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선시대의 해군 제독이나 돈좀 만진다 싶은 함장들은 개인적으로 요리사를 고용해서 배에 태웠음.
그런데 이게..문제가 좀 있는게
다들 요리사라고 하면 비싼 식재료로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배에 그런 식재료가 거의 없어요...
소형 함정들은 비교적 자주 입항하니까 신선한 식재료를 먹을수 있었지만
그런 배의 함장들은 대부분 준함장이나 초급 정식 함장이라 금수저가 아닌 한 요리사를 고용하기 힘들었고
바다의 주력인 프리깃. 그리고 전열함들은 일단 출항하면 장기 항해나 아니면 아예 바다위에서 존버타는 해안봉쇄작전에 투입되기 일쑤였기 때문에 더더욱 식재료 퀄리티는 바닥으로 내려갔음
그런데 그 시절. 장교. 특히 고급장교들은 일정주기로 하급 장교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단 말야
장교로서의 의무가 아니라 신사로서의 사회적 계급, 체면을 위한거였지.
당연히 이런 만찬에 쓰이는 요리는 고용된 요리사의 일이였는데
..앞서 말했듯..식재료가..개판이예염...
아직 병조림이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 시기에.
배에서 그나마 풍족한 식재료라면 말린 콩 같은 건조 식품. 장기 보존용으로 만들어져 원래부터 무슨 가죽조각 같은데다가 그나마도 습기 쩔고 쥐새끼들이 파먹기 일쑤여서 도저히 먹을게 못되던 치즈. 썩기 시작한것 같은 버터. 바구미 말고는 아무도 먹을수 없는 쉽 비스킷. 이게 소금인지 고기인지 알수 없는 염장고기.
이딴걸로 무슨 요리를해?!
그렇다고 요리를 개판으로 내놓으면 주최자의 체면에 먹칠을 하겠지??
그나마 함장, 제독의 개인 식량이 있긴 했지만 그것도 뭐 넉넉하지도 않을 뿐더러 항해가 길어지면 다 떨어진지 오래.
개인 가축도 마찬가지고.
결국 항해가 길어질수록 만찬의 퀄리티는 요리사의 실력과 창의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지
그래도 사람의 창의력은 대단해서. 건빵을 갈고 또 갈아서 밀가루 대용으로 쓰고
건빵을 잘 태우고 설탕을 타서 커피 비스무리한 무언가를 만들거나
바다에서 낚은 물고기를 소재로 장기 보존 식품들을 잘 섞어서 나름 괜찮은 요리를 해내곤 했다고 한다
(IP보기클릭)22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