하나로 귀결되는 전개는 선생의 캐릭터성과 주제의식을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
프롤로그에서도 최종장에서도 강조된 선생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반드시 같은 선택을 하는 인물이다.
이는 선생이 이미 정신적으로 완성된 어른임을 뜻하기도 하지만 차후 작품의 흐름을 해석하는데도 큰 발판이 되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어떤 멀티버스가 나온다 하더라도 "지금과 조건이 똑같지 않은 세계선"이라는 단서가 확정적으로 붙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선생은 선택은 무조껀 그대로이기 때문에 "학생의 선택이 다른 세계선"이라는 의미다.
2. 플레이어인 "나"와 주인공인 "선생"의 일체화
아주 단순하지만 게임과 다른 매체를 구별하는 가장 큰 특징이 관찰자의 개입 여부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개입할 여지가 적으면 게임과 영상물의 경계는 의미가 없어진다.
아무리 잘 만든 스토리의 게임이라 할지라도 영상미가 멋지다 하더라도 단순히 감상만 할 뿐이라면 그걸 게임으로 좋게 평가하진 않는다.
블루아카 같은 비주얼 노벨 베이스의 게임은 선택지를 고르는 행동 그 자체가 조작이라 볼 수 있는데
알다시피 블루아카는 오토모드에서도 선택지의 스킵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비슷한 블루아카와 비슷한 형식의 비주얼 노벨류 게임에서 분기점이 되는 선택까지는 모든 선택지까지 스킵하는 게임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아니, 오히려 그 편이 편의성 면에서는 옳다고 볼 수 있겠다. 어차피 다 아는 부분인데 굳이...? 라는 것도 있으니까.
기술적으로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왜 이런 사소한 불편함을 남겨 놓은걸까?
그 해답은 최종장에서 좀 더 확실하게 찾을 수 있다.
3. 선택은 곧 "의지"의 반영
2번과 이어지는 부분인데 좀 더 자세하게 말하고자 한다.
선택지를 고르는 행동이 플레이어인 "나"이자 주인공인 "선생"의 의지를 반영한다.
이를 정말로 잘 활용한 부분이 쿠로코 세계선의 선생이 색에 잠식되는 부분인데
프선생이 색채에 잠식되기 전까지는 의지를 표현하는 부분에선 반드시 선택지가 나왔다.
비록 다른 세계선의 선생이지만 플레이어인 "나"와 동일한 존재임을 이런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색채에 잠식된 후부터는 저런 식으로 선택지가 없이 평범한 대화 스크립트처럼 출력이 되는 연출을 보여줬는데
이는 선생이 자신의 의지를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괄호 ()로 표시된 선택지도 물론, 전하고 싶어도 전할 수 없었던 말이었지만
이 부분은 행동은 물론 사고조차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무명사제의 꼭두각시가 되었음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마지막의 마지막엔 자신의 의지로 남은 힘을 짜내서 차원을 이동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 순간의 프선생은 차원은 다르지만 분명히 플레이어인 "나"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결전이 끝난 다음의 이 대사는 프선생의 "의지"가 현재 플레이어인 "나"에게로 넘어오는 연출로 해석할 수도 있다.
장면을 조금 앞으로 되돌려서.
게임 내에서 스킵을 할 수 없는 전투파트에서 더더욱 제작진의 의도를 느낄 수 있다.
보통 스토리 모드에서는 전투의 스킵이 가능한데 이는 유저의 피로감을 줄이고자 편의성을 강조한 부분이라면
최종장 클라이막스의 이 부분은 그런 편의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다는걸 뜻한다. 바로
선생은 언제나 같은 선택을 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하는건 플레이어인 "나"이기도 하다.
기술적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상업적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하는 스토리 게임에 멀티 엔딩을 내는건 최악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까놓고 말해서 온라인 게임에서 스토리가 일직선일 수밖에 없는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크다.
하지만 거기에 게임의 주제의식을 담아내면서 게임내 텍스트를 통해,
게임 자체의 시스템을 통해 게임 인물에 플레이어의 "의지"를 담아내고자 노력한 건 훌륭하다 볼 수 있겠다.
요약: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는 게임내 선택지에는 보기보다 다양한 제작진의 의도가 들어가 있다.
1. 언제나 같은 선택을 하는 정신적으로 완성된 "어른"인 선생을 표현하기도 하고
2. 선택지를 고르는 "조작" 행동 자체가 플레이어인 "나"와 주인공인 "선생"의 일체화 작업이기도 하며
3. "나"와 "선생"은 선택을 함으로써 "의지"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4. 나는 선택한다. 고로 존재한다.
5. 오토모드나 전투에서 스킵이 불가능하게 제작한 것 자체가 위 1234의 특성 모든걸 담아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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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다. 한섭에도 보고싶어. 이미 몇몇 스포로 봤지만 직접 보고 싶다.
(IP보기클릭)222.104.***.***
의미없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난 선택지 시스템이 좋은거 같음 내가 선택해서 하는 대사라는 느낌이 잘 오니까 이런 류 게임에서 주인공 안보여주고 간접적으로 네? ㅁㅁㅁ 라고요? 식으로 말하는거 계속 들으면 졸라 피곤함 간접적으로 정보전달 하는거니 직관적이지도 않고 몰입도 안되고 플레이어랑 캐릭터랑 분리만 되고 별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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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아로나 트윈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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