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역하고 몇 주 지난 일이었음
저녁에 페북 메신저로 아직도 전역 못한 동기가 연락을 해왔다
덧붙이자면 나는 초번이었고 이 동기는 말번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본론이 나왔는데, 나가자마자 일을 하고 싶다면서 내가 일하는 곳에서 일하면 안 되냐고 묻더라
안 그래도 이쪽도 새 알바를 구하고 있었고 간단히 승낙이 떨어졌다
면접 날짜는 이 사람이 말차 나오는 당일 오전으로
면접볼 때 이력서 들고 오라고 했는데,
말차 나오자마자 이쪽으로 올 생각인지라 집에서 출력할 여유도 없고,
부대에선 보안 문제로 출력을 못하니
나한테 무슨 이력서 사이트 계정 알려주면서 대신 출력해달라고 하더라
뭐, 그럴 수 있지. 하고 뽑아서 면접 보는 날 준다고 하고 이 날 여기서 보자고 하고 훈훈하게 갈 줄 알았는데...
면접 당일
내가 출근한 후에는 바빠서 애매할 수가 있으니 대신에 출근 전 시간에 어디로 오면 이력서 준다고 약속했고,
나는 일부러 평소 출근 시간보다 일찍 와서 거기서 한손에 이 사람 이력서를 들고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작 이 사람이 내 출근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안 온다...
연락이라도 하고 싶은데 막 말차 나온 사람이 폰을 개통 했을 리도 없고,
당시 유일한 연락 수단이었던 페북 메신저로 출근 장소로 오라고 보냈지만 역시 폰은 못 만진 건지 답변이 안 온다
그렇게 나도 허겁지겁 출근하고 일을 하고 있자니 점심 지나서였나
연락이 왔다
아침에 약속 장소에 갔었댄다. 근데 내가 없었댄다
???? 뭔 소리지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덕분에 1분 컷으로 지각 할 뻔했는데?
하여간 그런 이유로 빡쳐서 그냥 집에 왔다면서 욕을 계속 보내더라
만약 약속 장소와 시간이 어긋나면 근무지로 오라고도 했었고,
나는 계속 일하는 내내 입구하고 폰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들어온 기미도 없었고
일부러 밥시간도 미룰 정도로 계속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런 식이라 도저히 이해가 안 됐음
아니, 대체 뭔 소리냐고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뭐냐고. 당장이라도 오라고 했다
싫댄다. ㅈ같아서 안 온댄다
그 연락을 끝으로 그 동기와는 두 번 다시 연락이 되지 않았다
결국 나 역시 빡쳐서 그 자리에서 하루 종일 들고 있던 그 사람 이력서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림
자대 생활 동안 몇 없는 동기라 되게 친했다 생각했는데 한 큐에 인간 관계가 깨짐ㅋㅋ
결국 이렇게 일정 파기되었으니 업무에 지장 생길 것 같아 직원들한테 사과하러 갔더니
점장이 직원들한테 내용 전달을 안 해놓은 탓에 전혀 내용을 몰랐단 반응이었단 게 유머
더욱이 그 날 면접 얘기한 점장도 휴무였단 게 유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