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의 말을 듣자, 고양이는 테오 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갔다. 이내 테오의 입에 본인의 입이 거의 닿을
정도로 간 뒤, 테오 에게 기분 나쁜 웃음을 보여주며 말했다.
“왜? 쥐를 왜 잡았는데? 배고파서 먹으려고 그런 거 아냐?”
고양이의 말에 테오는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놈은, 배가 고파서 잡은 게 아니었어. 그냥 죽인 거야.”
“그냥 죽였다니...?”
“그 이후로, 그렇게 이상하게 변한 개, 고양이를 봤는데 놈들은 우리처럼 멀쩡한 애들을 쫓아와서 죽여.
그리고 먹지는 않아. 이상하지 않아?”
고양이의 말에 테오는 어떠한 반응도 하지 못했다.
“난 지금까지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놈들 중에 너처럼 후각이 뛰어난 것들도
있어, 어디에 숨더라도 발견되겠지. 그나마 이곳은 여러 냄새가 나니까 나를 숨길 수 있어. 난 여기 있어
야 해.”
고양이는 힘없이 생선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 엎드렸다. 그는 기운이 다 빠진 모양새다.
“여기 계속 있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야. 물론 이곳의 냄새가 너의 냄새를 가려줄 순 있어도, 그건 임시적
이야. 조금만 가까워져도 네 냄새는 충분히 구별할 수 있어. 그래서 내가 너를 찾아 낸거고.”
“그래? 아... 그렇지. 난 이미 너에게 발견된 거구나. 어쩔 수 없네.”
고양이는 생선 조각을 발톱으로 찢어서 입에 물었다.
“사람은? 사람은 본 적 있어? 만약 누군가 살아있다면 그들에게 보호를 받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 본 적 없어.”
“나랑 같이 가자. 이곳은 안전하지 않아. 나랑 같이 살아남은 사람들을 찾자.”
“싫어, 설령 살아 있는 사람들이 있어도, 그들이 나를 보호해줄지 어떻게 알아? 그리고 난 여기가 좋아.
여기 있으면 내가 먹고 싶을 걸 마음껏 먹을 수 있어. 그냥 난 죽을 때까지 여기 있을래.”
고양이는 생선들이 쌓여있는 곳에 가서 등을 대고 누웠다. 그러자 그의 배가 중력을 뚫고 하늘 위로 솓아
올랐다. 그리고 고양이는 볼록한 배 때문에 균형을 잃어 생선더미 밑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굴러갈 때,
가속이 살짝 붙었으나 맡은 편의 벽에 부딪혀 멈출 수 있었다.
“어휴, 요 며칠 너무 잘 먹어서 몸이 좀 무거워졌어. 그놈들 나타나면 도망치지도 못하겠다.”
고양이는 자조적으로 깔깔대며 웃었다. 그 모습에 테오는 포기하고 마트 안쪽으로 들어갔다.
“야, 그놈들 보면 무조건 도망가라고~”
테오의 등 뒤에서 고양이의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테오는 그것을 무시하고 나아갔다.
테오는 마트 주변을 둘러봤다. 거기에는 많은 물품이 쌓여 있고 테오의 시각과 후각을 자극했다. 너무 많
은 자극이 한꺼번에 들어온 탓에 테오는 살짝 당황했다. 그중에서 테오의 코에 익숙한 냄새가 났다. 테오
는 그쪽으로 다가갔다. 거기에는 그의 주인이 자주 주었던 사료가 쌓여있었다. 낮은 곳에 있는 데다 이빨
로 충분히 뜯어서 내용물을 먹을 수 있었으나, 그는 배가 불렀기에 그것을 그냥 지나쳤다. 이후 테오는
마트의 중앙 쪽에 있는 계단에 다다랐다. 계단은 한층 더 아래쪽 지하까지 이어져 있었다. 테오는 계단
위쪽에서 코를 좀 킁킁대다 아래로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아래층에는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것으로 보이
는 의류들이 걸려있었다. 테오는 바싹 긴장하며 걸려있는 옷 사이로 이동했다. 걸린 옷들에서 꽤 향긋한
냄새가 났다. 좋은 냄새였지만, 테오가 찾는 것은 아니었다. 테오가 옷들 사이에 깊숙이 들어오자, 다리
근육을 풀어버릴 정도로 포근한 냄새가 진동했다. 테오는 잠시 엎드렸다. 잠시 쉬어가려는 것이었다. 좋
은 향기가 그의 코에 날아와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테오는 코를 들었다. 아까까지 자기 코에 진동하던 그
고양이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즉, 주위에 뭐가 있는지 감지할 수 없었다. 테오는 위험을 느꼈고, 벌떡 일
어나 옷 사이를 뛰어갔다. 한참을 뛰어가자, 의류 숲은 끝났고 다른 곳으로 이어진 통로가 나왔다. 테오
는 그곳으로 들어갔다. 통로는 하얀 배경에 밝은 빛이 있었고 아주 길었다.
통로는 지하철역까지 이어졌다. 테오는 지하철역이 지상과 거리가 꽤 있어, 살아있는 사람들이 이곳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는 고양이의 말이 거짓이라고 여겼지만, 텅 빈 곳을 볼 때마다 조금씩
마음이 바뀌었다.
테오는 바로 지하철을 타는 곳으로 향했다. 테오가 지나가자 이상한 전자음이 들렸다.
지하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가자 하얀빛의 두 공간이 어두컴컴한 가운데 공간을 감싸는 곳이 나왔다. 테
오는 냄새를 맡았다.
이상한 냄새가 났다. 그것은 아까 맡은 고양이 냄새와는 달랐지만, 생명체의 냄새였다. 그렇다고 사람 냄
새도 아니었다. 심지어 그 냄새는 3개 이상의 다른 생명체가 합쳐져 있었다. 테오는 그 냄새를 따라갔고,
냄새는 더욱 강력해졌다. 테오는 냄새의 정체를 어느 정도 파악했다. 하나는 쥐 냄새 또 하나는 비둘기
냄새 마지막 하나는...
난생처음 맡아본 이상한 냄새였다. 이는 분명 테오가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생명체였다. 테오는 그 냄새
를 따라 더 가까이 갔다. 혹시 모르니 최대한 발소리를 적게 내면서 다가갔다. 저 멀리 녹색 음료수 자판
기 옆에 뭔가의 뒷모습이 보였다. 냄새는 강력했지만, 거리가 조금 있어 잘 보이지는 않았다. 테오는 더
가까이 갔다. 그것의 모습이 더 명확하게 보였다.
그 어떤 것은, 두 발로 서있고 두 팔이 있고, 본인보다 살짝 작았다.
이윽고 그것이 뒤를 돌아봤다.
그것은 원숭이였다.
하지만 형상만 원숭이였다.
테오는 병원에서 분명히 원숭이를 본 적 있었고, 원숭이 냄새를 알고 있었다. 물론 원숭이 종족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대부분 비슷비슷하기에 식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테오의 눈앞에 있는 저 원숭이에겐 원숭이라 할 수 없는 괴이한 냄새가 났다.
생김새도 뭔가 이상했다.
원래 원숭이의 두 팔은 길이가 서로 같다. 개도, 고양이도 앞다리 두 개의 길이가 서로 같다. 그런데 저건
왼팔이 아주 짧고 오른쪽 팔이 비정상적으로 길었다. 그리고 눈알이 한 개 없는 듯했고 배에서 뭔가가 계
속해서 나왔다.
순간 테오의 눈에 비둘기와 쥐가 보였다. 그것들은 원숭이의 주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배가 뚫려 있
었다. 그들은 원숭이에게 잡혔던 것으로 보였다. 테오는 아까 3개 생명체의 냄새가 동시에 난 이유를 깨
달았다.
순간 고양이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눈앞에 저것은 고양이가 말했던 것과 외형이 비슷했다. 그것은 배가
고파 잡아먹기 위해 누군가를 죽이는 것이 아닌, 그냥 죽이는 존재였다. 그것은 테오보다 덩치가 작았다.
하지만 테오는 본능적으로 저것과 대적해서는 안 됨을 느꼈다.
그것이 서서히 테오 에게 다가왔다. 아까는 두 발로 서있었지만 지금은 네발로 기어왔다. 오른쪽 팔이 지
나치게 긴 나머지 그 팔을 질질 끌고, 다른 팔은 허공을 휘저으며 다가왔다. 그리고 입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냈다. 테오는 그것과 말이 통할 것이라는 생각을 바로 버렸다. 그는 계단 쪽으로
몸을 돌려 뛰어갔다. 그러자 그것이 엄청난 소리를 내며 테오를 뒤쫓아 왔다. 아까 마트, 그 마트로 도망
가는 것이 테오 에겐 최선이었다. 그곳에는 그 고양이도 있고, 이런저런 물품이 많아 숨을 곳이 많기 때
문이었다. 지하철 통로를 지나 마트로 되돌아온 테오는 아까 고양이가 있던 곳으로 달려갔다.
마트까지 오는 동안 원숭이의 냄새와 소리는 다행히 멀어졌다. 그것은 테오보다 기동성이 훨씬 떨어지는
존재였고, 가볍게 따돌릴 수 있었다.
테오는 고양이가 있던 생선이 쌓인 곳으로 갔다. 고양이 냄새가 아직도 났다. 아직 그곳에 있는 것이었
다. 그런데
거기에 아까 그 원숭이에게 났던 냄새도 같이 났다.
테오는 걸음을 멈췄다. 그는 다른 존재가 이곳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갑자기 고양이가 있던 곳에서 큰
소리가 났다. 테오는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반대편으로 뛰어갔다. 테오의 뒤쪽에서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분명 개가 짖는 소리였다.
테오는 그것이 본인과 같은 개라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그것은 아까 본 원숭이보다 훨씬 더 위험했다. 그
것은 테오처럼 상당히 빠를 것이고, 후각이 민감해 가까이 가지 않아도 들킬 수 있었다. 방금에도 테오가
그것의 존재를 알아채자, 그것도 테오를 알아챘다.
테오는 이 마트에서 벗어나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개로 추정되는 그 존재는 상당히 빨랐고, 멀리서
아까 마주친 원숭이의 냄새도 나기 시작했다.
아까 테오가 마트를 둘러보았을 때, 테오는 이곳에서 세 개의 출구를 발견했다. 하나는 밖에서 이곳으로
처음 들어온 곳이고, 다른 하나는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이었다.
테오가 처음 이곳으로 온 통로 쪽은 지금 달리는 방향과 반대라서 갈 수 없었고, 지하철역으로 가는 통로
는 아까 그 원숭이와 마주칠 위험이 있었기에 갈 수 없었다. 테오는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출구 쪽으로
달려갔다.
테오의 눈앞에 출구가 보였다. 하지만 그곳의 문은 닫혀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쫓아오는 그것은 아주 가
까이 다가왔다. 지금 여기서 방향을 틀어 그것을 따돌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테오는
도박을 하기로 했다. 문이 잠겨있으면 꼼짝없이 잡히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문에 몸을 부딪쳐서 열 수
있을 것이었다. 확률은 반반이었다. 테오는 속도를 더욱 높였다. 문이 점점 가까워졌다. 테오는 뛰어올라
몸의 옆구리를 문에 부딪혔다.
쿵
다행히 그 문은 얇고 가벼운 문이었고 잠겨있지 않았다. 테오는 살짝 열린 틈에 필사적으로 몸을 비집고
들어갔다. 밖으로 나온 테오가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보자.
쿵
그것이 문에 머리를 강하게 박았다. 아니 머리보단 입을 박아버렸다.
그것은 문을 열어서 나오려고 하기보다는, 문을 물어뜯으려고 했다. 테오의 눈앞에서 입을 벌린 그것은
테오의 예상대로 개였다.
아주 검은 색의 털을 가진 개지만, 얼굴에는 붉은색의 뭔가가 가득했다. 또한, 이빨이 비정상적으로 크
고, 한쪽 눈이 빠져있었다. 테오는 그것의 얼굴을 조금 쳐다보다가 다시 도망쳤다. 어떻게든 저것으로부
터 벗어나야 했다. 테오가 바깥으로 나오니 여러 차와 건물들이 보였다. 주변 건물로 숨는 것은 위험했
다. 놈도 냄새를 맡아 추적할 수 있기에 건물 내부는 발각될 가능성이 컸다. 테오는 정지된 차들 사이로
뛰어갔다. 테오의 전방 쪽 먼 곳에 언덕이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큰 건물이 세워져 있었다. 테오는 그
곳으로 달려갔다. 다른 것을 생각하기엔 상황이 급했다. 그것의 냄새가 가까워졌다. 그것이 결국 문에서
나와 테오를 쫓아온 것이었다.
테오는 사력을 다해 뛰었지만, 그것과의 거리는 계속 좁혀졌다. 그것이 마트에서와 달리, 도로에서는 테
오보다 좀 더 빨랐다. 테오는 이렇게 도망가다간, 결국 잡힐 수밖에 없었다. 테오는 결국 건물 안으로 들
어가 숨기로 결정했다. 테오는 언덕 위로 올라와 거기 세워진 큰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건물 문은 열려
있었고, 1층에는 위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와 문이 달린 계단통로가 있었다. 그리고 그 문은 살짝
열려있었다. 테오가 그 문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그것이 건물 앞에 도착했다. 테오는 건물 밖의 그것과 눈
이 마주쳤다. 깜짝 놀란 그는 바로 고개를 돌려 문틈으로 들어간 뒤, 머리로 문을 밀어 닫았다.
문은 닫혔고, 문밖에선 그것이 문을 머리에 박아댔다.
쿵 쿵 쿵
테오는 소리를 뒤로하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건물의 2층은 문이 닫혀 있었고, 3층이 열려있었다.
그곳에 들어가니 엘리베이터와 문 두 개가 일렬로 있었다. 테오는 후각에 온 신경을 집중한 채 제일 오른
쪽에 있는 문으로 다가갔다. 문은 닫혀있었고, 문 너머에는 코를 찌르는 시큼한 냄새가 났다. 테오는 이
곳이 사람들이 볼일을 볼 때 이용하는 화장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엘리베이터 옆쪽 문으로 향
했다. 문은 열려있었다.
문 너머의 공간에는 의자와 탁자가 아주 많았다. 테오는 테이블 사이를 조심스럽게 걸어가며 냄새를 맡
았다. 1층에서 아직도 머리를 박고 있는 그것을 제외하면, 사람을 포함해서 다른 생명체의 냄새는 나지
않았다. 그 외에 여러 냄새는 철이나 나무, 헝겊 등 테오가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테오는 아무도 없는 이 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현재 상황에서는 적일지도 모르는 다른 존재보다, 혼자 있
는 게 안전했다. 테오는 식탁들이 있는 공간 끝에 열려있는 문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과일과 채소등 먹
을 수 있는 것들의 냄새가 났다. 그중에는 양파와 마늘 냄새도 있었다. 테오는 냄새를 추적하여 양파와
마늘이 담긴 봉투를 찾아냈다. 그리고 그것을 물고 나와 올라온 계단 쪽으로 던져버렸다. 양파와 마늘 냄
새는 너무 강해서 냄새의 변화를 감지하는 데 방해되기 때문이었다. 그 외에 테오 에게 자극적인 냄새를
풍기는 것은 없었다.
이후, 테오는 바닥에 엎드렸다.
테오의 뒷다리가 떨렸다. 아까 뛰어온 탓에 몸에 열기가 올라와 본능적으로 숨을 헐떡였지만, 테오는 이
내 그것을 억지로 참았다. 그 소리를 듣고 혹시라도 다른 존재가 나타나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엄청난
일이 갑작스럽게 일어난 탓에, 테오는 자기 자신을 추스를 필요가 있었다.
시간이 좀 지나, 마음이 안정된 테오는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토대로 생각을 정리했다.
고양이의 말은 사실이었다.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고, 지금까지 본 건, 그 고양이와 이상하게
변한 그것들이 전부였다. 테오는 순간 사람들이 전부 사라진 것이 아닐까 하고 걱정했다. 만약 그렇다면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테오는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절망에 입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억눌려
있던 공포감과 두려움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테오는 아까 그것으로부터 도망칠 때보다 더 힘겹게 그 감
정들과 싸웠다. 1층에서는 아직도 그것의 냄새가 났다. 여기서 떨고 있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었
다.
테오는 마트에 있던 고양이를 생각했다. 고양이가 있던 곳에 변종된 개가 나타났고, 분명히 고양이는 죽
임을 당했을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그것과 비슷한 미래가 찾아올 수 있었다. 테오는 두려움을 떨
쳐내야 했다. 테오는 두려움이 몰려올수록 자신이 멍청해짐을 느꼈다. 테오는 있는 힘껏 몸을 흔들었다.
그 자리에 털이 많이 빠졌다. 그리고 그 털에는 두려움이 묻어있었다.
테오는 다시 생각했다.
현재 이렇게 폐쇄된 건물 안이 안전할 수 있으나 먹을 것이 없으면 오래 버티지 못했다. 아니 먹을 것이
널려 있어도, 가만히 있으면 그 고양이처럼 당할 수 있었다. 1층의 그것은 테오가 건물안에 있는 것을 알
고 있었다. 지금은 임시로 그것의 출입을 막은 것이지 결코 안전한 상황이 아니었다. 테오는 성공 가능성
이 매우 작지만, 이 건물을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기처럼 정상적인 존
재들을 찾아 무리로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여럿이 몰려다니면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
이었다.
테오는 1층의 그것을 뿌리치고 건물에서 나갈 계흭을 생각했다.
일단, 그는 아까 찾은 과일들로 허기를 채웠다. 그리고 이곳에서 안전하게 나갈 방법을 찾기 위해 다른
문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다른 문은 없었다.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아까 올라온 계단통로 쪽 출구는 문이 닫혔고, 그건 사람만
이 다시 열 수 있었다.
테오는 이유는 모르지만, 엘리베이터의 작동법을 알고 있었다. 다만 혼자서 작동시키기에 신체적인 제한
이 있음을 인지했다. 이윽고 테오는 주방으로 들어와 막대기 하나를 찾았다. 상당히 길고 가벼운 막대기
였다. 테오는 그것을 물고 충분히 고개를 들 수 있었다. 그리고 막대기의 길이는 테오가 버튼을 누르기에
충분했다.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가 테오가 있는 3층으로 와서 문을 열었다. 테오는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여러 가지 버튼들이 보인다. 그중에 테오가 눌러야 하는 것은 1층 버튼과 닫힘 버튼
이었다. 테오가 가져온 막대기는 그 두 버튼을 누르기에 충분히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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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테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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