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소사 복숭아를 아십니까?
경기 권역은 삼국시대 때 이곳을 차지한 세력이 삼한의 패권을 차지할 만큼 농업이 잘되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런거 치곤 오늘날의 경기도의 특산물이라곤 가평잣, 장단 콩, 연천 율무, 여주 고구마, 이천 게걸무, 장호원 복숭아, 안성 배, 시흥 연근...
적다보니 어 이게 아닌데... 싶지만 뭐 별로 없는 느낌이지 않나요?
아무튼 지금은 다른 경기 서남부권이 그렇듯 공단과 아파트로 뒤덮어버려진 부천 땅이지만 80년대 초까지만해도
자연을 즐길수 있는 유원지와 더불어 경기도 3대 특산물 중 하나인 소사 복숭아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부천의 유원지는 웅진플레이도시 온천 실내워터파크가 명맥을 잇고 있다면(여기 왜 사우나만 이용못하는거죠? ㅠ), 복숭아쪽은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춘덕산 일대의 실제 복숭아농원들 구역에서 진행한 복사꽃축제와 작게나마 복숭아축제도 열만큼 명맥은 이어지고 있었는데
이젠 신도시 개발한다고 싹다 밀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올해 복사꽃 축제는 청소년센터 정원에서 열렸다나요?
정말 끝난줄 알고 소사 복숭아 박스를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는데 알음알음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진짜 마지막 소사 복숭아 농원 하나 남아있다고.
부천 푸른농원 입니다. 네비는 성주산기도원 찍고 가시면 됩니다.
부천역 남부광장쪽으로 나와 15,16번 출구쪽이 성주산으로 향하는 성주로 입니다. 길따라 쭉 올라갑니다.
쭉 성주로 따라 오시면 왠 4층짜리 별난 전통양식의 건물 소림사가 보이는데 그곳에서 좌회전을 하고 쭉 올라오면
이렇게 성주산기도원 간판이 보입니다. 이 간판이 보이면 다시 좌측 오르막길로 올라가세요.좀 가면 바로 농원 입구가 나옵니다. 차는 이 근방에 잠깐 대시는게 좋습니다. 이후로는 길이 좁아지고 비포장입니다.
무작정 방문하시기 보단 사장님께 전화 문의후 방문하셔야 합니다. 제가 첫 개시인지는 몰라도 2상자 일단 부탁드렸더니 물량도 딱 2상자 나오고 당일 시세 알아보시러 가락시장까지 다녀 오셨다더군요. 3만원, 2만5천원 받으셨습니다. (카드 안됩니다) 품종은 일천백봉 입니다. 8월중순말까지 수확하실것 같다고 하십니다.
성주산 자락을 따라 60그루 정도의 복숭아 나무가 명성높던 소사 복숭아의 최후의 복숭아나무들이라니 참 세월이 야속한건지 아니면 세월이 그런것인지 잠깐 감상에 빠지게 되네요. 서울 바로 옆에 복숭아 꽃들이 널린 동네가 아직까지 있었다면 얼마나 낭만 있었을까요? 물론 서울도 태릉일대 수락산,불암산 배와 배꽃이 유명했는데 거의 다 없어진 현실이니...
어째서인지 작년에 구한 상자에 세군대 적혀있는 소사 라는 지명이 올해 상자에는 한군데 빼고 빠져있더군요.
복숭아는 시기가 장마가 끝나고 며칠안났던만큼 애매할줄 알았는데 당도 잘나오고 좋습니다. 딱복 물복 가리진
않는데 물복화 되가고 있는 복숭아들이 전체적으로 많은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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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도 음식이긴 한데 아무튼 뭔가 제대로 된 음식 사진을 올려야 하니 마지막 부천 소사 복숭아 구입을 기념하며
부천에서 파는곳 하나 없는거 같은 부천 향토요리 부천식 녹두파전 자작요리를 해봤습니다.
디지털 부천문화대전 의 소개를 참고하면 흔히들 알고 있는 녹두전반죽에 고사리,숙주,김치를 넣어 돼지비계기름에 지져먹는건 평안도식이고
부천식은 불린녹두를 갈아만든 반죽물 6 대 밀가루 4의 비율의 반죽물로 다진쇠고기와 파를 넣어 참기름에 지지는것이 핵심으로 보입니다.
이 부천식 녹두파전은 제삿상 혹은 잔칫날등의 잘차린 교자상에 주로 올라왔다는데 그마저도 기름에 지진고기의 받침으로 쓰였다는군요.
그 당시로선 사치의 끝판왕이라 할만한듯 합니다. 더욱이 더 호화스럽게 만들 재료로 부추,다진돼지고기,굴,조갯살,다시마가 거론되는데 전부 준비해봅니다.
녹두를 불려서 갈기엔 번거로우니 녹두전 가루를 샀는데, 이런 쌀가루가 들어가 있네요...
쌀가루가 들어있는 시점에서 고증은 망했지만 일단 밀가루를 좀 넣어준뒤 반죽물을 만듭니다 쉐킷쉐킷...
설명서에 써진데로 녹두가루반죽물을 30-40분 불린뒤
올해 초파일에 지방내려가다가 교회다니지만(...) 절밥얻어먹으러 간 천안 각원사에서 구입해둔 참기름이 거의 없어 식용유와 섞어 팬에 두르고
반죽물에는 우선 실파와 부추, 다진소고기만 넣고
전을 부쳐 봅니다. 두께가 맘에 안들고 애시당초 전은 좀 자신이 없어서 태우지만 않길 기도하며 만듭니다.
두번째 전은 나머지 부가 재료들 싹 넣고 부치는데 역시나 망... 센불로 안하면 바삭하지가 않은거 같고 너무 세면 이래버리네요 ㅠ...
3차 트라이는 돼지고기를 더 넣고 약불로 했는데 두께가 두꺼워서 그런지 이쁘게 안뒤집히고 모양이 망...
고명으로 실고추,깨소금,잣을 올린다기에 집에 있는 잣과 깨소금을 뿌려줍니다.
맛은 당연히 먹을만한 전맛인데 기존의 익숙한 평안도식 녹두전맛이 떠오르는건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해산물을 추가하는게 아무래도 풍미가 더 좋아지는건 당연한 결과인거 같구요.
어쨋든 부천식 녹두파전 충분히 맛있습니다.
기대했던건 소고기맛 진하고 참기름맛 진하며 기존의 녹두전식감과 조금 다른 느낌이었는데
소고기맛은 고기를 적게넣어서 그런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고, 이후 3번째 전에 돼지고기를 왕창 넣어버리니 풍미가 두세배 오르는걸 보면 일단 많이넣고 봐야할듯하며
참기름 향은 애석하게도 참기름을 많이 안넣어서 그닥... 다만 식감은 아주 약간 의식하고 먹으면 우리가 알던 녹두전과는 조금 다른걸 느끼지 않겠나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고명으로 비싼 잣을 왕창뿌려먹거나 고증지켜서 고기기름을 흡수시킨 전을 먹으면 확실히 더 맛있을것 같구요.
부천의 전집에서라도 메뉴화가 되면 충분히 팔릴만한 맛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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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천 복숭아도 부천 녹두파전도 기록속의 존재가 되어버린걸까요? 일단 저는 부천과 아무 관계가 없어서 잘 모르긴 합니다만... 제 아버지 말씀으론 대학시절 친구가 소사에 살았다는데 그 시절에는 복숭아밭이 많았었다고는 합니다. 무려 전두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 25.07.24 16: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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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복숭아 과수원과 포도밭이 엄청 넓었더랍니다.. 지금은 도시화 되며 베드타운으로서의 입지를 다하고 있지만요ㅋㅋ; | 25.07.24 17: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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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소림사인데 아이들 유치원도 있는 소소한 절입니다 ㅎ | 25.07.24 17: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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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게 패착요인이었던것 같습니다. 기름이 사진에서도 나오다 싶이 거의 없었어서 적게 썻거든요. | 25.07.24 23: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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