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약속이 있어서 종로를 갔습니다.
종로는 참 재미있는 곳이에요. 서울에서 남녀노소가 모이는 가장 대표적인 곳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음식점의 스펙트럼도 제법 넓습니다.
종로하면 떠오르는 곳 중 하나가 낙원상가인데 이곳을 대표하는 음식은 또 아귀찜인 것 같아요. (낙원동 떡과 함께)
군락을 이룬 곳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원조가 아닌 곳이 없습니다.
원조에 대한 존중을 보이고 그 유산을 이어나가는 일도 매우 중요하긴 하겠습니다만
낙원동 같은 경우 사실 창원에 있던 원조의 맛을 누가 처음 낙원동에 가져온 것이냐를 따져야하는 느낌이라
원조 논쟁이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아요.
여타 아구찜들과 차별화를 줄 수 있는 레시피로 유명해진 것도 아닌 것 같고…
원조를 주장하는 수많은 아귀찜 전문점이 있지만 사람들이 몰리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분명히 갈리는 것 같아요.
그렇게 맛편차가 심하진 않을텐데, 역시 사람들 심리가 중요한듯…
요즘엔 네이버 평이 제일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자주 가던 집이 있어… 사람들 많은 아귀찜 집들을 뒤로하고 이 집을 들어왔습니다.
이 집은 원조를 주장하지 않는 몇 안 되는 낙원동 마산 아구찜 집이에요.
어차피 모두가 원조를 내건 마당에 원조를 뺀게 더 경쟁력 있어보이기도 하고…
좌식 네자리와 의자테이블 네개 정도가 있는데 엄청 협소합니다.
건장한 남자 넷이 앉는 것이 도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올때마다 가게 구조를 조금 바꿔도 좋을거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연세 있으신 분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쉽진 않을 거 같아요.
그래도 뭐 빈티지하고 비좁은 맛이 나름 매력이긴해요.
앉으면 찬이 하나 깔립니다. 나박(?) 물김치. 직접 담그신 것 같긴합니다.
적당히 시원하고 적당히 새콤해서 중간 중간 리프레쉬 하기 좋더라고요.
김치는 중국산인 거 같아 패스.
소맥 말아 몇잔 홀짝이니 아귀찜이 나왔습니다.
3인분 대자인데 콩나물과 아귀의 비율이 적당합니다.
어떤데 가면 콩나물찜이 나오는 경우도 있잖아요.
안에는 아귀, 콩나물, 곤약, 미더덕이 들어가 있습니다.
미나리가 좀 들어가줬으면 더 좋을 거 같단 생각을 했는데 요즘 미나리 비싸니까… ㅠ
서울식 아구찜은 전분물을 살짝풀어 걸쭉한 느낌이 나는게 특징입니다.
볶는 시간이 길지 않은데도 전분을 살짝풀어 소스가 재료와 잘 어울리는 장점을 살린거죠.
이집이 다른 아귀찜 집들과 다른 점은 진하고 구수한 맛에 집중한다는 점이에요.
아귀찜이나 해물찜은 보통 맵기나 간이나 쨍하게 때려오는 맛에 먹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 아귀찜은 맵고 짜고한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천천히 올라오는 구수함과 감칠맛을 살리려고 노력한 맛이에요.
땅! 하고 때려주는 맛을 기대하고 오는 분들에겐 호불호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저처럼 자극적인 것을 그닥 안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아주 좋습니다.
일반 아귀찜이 열라면이라면 이 집은 안성탕면 같은 느낌이에요.
이날은 채소가 살짝 오버쿡 된 거 같았어요.
아삭아삭한 맛보단 적당히 숨 죽은 맛. (갠적으론 숨죽은 맛도 좋았습니다.)
그래도 소스와 잘 버무려져서 술 도둑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소맥은 두잔 째에 남기고 소주 가동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니
가부좌의 불편함도 잊고
탄수화물도 잊고…
.
.
.
아차!
탄수화물!
이곳은 볶음밥을 먹던 음식에 볶아주는 게 아니고 새 소스에 볶아서 만들어서 줍니다.
먹던 것보단 위생적인듯…?
중식 볶음밥이나 삼겹살집 같은 데서 먹는 볶음밥과는 또 다른 느낌의 볶음밥
약간 비빔과 볶음 중간 형태의 맛입니다.
볶음밥 특유의 누른 식감이나 휘휘 날리는 그런 느낌은 없어요.
그래도 아귀찜 소스가 감칠맛 좋고 구수해서 볶음밥도 맛이 좋습니다.
갠적으로 김가루도 추가해 주면 더 좋을 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요즘 종로에 사람들이 다시 몰리는 거 같아요.
익선동 을지로 뿐만아니라 낙원상가부터 시작되는 포차라인도 바글바글하더군요.
거리 구경, 사람 구경, 음식점 구경 지루할 틈이 없더라고요.
아직은 일교차가 심하지만 슬슬 밖에서 먹기 좋은 시기가 오는 거 같네요.
야장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어요.
설레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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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진짜 별로였던 집이였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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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 조연급 할저씨 분들 자주 출몰하시는 거 같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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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긴 맛은있는데.. 좌식이라.. 불호.. 경남마산가면 말린아귀로 아귀찜 해주는곳 많아요!! 나름 별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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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찌잉했어요... 말할 수 없는 저림의 고통과 관절들의 아우성...ㅠㅠ | 23.03.20 08: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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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 조연급 할저씨 분들 자주 출몰하시는 거 같아요 ㅎㅎㅎ | 23.03.20 09: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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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긴 맛은있는데.. 좌식이라.. 불호.. 경남마산가면 말린아귀로 아귀찜 해주는곳 많아요!! 나름 별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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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아귀로 만드는 아귀찜 특이하네요. 마산을 출장으로 4년 간 줄기차게 다녔는데 헛 다녔네요 ㅠㅠ ㅋㅋ 찾아가봐야겠어요. | 23.03.20 10: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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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마산사람이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아귀거리가 있는걸로 알고있습니다. 꼭한번 방문 해보세용~ | 23.03.20 12: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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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사는 친척들은 아구찜은 당연히 말린아귀로 하는거라고 열성을 토하던데..... 저는 입맛에 많이 안맞더라고요..... | 23.03.20 16: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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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쪽은 말린 아귀로 만드는게 정석이었군요 처음 알게된 사실... 서울 촌놈이라...ㅎㅎㅎ | 23.03.20 16: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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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히려 말린 아귀로 하는게 좀더 시골적이고 토속적이라고 해야할까요 시골에서 마른 생선을 쪄주시던게 생각나서 좋더라구요 말린 생선으로 하는 요리가 대중적이진 않아서 호불호는 어쩔 수 없는것같아요 | 23.03.20 20: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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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진짜 별로였던 집이였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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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누구나 좋아할만한 특별한 맛은 아닌지라 이곳은 주변 사람들 데려갈 때마다 눈치가 보이긴 하더라고요 ㅎㅎㅎ | 23.03.20 12: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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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근처에 종로찌게마을 뽈내장세트 강추 합니다 !! | 23.03.20 12: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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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몇 번 가본 곳입니다. 추천해주신 김에 종로 가게되면 뽈내장세트 부수러 가야겠네요 ㅎㅎㅎ | 23.03.20 13: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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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진 않았지만 외관 내관만 훑어봐도 30년은 넘은 집 같아 보여요 ㅎㅎㅎ | 23.03.20 13: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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