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집에 남편 같은 게 돌아온다.
출장 중이나 시골에 내려가 있어서 돌아올리가 없는데도.
언젠가는 캐나다에서 국제전화로 통화하고 5분 지나서 [다녀왔습니다.] 라며 돌아왔었다.
시간적으로 부자연스럽지 않았다면 의심조차 안했을 정도로 남편 그 자체였다.
이상한 점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그 남편 같은 건 어느새인가 사라져버린다.
식사를 준비하고 있거나, 여하튼 시선을 돌리고 있으면 그 사이 사라지는 것이다.
결혼하기 전부터 동거했지만, 당시에는 그런 일이 없었으니 어쩌면 지금 사는 집이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최근에는 나도 익숙해진 것인지, 진짜 남편이 돌아와도 의심하게 될 정도다.
별거 아닌 거 같아 보일지는 모르지만, 나는 무섭다.
남편에게도 직접 말해봤지만 믿어주질 않는다.
지난번 친구가 묵으러 왔을 때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남편의 생령이라면, 그래도 남편 본인이니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혹시 남편으로 가장한 다른 무언가라면...
오늘은 남편이 계속 집에 있으니 안심하고 있지만, 언젠가 바뀌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무서워진다.
친구는 비디오나 녹음기로 남편 같은 게 왔을 때 기록을 남기라고 조언했지만, 왠지 모르게 꺼려진다.
단 한번, 남편 같은 게 광고지에 낙서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정작 남편에게 보여주니 그냥 내가 장난치는 것이라 여겼는지 웃어넘겼다.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출처: http://vkepitaph.tistory.com/1179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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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괴담은 남편이 없을 때 찾아오는, 남편과 똑 닮은 알 수 없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 도플갱어인지 생령인지, 아니면 아내의 정신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익숙한 존재가 믿음을 배신할 때, 공포만이 남는다는 건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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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보다는 다녀왔어. 가 조금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남편과 부인 사이가 극존칭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사이가 좀 멀어보이기도 하지요 :3 ...가만, 혹시 존칭을 씀으로써 더욱 수상해 보이는 효과가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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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보다는 다녀왔어. 가 조금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남편과 부인 사이가 극존칭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사이가 좀 멀어보이기도 하지요 :3 ...가만, 혹시 존칭을 씀으로써 더욱 수상해 보이는 효과가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