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도 시코쿠 타카마츠행 비행기가 아주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올라왔길래, 마침 방학이겠다 바로 표부터 끊어버림
근데 당시에 약간 뭐 게스트 하우스에서 여행객들끼리 어울리며 노는 게 그렇게 재밌고 낭만 넘치다더라 어쩐다더라 말이 많을 때였음
그래서 총 일주일 좀 넘는 일정중에 3박 정도를 한 가정집 게스트하우스 숙소로 잡아봄
원래는 혼자 일본 가게되면 무조건 최저가 비지니스 호텔만 고수했었거든
암튼 그렇게 그 게하로 감
여기저기 싸다니다가 들어가다보니 안내 받은 체크인 제한 시간에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들어감
겉으로 보기엔 그냥 완전 일반 가정집 주택이었음
벨 누르니까 여자 주인장이 나와선 오는데 힘드시지 않았냐며 엄청 친절하게 나를 반기더라고
그리곤 갑자기 웬 금발벽안 백인 남자도 나오더니, 서투른 일본어로 반갑다며 악수를 청함
주인장 남편이시래
그때부터 뭔가 ‘아 여긴 좀 서양 인싸스러운 분위기인가 보다’ 하는 느낌이 들었음
간단히 집안 소개를 받고 부엌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 다른 여행객들과도 인사를 함
난 그때부터 뭔가 벌써 부담스러워지기 시작 ㅋㅋㅋㅋㅋ
대충 인사 하고 도미토리 방의 내 침대 자리에 짐 두고서 얼른 씻고 바로 침대로 파고 들어서 커텐 치고 걍 폰이나 보다가 잤음
밖에선 계속 사람들끼리 담소 나누며 노는 소리가 간간히 들렸고 말이지…
다음날 아침에 혼자 일찍 일어나서 씻고 바로 나가서 여기저기 미리 알아본 곳들 다니며 열심히 여행함
그리곤 좀 피곤해서 저녁 먹기 전 즈음 시간에 들어가니까, 주인장이 왜 아침도 안먹고 그렇게 일찍 나갔냐면서, 저녁에 다 같이 파티 하기로 했으니까 같이 하쟤
그래서 꼽사리 낌
막 외국인들도 있고 일본인들도 있고 그런데(신기하게 한국인은 한 명도 없었음), 뭔가 그 특유의 서양 쌉인싸스러운 분위기가 좀 불편했음 ㅋㅋㅋ
일단 서양애들이 영어로 말하는 건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그나마 일본어로 말하는 외국인들이나 일본인들이랑 좀 얘기하는데, 내일 어디 갈 생각이냐, 아 거기 나도 가고 싶은데 같이 가자, 막 이러면서 같이 행동하길 바라는 거임
막말로 진짜 존나게들 적극적이더라 ㅋㅋㅋㅋㅋ
난 솔직히 게하 밖에서까지 같이 행동하는 걸 예상친 않았기 때문에 그냥 허허허 하고 웃으면서 무언의 거절 표시들을 했음 ㅋㅋㅋㅋ
암튼 그렇게 대충 시간을 보내고, 일본이라서 그런진 몰라도 딱히 막 술을 많이 마시는 분위기도 아니길래 적당히 먹고 또 혼자 씻고 침대로 일찍 들어갔음
그리곤 다음날 혹시 걔들이 잡을까봐 또 존나 새벽같이 일어나서 혼자 씻고 나감
그리고 그날은 밤에 들어갈 때도 일부러 밤 늦게 들어갔음…
결국 대충 그렇게 아침 새벽같이 나가서 밤 늦게 들어가는 식으로 나머지 숙박일들을 채움
그 좁은 침대 한 칸만이 온전한 나의 안식처라는 느낌이 들더라
이윽고 마지막 날이 되어, 주인장과 많이 못어울려서 아쉽네 어쩌네 하는 겉치레 인사를 나누고 나와선 다음 숙소가 있는 지역으로 향했더랬음
그때 문 밖으로 나서면서 다짐했음
‘앞으론 다신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지 말아야지…’
아싸형 인간들은 그런 곳 가는 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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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과 같은 방을 쓰다니 그건 군대로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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