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대해 써봄.
우울증이 증상이 어떤지, 어떤 병인지, 냅두지 말고 치료 받으라는 둥. 이런 글은
네이버나 다음 검색해보면 지겹게 나옴.
그러니까 난 간단히 우울증과 약에 대한 편견만 적음.
첫째로.......
우울증은, 그냥 기분 더럽고 우울한 걸 말하는게 아님.
우울증은 일종의 질병 상태임.
자신이 옛날엔 분명히 안 그랬는데,
요 몇달간, 뭘 해도 재미도 없고, 짜증 나고, 입맛도 없고, 기운도 없고..
이런 상태가 지속됨. 그래서 뭐든 제대로 할수가 없는 상태임.
즉, [사회직업적 손상]이 발생하는 거임.
우울증은, 얼마나 오랫동안, 누가 나한테 어떤 스트레스를 줬든간에,
결과적으로는,
일종의 신경전달물질 밸런스의 장애임.
캐릭의 HP 나 MP 가 바닥이 났다고 봐도 좋음.
ㅇㅋ? 다시 말해서 뇌의 문제라는 거임.
이게 설명하기는 간단한데, 우울한 사람 입장에서는 참 안와닿는 거임.
"사람의 마음은 신체의 영향을 받는다..." 이런거 되게 당연하고 간단해 보임.
하지만, 내가 지금 느끼는 기분과 생각이,
내 컨디션, 뇌의 상태 때문에 그런거다..라는 걸 깨닫기는 정말 힘듬.
철학에서도,
내가 보고 느끼는 세상과, 실재 존재하는 세상이 다르다는건 오래된 테마임.
대인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임.
내가 보기엔 저 사람이 나쁜 사람 백퍼 확실함. 하지만 실제론 아닐 수도 있음.
하지만 그걸 인정할 수 있겠음? ㄴㄴ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봄.
내가 보기에, 저 사람이 날 기분나쁘게 했음. 나 우울해짐. 저 사람 탓임.
하지만, 사실은
저 사람이 잘못한게 아니고!
"내가 우울증 걸려서, 이전에 비해, 더 자격지심이 심해지고, 예민해져서 그런거다.." 라는거임.
이게... 정말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게 되지가 않음.
일단 현실적으로는 남탓하는게 본능임.
아주머니들이 갱년기 우울증 오면, '아 내가 갱년기라서 우울하구나.. 하는게 아니고, 이놈의 집구석 더 이상 못참겠다' 이럼.
여성들이 생리 때 예민해지면 '아 생리라서 그렇구나.. 하는게 아니고, 오늘따라 날 건드리는 연놈이 많음' 이럼.
이해됨?
내 뇌가 이상해져서 더 기분나쁘고, 더 짜증난다고 생각하기가 쉽지 않음.
그러니 우울증이 온 사람은,
가족이나 친구를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대인기피를 함.
내 뇌가 문제가 생겨서, 매일 내 기분이 이렇게 구리구나..하고 생각하긴 정말 어려움.
이러니..병원에 잘 안옴.
둘째로.......
우울증이 신경전달물질..구체적으로 세로토닌과 도파민, 에피네프린 등의 문제기 떄문에,
약 먹으면 좋아짐. 좋아진다는게 우울증이 회복된다는거지, 기분이 좋아지는게 아님.
사람들은 우울증약이, 먹으면 '기분 좋아지는 약'인 줄 앎.
우울증약 먹으면 기분 좋아지는거 절대 아님. 한알 먹었더니 기분 좋아지는건 ㅁㅇ임.;;
우울증약은, 그냥 한 1~2주일 이상 먹으면,
덜 짜증나고, 덜 불안하고, 덜 우울한 거임. 그뿐임.
한달 이상 먹으면, 그냥 이전에 비해 대인기피나 짜증이 덜 해지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질 뿐임.
내 컨디션이 좋아진다는 거지, 그렇다고 갑자기 현실적인 문제가 술술 풀리고,
가족들이 잘 해주고, 여친이 생기고 이런거 아님.
결론적으로,
우울증에 대한 편견과, 약에 대한 편견이 합체하면, 병원에 와서 이렇게 말하게 됨.
"내가 누구누구누구 때문에 사는것도 짜증나고 피곤한게,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
-> 이러면 의사가 뭐 어쩜? 회사나 집에 찾아가서 그 사람문제 해결해주라는 거임?
의사가 그럴수는 없으니까(그래서도 안되고), 우울증 진단하고, 약 먹어보라고 함.
그러면
"약 먹으면 기분 좋아짐? 중독 안됨?" 이럼;;
약 먹으면 기분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중독도 안됨.
오래 먹어야 하는 건 인정함.
하지만 오래 먹는다고 무조건 중독임?
게임 매일 하면 게임 중독임?
밥 매일 먹으니까 밥 중독임?
직장 매일 다니면 직장 중독임?
중독은,
그걸 먹고 하느라고, 내 생활이 피폐해지고,
끊으면 금단증상이 심해서, 절대 중단할 수가 없는게 중독임.
..
끝으로 한가지 보태자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패시브 스킬로,
감정인식불능 스킬이 있는 것 같음.
즉 슬픔이나 고통을 잘 못느낌. 분노, 외로움 이런건 느껴도,
우울하다..슬프다..괴롭다..이런 감은 잘 못느낌.
그러니, 극한의 상황에서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음.
그러지 마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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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지 않으면 양심의 가책마저 사라지는데 어떻게 그걸 극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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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매일먹으면 밥중독아닌가요? 전 밥 안먹으면 먹은것 같지 않던데요...ㅋ 잘보앗습니다
(IP보기클릭)118.36.***.***
펙트글 잘읽고 갑니다.
(IP보기클릭)218.53.***.***
저는 술로 풀다가 약물로 바꿨는데 술보다 약빨이 적어서 의사분께 문의하니까 술은 항우울제에 비하면 몇백배 파워에 가깝다고 하더라구요 그만큼 술빨이 떨어지면 좋아졌던 기분이 바닥으로 내려쳐지니까 우울증 의심일때는 조심해야 한다고 술 줄이고 약을 꾸준히 잘 먹으라고 하던데....
(IP보기클릭)175.210.***.***
마지막에 보태주신 말이... 정말 크게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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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지 않으면 양심의 가책마저 사라지는데 어떻게 그걸 극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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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술로 풀다가 약물로 바꿨는데 술보다 약빨이 적어서 의사분께 문의하니까 술은 항우울제에 비하면 몇백배 파워에 가깝다고 하더라구요 그만큼 술빨이 떨어지면 좋아졌던 기분이 바닥으로 내려쳐지니까 우울증 의심일때는 조심해야 한다고 술 줄이고 약을 꾸준히 잘 먹으라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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펙트글 잘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