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친구 관계에 회의감이 듭니다

[애이르]

고민이라고 할까, 하소연에 가깝긴 한데 정말 어디다 써야 할지 몰라 여기 써봅니다.

저는 모 여고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소설 깊게 파는 걸 좋아하고, 2차 창작도 찾아보는 편이에요. 별로 밝히고 싶진 않았지만 소위 말하는 부녀자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제 친구들 중에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애들이 많아요. 아닐 거라고 생각한 애들도 알고 보니 다 애니메이션 보는 애들이 많더군요...

여덕들의 상당수가 트위터를 하는 편이고, 제 친구들도 절반 쯤은 트위터를 하고 있어요. 저는 입덕하고부터 시작한 진성 트위터리안이었는데, 7월에 그 사태 터지고 나서 거의 드문드문 들어가고 있고요. 근데 트위터 동인계는 극단적인 PC나 도덕 강요나 여메웜에 옹호적인 분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몇몇 애들은 얘도 혹시 그런 류 아닐까 몰래 의심했습니다. 물론 그러면 안된다는 건 압니다. 일종의 편견이니까요. 당장 저만 해도 정치적 스탠스와 관계없이 PC는 싫어하는 편이고, 지금까지 알고 지냈던 여덕 친구들 거의가 그런 쪽은 반대하는 입장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근데 얼마 전 일이 터진 겁니다. 저는 쉬는시간에 평소처럼 애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데에 끼어들려는 참이었어요. 그런데 애들이 1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나름 인터넷 커뮤니티 계보 외우기를 즐기는 편이라 할 얘기 바리바리 싸서 끼어들려는 참이었어요.

친구들 입에서 한남이라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저는 정말 당황해서, 얘들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싶었어요. 뜻도 정확하게 알고 있더군요;;; 오유와 루리, 디씨를 들먹이면서 정신병자가 많다고 했고요. 저는 디시를 간간히 눈팅하는 편인데, 디시 분위기가 여초 입장에서는 다 험악해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디시는 갤바갤인데, 성향을 한 쪽으로 단정짓는 것은 옳지 않을 뿐더러, 원래 모두 까기 사이트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저는 생각했기에 그리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었습니다.제가 남성향 작품을 좋아하고, 사이트는 여럿 눈팅하고 다녀서 그렇게 느낄지도 모르지만요.

물론 다른 친구들은 그런 걸 잘 모르거나, 여메웜이 페미니즘이 아니라 남혐 사이트라는 걸 인지하는 쪽입니다.

저는 인간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편입니다. 제가 나서서 친구를 만들고자 하는 성격이 아니라 더 그런 것 같아요. 그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저에게는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제가 너무 확대해석한 걸지도 모르지요. 한남이라는 말이 원래 여초에서는 자주 쓰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친구들이 그런 사상에 은연 중에 동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여러모로 복잡한 기분입니다. 괴롭습니다.

[isiIria]

꼭 일부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사용하고 그런 사이트를 눈팅한다고 해서 꼭 그 사이트를 지배하는 사고에 빠져들었단 뜻은 아닙니다.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이니만큼 자극적인 사고를 흡수하기도 쉽지만, 반대로 크게 신경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혹 지금은 동조하더라도, 나중에 이불킥을 할 수도 있구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구요. 지금 당장은 누군가를 혐오함으로써 내가 진취적이고 명분 있고 투사라고 도취하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힐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친구분들의 그런 태도로 인해 불편하다면 거리를 조금 두시거나 직접적으로 얘기 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치킨마요 먹고싶다]

고등학생이기에 가능한 생각들입니다 아직 더큰 세상을 보지못했기에 커뮤니티라는 작은 것만 보고 그것이 옳다라고 받아드리는 나이이기에 그런겁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른 가든 직장생활을 하든 더 큰 세계를 바라본다면 더큰 생각을 하게되 고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니 걱정마세요 오히려 나이를 먹어도 한남한남 거리면서 철이 안든다면 그때가서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