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고 예의바른 후배로 다가온 카나데. 그러나 그 환상이 깨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인간 판독기 쿠미코는 올해 입부 한 파트 후배 중 카나데가 가장 심각한 랜덤 폭탄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발화점은 어디인가? 심지에 불이 붙기 전에 꺼트려야 합니다. 조급해진 쿠미코.
학기 초 첫 이벤트 선라이즈 페스티발을 대비해서 운동장에서 마칭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고전하고 있는 나츠키에게 대뜸 한마디 하는 카나데.
"나카가와 선배. 조금만 더 차분하게 해주세요. 가끔씩 소리가 엇나가고 있어요."
돌겠네. 진짜.
중간에서 듣고 있는 쿠미코는 어이가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후배가 선배에게 할 이야기가 아닙니다. 막말로 독한 선배에게 걸렸으면 창고에서 단체로 줄빠따 맞기 딱 좋은 말입니다.
"알았어.." 힘없이 대답하는 나츠키 선배. 쿠미코는 중간에 난입해서 카나데에게 주의를 줄 타이밍을 놓쳐 버렸습니다. "난데스까? 고레?"
정해진 연습을 마치고 칼같이 귀가하는 미레이. 다른 부원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남아서 추가 연습을 합니다. 쿠미코 눈치를 보는 카나데.
"오마에 선배님은요?"
나츠키 선배에게 했던 건방진 말투와는 다르게 최대한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물어보는 카나데.
"어..음.. 나도 남을까나?"
"그럼 저도 남을께요."
엥?
카나데의 말은 쿠미코 선배가 돌아가면 자신도 돌아갈꺼고 남으면 같이 남겠다는 소리입니다. 카나데의 말에 당황한 쿠미코. 얘가 왜 이러지?
"안 되나요?"
선배 앞에서 예쁜 척하며 알랑거리는 카나데. 원작에서는 쿠미코 선배팔에 자신의 팔을 붙이고 선배 손을 살랑살랑 잡으면서 한 대사입니다.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확실한 아이입니다. 분명 "선배, 전 선배가 좋아요."라는 메시지겠지만 어딘지 부담스럽습니다.
"뭐 괜찮겠지."
서로를 교차하는 두 사람. 쿠미코, 은근히 키가 큽니다.
가방을 뒤적거리는 쿠미코.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도 예쁩니다. 쿠미코는 골반,엉덩이,허벅지,종아리를 위시한 하체가 매력적입니다. 그때 카나데가 지금껏 쭉 물어보고 싶었던 게 있다고 질문을 합니다.
"저기 선배님은 사츠키랑 미레이, 둘 중에 누가 더 좋으세요?"
느낌이 옵니다. 조만간 카나데가 뭔가를 터트릴 것 같습니다. 폭탄 제거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이 눈... 테러리스트의 눈이야.
"왜 그래? 갑자기~"
키타우지 최고의 독심술사 쿠미코. 상대를 안심시키기 위해 눈치채지 못한 척 밝은 목소리로 떠 봅니다.
안 통합니다. 카나데가 보온병의 뚜껑을 엽니다. 설마 여기서 폭발시키려고? 아직 쿠미코 키스도 못해봤다고!(진짜?)
"질문이 별로였네요. 다시 말할께요. 선배님은 사츠키랑 미레이 둘 중 누가 더 부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 처럼 보이세요?"
휴~ 그냥 물이었습니다. 쿠미코 십년 감수했습니다. '야잇! 카나데. 애 떨어질 뻔 했잖아'
카나데를 바라보는 쿠미코의 얼굴이 복잡합니다.
설마 독을 탄 건 아니겠지.
지금 카나데는 위태로운 상태입니다. 어떻게든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같이 있는 시간이 긴 사람이 아무래도 더 호감이 가긴하지."
"사츠키가 더 부활동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이거 야바이... 카나데가 납득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빨리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뇌관에 불을 붙일지도..
"그래도 부활동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연주 능력이 좋고 단시간에 성과를 내는 쪽이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 둘 다 장점은 있고 난 둘 다 좋아해"
'엄마,아빠,언니 그 동안 감사했어요. 딸 쿠미코는 이렇게 먼저 떠납니다. 예쁜 손주 안겨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쿠미코는 석양이 지는 하늘을 보고 회한에 잠기며 필사적으로 자신의 소견을 말합니다.
"선배, 그 답변은 너무 치사하신거 아닌가요?" 카나데를 납득시키는데 실패한 모양입니다.
썩 좋은 인생이었어. 비록 전국 대회 금상은 못탔지만..
"그렇게 말해도 상관없어. 그래도 이게 내 솔직한 생각이거든."
미혹을 버린 쿠미코는 해탈했습니다. 누가 뭐래든 이제 상관없습니다.
정적이 흐릅니다. 영겁의 시간이 흐르는 두 사람.
"역시 쿠미코 선배. 마음이 넓으셔~"
휴~ 위기 일발. 쿠미코는 이제 아가타 축제에 데이트도 할 수 있고 오디션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도하는 쿠미코.
"정말이에요. 쿠미코 선배는 정말로 존경할 수 있는 분이구나. 라고..."
웃는게 무섭습니다.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보는 쿠미코. 이제 문제 해결일까요?
땀에 흠뻑 젖어 몸에 달라붙은 쿠미코의 교복 스커트. 라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첫 격돌은 위험했습니다. 탈진해 버린 쿠미코.
본 에피소드는 어딘지 삐딱한 카나데의 '열심히 하는것이 무슨 의미인가?'라는 철학적인 물음에 대한 쿠미코의 첫 대응이었습니다. 둘 간의 긴장감 넘치는 대화가 압권인 명장면, 이상 흥미진진했던 쿠미코와 카나데의 심오한 키타우지 모노가타리 였습니다.
123.141.***.***
처음 저 장면을 봤을 때도 뭔가 불안하고 조마조마 했는데 ㅋㅋ 다시 생각해 보니 카나데라는 인물은 그냥 '후배 버젼의 아스카'가 아닌 '아스카 + 쿠미코' 아닌가하는 생각도 드네요.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속마음은 알수 없고, 작고 귀여운 외모에 무해한 듯 보이지만 자신만의 고집과 당돌함으로 상대방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쿠미코가 아스카에게 그랬듯이 카나데도 오디션을 계기로 완전히 쿠미코의 편이 되었으니 신작에서도 둘의 캐미가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됩니다!
180.64.***.***
쿠미코의 악마 버전이죠.ㅋㅋ 우리 쿠미코는 가족한테는 틱틱거려도 학교에서는 착한애인데 카나데는 학교에서도 예의가...^^; 암튼 신작에서 둘의 관계가 어떻게 그려질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23.06.03 19:18 | |
123.141.***.***
오. 작고 사악한 쿠미코! 게다가 쿠미코가 갖고 있지 못한 것도 갖고 있고... 오호~ | 23.06.03 19:28 | |
180.64.***.***
오~ 쿠미코가 갖고 있지 못한게 뭘까요오~ 설마 가슴은 아닐테고. 혹시 빨간 리본? | 23.06.03 19:3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