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武人 이만기는 영남 살던 사람으로, 그 사람됨이 억세고 사나워 담력이 있어서 그 눈동자가 상대방을 압도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항상 자신에게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던 적이 있었던 것은 없노라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 그가 갑자기 집에 있었을 때 일이었는데 갑자기 억수로 비가 쏟아지면서 천둥 번개가 크게 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때 커다란 불덩어리가 들어와서 방, 마루, 부엌, 마당 등 마구 돌아다니기를 반복하였고 번개와 천둥이 치니 온 집안은 물론이며 천지가 진동할 지경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이만기는 태연하게도 누워서 편안하게 있으며 생각하기를, '내가 죄를 지은 것이 없는데 어찌 벼락과 천둥을 두려워하겠는가?' 하자
갑자기 이때 느티나무가 벼락에 맞아 쓰러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비가 그친 후에 이만기가 아내와 자식이 혼절해 있는 것을 보고 깨웠으나
그 해가 지나기도 전에 아내와 자식은 모두 죽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양으로 올라와 벼슬살이를 시작하니 관직이 오위장을 거쳐 마침내 함경도 별해진이란 곳의 첨절제사로 제수 받아 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첩을 대동하여서 함경도 별해진에 부임해 이르니, 하는 말이 전임 첨사들이 모두 귀신의 장난을 만나 이미 여러 사람이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관아의 숙소를 닫고 이미 새로 부임하는 첨사마다 여염집에 거주하는 것이 오래되었다고 하니
이만기는 자신의 용맹을 믿고 관사를 치우고 청소케 하였으며 거기 들어가 앉았습니다.
그리고 데려왔던 첩은 안채에 거주하게 하였으며 자신은 혼자 앉아 동헌 마루에 있었는데
불을 밝히고 앉아 있던 와중에 무슨 물건이 방에서 나오는데, 그 모습은 마치 나무에 검은 보자기를 씌운 듯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얼굴을 볼 수 없었는데, 이어 둘이 차례대로 나오는 순간 비슷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귀신 셋이 이만기와 앉아서 마주 보는 가운데 점점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고 그는 조금씩 뒤로 물러서다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놈들은 어떠한 귀신이기에 감히 주상전하의 명을 받은 관리에게 나타나느냐? 하소연할 것이 있으면 들어줄 터이니 어서 말하여라.”
그말을 듣고 가운데 있는 귀신은 배고프다고 말하자
이만기가 답하기를 “너희가 무엇을 원하는 지 알았으니 모두 이만 물러가거라.” 하면서 주문을 외우고 손가락을 튕겨서 소리를 내니 귀신들이 두려워하는 듯 하였고
그 상황에 별해진 첨절제사 이만기가 한쪽 옆에 있는 귀신을 때리자 슬쩍 피하며
대신 그 귀신이 마루를 말아가지고 이만기를 때리자 주먹을 크게 다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귀신들이 “저희를 쫓아내시니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하고서는 마루로 내려가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날이 밝고 별해진 첨절제사가 무당을 부르고 소를 잡아 크게 굿을 열었는데
그 굿판은 사흘 밤낮동안 계속 하다가 그치게 되었다고 하며
이후로는 귀신의 장난이 없어져 다시는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천예록에서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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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질이 있는 분이다 보니 그렇습니다. | 17.04.19 02:0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