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가을세일 목록을 보다가 고양이를 보고 홀리듯 구매한 게임. 본래 가격도 3천원 대로 저렴한데, 20% 할인으로 2천원 남짓밖에 지불하지 않았다. 게임 타이틀 한 번 보여주지 않고 다짜고짜 등장한 작은 섬 위의 고양이. 고양이를 찾아야 하는 미션을 숙지했으므로 오른쪽 하단의 이정표 아이콘을 눌러 다음 스테이지 섬으로 이동하자. 마우스 양쪽 클릭과 휠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조작이 편리한 건 아니다. 위안을 삼자면 딱히 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섬 두 군데 정도 돌고 나면 금세 익숙해진다.
소복소복 눈 내리는 듯한 잔잔한 음악과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은 색감 덕에 겨울 날의 한적한 외딴 섬들 그 자체. 빈 집은 없어 보이지만 다시 타긴 어려워 보이는 차들을 보면 폭설로 망한 섬들 같은 느낌도 없지 않다. 그러므로 안 그래도 추워할 고양이들을 어서 구해주자. 아이들이 좋아할 털실 뭉치도 함께! 숨어 있는 곳들이 대체로 비슷해서 전체적인 난이도는 쉬운 편. 하지만 다 뒤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못 찾은 고양이와 털실이 있을 때면 꽤 당황스럽다. 그나마 고양이는 근처에 가면 애옹애옹 울기 때문에 길을 잘 뒤적거리면서 찾을 수 있지만, 털실은 소리 하나 나지 않기 때문에 털실 찾기의 난이도가 조금 더 높은 편이다.
배고픈 길고양이가 야오옹 하고 우는 걸 듣고 어디쯤인지 두리번거려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특별할 수 있다. 소세지 하나라도 사다 먹여봤다면 이 녀석들이 더 애잔해질 것. 넌 왜 여기 있니... 걱정스러울 정도로 혼자 숨어 있는 아이들만 이어지다가, 마지막 섬에서는 두 마리 고양이가 대화라도 하듯 함께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이 어디에서 겨울을 보내든, 행복하고 따뜻했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커지는 게임.
총 열 두 개의 섬에서 고양이들과 털실을 찾으면 된다. 2시간 정도면 엔딩을 볼 수 있는 짧은 분량. 개발자의 근황을 보면, 미스테리 콘셉트로 또 고양이 찾기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것 같다. 비슷한 맵이 조금 아쉬웠는데, 다가올 신작에서는 더 다양한 환경에서 신비로운 고양이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