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정리를 하다 나무 주판과 같이 발견한, 예전엔 용도를 몰랐다가 이제서야 알게 된 물건들입니다.
이걸 처음 본 건 중학생 때였는데, 그 땐 물건의 용도를 도무지 알 수 없어서 서랍장에 넣고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할아버지 유품인데, 너무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어떤 물건인지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땐 이미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죠.
이 물건들은 바로 계산자입니다.
영화 『아폴로 13』과 『바람이 분다』에 계산자를 사용하는 장면이 나오는, 이공계에선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필수품이었습니다.
1970년대에 공학용 계산기가 나오면서 싹 사라졌지요.
무려 made in Korea(……)인 6인치짜리 계산자입니다.
미세하게 눈금이 안 맞는 걸 보면, 저 당시 국산은 지금의 중국산의 위치에 있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당장 급할 때 쓸 수 있고 품질도 나쁘진 않은데, 어딘가 아쉬운 부분이 있고 남에게 추천하거나 선물로 주긴 망설여지는…….
이건 이름부터가 '절삭속도계산척'입니다.
일반적인 용도가 아니라, 소재 두께에 따라 드릴이나 커터의 rpm을 얼마로 맞출지 계산하는 용도입니다.
특히 아래쪽 큼지막한 자는 소재 종류까지 고려할 수 있게 움직이는 아들자가 두 개입니다.
원형으로 만든 이 계산자도 절삭용입니다.
이제와서는 금속공학과의 나이드신 교수님들이나 만졌을 법한 물건들이네요.
일반적인 계산자도 버벅이는데, 저런 특수용도로 쓰이던 계산자는 지금 쓰라고 하면 입문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유튜브에서 계산자 사용법을 찾아보았는데,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건 역전다방에 나오더군요.
<일반적인 계산자 사용법은 역전다방 47화 29분부터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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