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목록
- 에반게리온 시리즈
- 건담 수성의 마녀 시리즈
『펄프 픽션(Pulp Fiction, 1994)』
목 차
1. Maundy (세족식)
2. The Last Supper (최후의 만찬)
3. the Shepherd (목자)
요 약
- 지금이 슬레타와 학생들에게는 "최후의 만찬"이다.
- 만찬 이후 상황처럼 학생들도 격류에 휘말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 타인을 구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구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0. 이야기의 발단
웜멤메...
이걸 보고도 리뷰를 안쓴다고?
1. Maundy (세족식)
1 : a ceremony of washing the feet of the poor on Maundy Thursday
- MERRIAM-WEBSTER DICTIONARIES (www.merriam-webster.com)
"발"은 손만큼이나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자주 쓰는 단어입니다.
인간은 두 발로 땅을 걷기에 발은 더럽고 지저분한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 『바비(Barbie, 2023)』 메인 예고편 中
따라서 타인의 발을 만지고 닦아주는것은
발이 놓여있는 땅만큼 낮게 엎드려 사람의 더럽고 부끄러운 부위를 만지는 행위,
자신을 겸손히 낮추고 타인을 공경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중동에서는 노예나 여성들이 손님의 발을 닦아주곤 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베타니아의 마리아(Mary of Bethany)"입니다.
요한복음 12장에 따르면 베타니아 베이스에서 온 마리(?!)는
예수의 발에 향유를 붓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기름을 닦아줬습니다.
Jesus washes the feet of Peter
(베드로의 발을 닦아주는 예수)
Ford Madox Brown
Painting, 1858, 39.4×44.8 cm
Art form: Painting
Technique: Watercolor
Materials: Paper
Date of creation: 1858
Size: 39.4×44.8 cm
Region: London, United Kingdom
Location: Tate Britain, London
예수도 마찬가지로 자신을 낮추고 제자들의 발을 닦아줬습니다.
당연히 제자들은 제에발 그러지 마시라며 기겁을 했고 이에 예수가 말합니다.
내가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하여 본을 보였노라
- 요한복음 13:14,15
- 너도 나처럼 "말을 하라고"
세족식(洗足式)은 이처럼 예수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발을 닦아주는 예식입니다.
그러나 이런 훈훈한 상황은 이후 빠르게 변해갑니다.
2. The Last Supper (최후의 만찬)
"너희에게 평화가 아닌 칼을 주러 왔다"는 마태복음의 구절에서 엿보이듯이
세족식에서 예수의 말과 행동에는 뼈가 있었습니다.
너희가 깨끗하나 다는 아니니라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나의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 올 수 없으나 후에는 따라 오리라
- 요한복음 13:10,21,36
베타니아의 마리아와 대비를 이루는 이야기입니다.
베타니아의 마리아와 라자로(라자루스)에게서 보이는 믿음, 부활과 반대로
예수는 세족식에서 배신과 이별, 죽음을 이야기합니다.
위의 이야기 모두 예수가 체포되어 죽기 전,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한 "최후의 만찬"때 벌어진 일입니다.
마리아와 라자로의 이야기와 함께 요한복음에 기록되어있습니다.
Artist Leonardo da Vinci
Year c. 1495–1498
Type Tempera on gesso, pitch, and mastic
Movement High Renaissance
Dimensions 460 cm × 880 cm (181 in × 346 in)
Location Santa Maria delle Grazie, Milan
https://cenacolovinciano.org/en/
한창 크는 학생들 먹방은 시리즈 이전화들에도 있었지만
특히 이번 에피소드는 식사와 다과, 사탕 등
음식과 "만찬"의 요소를 비중있게 보여줍니다.
특히 중반에 보여준 기숙사 만찬은 최후의 만찬 그 자체입니다.
길게 편 식탁에 구성원들이 모여 음식을 나눠먹고 배신을 이야기합니다.
이 때 만찬의 모습은 요한복음 뿐만 아니라 마가복음에도 꽤 자세히 나옵니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제자들에게 떼어 나눠주시며
"받아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건네시자 그들은 잔을 돌려가며 마셨다.
그 때에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나의 피다.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
마가복음 14:22~24
빵, 음료, 스프 등 "빵과 포도주(액체)"의 구성요소를 충실히 보여줍니다.
학생들이 빵과 포도주를 받았기에 구원받지 않을까 안심이 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이 이후 예수와 사도들처럼 큰 박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실은 거의 예정된 수순이긴 합니다만...)
3. the Shepherd (목자)
발과 최후의 만찬이라는 뭔가 꼴 아니 뜬금없으면서도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조합을 다루는 명작이 또 있습니다.
바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Pulp Fiction)"입니다.
햄버거(빵)와 포도주(소다)를 받은(삥뜯은) 줄스는
이후 총격전에서 기적처럼 살아남게됩니다.
안트완은 보스의 여자 "미아 월레스"에게 "발 마사지"를 해줬다가 열받은 보스에게 죽었습니다.
이걸 알고서도 빈센트 베가는 신발을 벗고 그녀와 맨발로 춤을 췄고 결국 파멸했습니다.
여기서도 미아는 계속 맨발입니다.
이웃의 여자를 탐하는것은 중죄입니다.
보스의 여자를 탐하는것은 보스에 대한 배신입니다.
그러나 줄스 윈필드는 우연히 받은 신의 계시를 따라 자비를 베풀었기에
이후 조직과 동료 베가와 갈라섰고 살아남았습니다.
이 때 줄스의 대사는 많은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But I'm trying, Ringo."
"I'm trying real hard to be the shepherd."
"그러나 나는 노력하고 있어, 링고."
"나는 목자가 되기 위해 정말로 노력하고 있다고."
신과 인간, 예수와 믿는자들의 관계는 흔히 "양떼와 목자(Shepherd)"로 표현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러 인물과 단체를 이끄는 목자들과 그들의 양떼가 보입니다.
양과 목자, 이끄는 사람과 따르는 사람은 별개의 존재가 아닙니다.
예수를 따르던 사도들이 이후 세상으로 나아가 또 다른 목자들이 되었듯이
미오리네와 구엘도 가르침을 받던 학생에서 이제는 타인을 이끄는 목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자들은 자신들의 방식대로 지구와 우주인을,
학생들을, 에리와 슬레타를 구원하려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슬레타 또한 양에서 목자로 변화하려합니다.
Ἓν οἶδα ὅτι οὐδὲν οἶδα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
- 소크라테스(Σωκράτης, Socrates)
슬레타는 수성에서도, 학원에서도 멋모르고 타인을 구했지만
이제는 의식을 갖고 스스로를 구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스스로를 구하는것 또한 타인을 구원하는 길이기도 하니까요.
선악과를 먹고 낙원에서 추방당한 아담의 후손,
우리 인간이
매일같이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두 발로 서서 이 땅 위를 걷는 것.
더럽지만 땅을 일궈 먹고 사는 것.
그리고 그것을 서로 나누는 것.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지막 연휴와 함께 남은 5월 잘 마무리하시길 :)
14.53.***.***
분량이 적다보니까 온갖 상징으로 꽉꽉채워넣은 수마....
119.197.***.***
좋은 글, 잘 봤습니다.
175.223.***.***
1.222.***.***
그러고보니 불교에서 공복중에 염소젖을 마시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기독교뿐만 아니라 불교까지?
182.228.***.***
머리 속의 안개가 맑게 개이는 느낌.그런 좋은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걸로 수성의 마녀를 더 재밌게 볼 수 있어.
14.53.***.***
분량이 적다보니까 온갖 상징으로 꽉꽉채워넣은 수마....
119.197.***.***
좋은 글, 잘 봤습니다.
175.223.***.***
1.222.***.***
그러고보니 불교에서 공복중에 염소젖을 마시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기독교뿐만 아니라 불교까지?
182.228.***.***
머리 속의 안개가 맑게 개이는 느낌.그런 좋은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걸로 수성의 마녀를 더 재밌게 볼 수 있어.
58.230.***.***
11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