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침, 아파트에서 오토바이 세워둔 곳으로 가던 도중.
등뒤에서 쾅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났습니다.
돌아보니 콘크리트 타일 통로에, 주스 캔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위를 올려다보니 초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와 여자아이가, 6층 베란다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히죽히죽 웃고 있는 걸 보니 못된 장난을 친 듯 했습니다.
[이거, 너희가 던진거니?]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런 짓 하면 안되는거야. 알겠어?]
두 아이는 변함없이 히죽거리며 나를 내려다봅니다.
[왜 웃는거니!]
나는 조금 소리를 높였습니다.
빈 깡통이라고는 해도 머리에 맞으면 다칠지도 모릅니다.
또 이런 짓을 하지 않게 하려면, 제대로 주의를 줘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는 어린 아이들도 지나다니는 곳이니까 물건 같은 걸 던지면 위험해. 알았니?]
[시끄러워, 이 할망구야.]
남자아이가 대꾸하더니, 두 아이는 쓱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회사에 안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 스쿠터를 타고 출근했습니다.
그날 밤, 스쿠터를 주차하고 아침 그 통로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니, 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 순간.
얼굴 앞머리에 닿을 듯, 무언가가 앞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콰직!
발밑에, 청테이프로 칭칭 감긴 신문지 다발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양손으로 겨우 들어올려야 할만한 무게니, 정통으로 맞았더라면...
소름이 끼쳐 시선을 올리니, 5층 베란다에서 무표정한 여자가 안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습니다.
그날 이후, 아이들한테 훈계하는 게 무서워졌습니다.
출처: http://vkepitaph.tistory.com/1176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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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괴담은 어느날 아침, 등뒤로 떨어진 깡통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소자녀화가 진행되면서, 아이들을 황제처럼 떠받드는 모습도 흔해졌죠. 자녀의 기를 죽였다는 이유로, 실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부모도, 어쩌면 정말 존재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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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내려와서 킬각을 잰 걸 수도 있고, 애들이 한층 위로 올라가서 던진 걸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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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좀 이상해서 답글을 남깁니다. 아이들은 6층이고 여자는 5층이네요. 오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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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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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KRKO
어 좀 이상해서 답글을 남깁니다. 아이들은 6층이고 여자는 5층이네요. 오타인가요? | 17.03.08 07: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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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 17.03.08 09: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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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층인가 보군요 | 17.03.08 16: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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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복층이 아니라면, 그럼 부모도 아닌 사람이 윗층에 사는 애 기를 죽였다고 대뜸 사람을 즉사시킬만한 물건을 던지다니 엄청나네요 이거... | 17.03.09 22: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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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내려와서 킬각을 잰 걸 수도 있고, 애들이 한층 위로 올라가서 던진 걸 수도 있겠죠. | 17.03.09 22:5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