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목록]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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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SCP-001은 사실상 지구에 일어나는 변칙성의 근원과 같은 존재입니다.
SCP-001이 SCP재단의 설립 목적과 직접 연결되어있다고 하는 만큼
사실 이런 설정은 다른 SCP-001제안에 비해 그 의의와 가장 가깝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여튼 이 SCP-001을 격리하고자 SCP-2798을 만들었습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행위가 이루어지고
갖가지 부작용이 출몰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여튼 이 SCP-2798도 한계가 있었기에 결국 그 힘이 다하고 SCP-001이
지구에 다시 손을 뻗으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SCP-001에서 벗어나고자 재단 지도부인 O5 위원회 구성원 중 한명인 O5-2는
미래를 볼 수 있는 SCP들을 이용했습니다.
이것들은 일관되게 부적절한 요소가 결여된, 유토피아와 같은 곳에 살고 있는 인간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에 O5-2는 희망을 품고 다른 O5들을 설득하였지요
그리고 O5-3을 설득하는 부분은 이야기로서 나왔지요.
O5-2가 목격한 이 미래는 사실 지구 위의 인류의 미래는 아니었습니다.
인간이 그들 대신 고통받고 아홉 달의 중심에 있는 선택받은 인류가 대신 누리는 유토피아였지요.
O5-2는 SCP-001이 선택한, 재단을 자기들이 원하는대로 구워삶기 위한 장기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미래의 이상세계를 보여줌으로서 말이지요.
SCP-990이 O5-2의 꿈에 등장했을 때 이를 깨닫고, 결국 ■■로 삶을 마무리합니다.
한편 O5-7이 본 영화에서 나왔던
산채로 사람을 땅바닥에 박힌 꼬챙이에 자연스럽게 집어던지던 터키인은
아마 그 선택받은 인류를 대신하는 존재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꼬챙이에 박혀지던 여러 사람들은 인류겠지요.
그들 입장에서 희생양이 대신 고통받는건 정말 당연한 것이다.
그런 걸 보여주는 장치였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O5-7이 다른 사람을 방주에 이끌고 외계 행성으로 이주하지만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아닌 폐허와 다름 없는 '손들의 행성'으로
그것도 환희에 차서 도착하는 장면을 스스로 목격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데
이것은 인류 스스로가 자기발로 기꺼운 마음으로 돌아올것이다.
라고 SCP-001이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치로 보입니다.
SCP-990이 내린 계시 세가지
1. 당신들은 지금 잘못된 곳에 있다.
2. O5-2는 절대적으로 옳고 끔찍하게 잘못되었다.
3. SCP-001은 인류를 사랑으로 대하고 있다.
를 보였는데
어쩌면 SCP-990은 이 상태에서도 어느정도 SCP-001에게
이미 놀아나고 있는 상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류가 잘못된 곳에 있단 의미로 봤을때는 당연히 돌아오라는 의미가 될 것이지요
이 부분에서 SCP-990이 SCP-001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꼈습니다.
O5-2가 절대적으로 옳다는 것은 그가 봤다는 미래는 맞는 미래지만
끔찍하게 잘못되었다는 것은 인류를 자기 발로 생지옥으로 들어가게 하는 선택을 하고있단 것이겠지요
마지막으로 SCP-001이 인류를 사랑으로 대하고 있다는 의미는 자기 합리화지요
자신들 대신 희생당하는 것을 부모가 자식을 위해 대신 희생하는 것으로 합리화 한 후
자식이 부모를 대하듯 사랑한다고 말하는, 정말 끔찍하게 뒤틀린 사랑이었습니다.
한편 SCP-001에 의해 그 특성이 변해버린 SCP-2272는
엘리스 카나스토타가 경기장 전체 인원으로 바뀌고
신시내티 레즈 소속의 서거한 투수가 나타나
스포츠는 승자와 패자를 만들며
승자의 환희에는 패자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메시지는, 당연히 아홉 달의 중심에 선택받은 거주자가 승자, 인류가 패자겠지요.
마지막 찍힌 사진은 신시내티 레즈 전신 팀인
신시내티 레드레그스의 선수들이
엘리스 카나스토타와 똑같은 미소를 짓고 모두 손이 잘린채로
'과거, 미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미소와 손의 의미는 뒤에서 다시 이야기할 것이지만
'과거, 미래'라는 팻말의 의미는 약간 의미심장합니다.
물론 칼리닌의 제안의 부제가 '과거와 미래'입니다만
여기서 과거와 미래라는 팻말이 나온 의미는 무엇일까요?
과거에도, 미래에도, 인류는 행복에 겨워 그들 대신 제물이 된다는 의미일까요?
이 부분은 답을 내기가 어렵네요.
두번째 SCP-990 꿈 보고서
SCP-990은 O5-2의 꿈에 다시 등장합니다.
SCP-990은 얼굴이 양 손이 잘리고 십자가에 매달린채였죠
그리고 SCP-001이 O5-2의 아들을 모습을 취해 대신 등장합니다.
그리고 수수께끼처럼 나열되던 앞의 내용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하는데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의문점들이 퍼즐처럼 하나하나 맞춰지면서
그리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사랑이 얼마나 끔찍하게 뒤틀린것인지 보면서
소름이 쫙 돋았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칼리닌의 제안에서 백미인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문턱의 그 남자'
본격적으로 '문턱의 그 남자' 상영과 함께 인간 사회의 멸망을 그려내었습니다.
두번째 꿈 보고서에 나온 내용이 너무 끔찍했던 탓인지
O5-2는 ■■로 삶을 끝냈다는 부분부터 시작하였지요.
개인적으론 '문턱의 그 남자'부터는 회수할 생각이 없는 떡밥이 새로 풀려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그 남자'의 정체가 무엇인가입니다. SCP-001의 화신과 같은 존재일까요?
'그 남자'와 다른 네명은 동족으로 보였습니다.
'그 남자'는 동족 중 몇명을 선발하여 아홉 달에서 대신 희생할 제물을 선발하고 보내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SCP-001이 O5-2의 꿈에 등장하여 언급한 '완벽함의 결함'을
동족을 제물로 바쳐 임시방편으로 때우는 것이었을까요?
사실 '문턱의 그 남자'는 그저 SCP-001의 주민들의 한 연극이라고 생각했지만
모나쉬르가 SCP-2303의 최상층에서 발견되면서
단순한 연극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일로 보는게 옳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턱의 그 남자에서 프로테우스도 그렇고, 다른 부분에서도 그렇습니다만
왜 작품으로 바쳐지는 인간들은 모두 그렇게 환희에 차서, 기쁨에 차서 제물이 되길 자처할까요?
그 '완벽한 사회'에서는 부적절한 감정은 제물이 죽어가는 그 공간에서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일까요?
하시와 아우렐리오에서 이 회수되지 않을 떡밥들의 의미가 더 커집니다.
왜 모나쉬르는 SCP-2303, 그 탑의 최상층에 있었을까요?
모나쉬르는 왜 그토록 탑을 보호하려고 노력했을까요?
가장 결정적으로, '문턱의 그 남자'가 그 탑의 최상층에서 상영되었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작가의 말에 따르면 '침묵의 탑'은 단순히 구현되지 않은 개념이 있는 곳이 아니라
그 구현되지 않은 개념이 기존의 것들보다 나은 것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만약 SCP-2303이 SCP-001이 만들어낸 시설이라고 한다면
어떤식으로든 그들이 완벽한 사회를 구성하는 시스템의 일부였을겁니다.
'그 남자'가 모나쉬르에게 대신 희생하는 형제들을 평생 기억하라는게
죽을때까지 이 탑에서 썩으란 그런 의미겠지요.
그렇게 해야 시스템이 유지되는 것이니
모나쉬르는 그런 의미에서 이 탑을 죽기 살기로 지키려고 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SCP-001이 O5-2의 꿈에 등장해서
인류의 지식을 조금씩 갉아냈다라고 말하는 것도
SCP-001이 SCP-2303을 통해 이루어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지구상의 인류에겐 실현되었다면 훨씬 더 좋은것들이니까요
그러나 SCP-2303이 SCP-001과 전혀 관계가 없다면 그 의미는 전혀 다르게 다가옵니다.
다만 모나쉬르 입장에서 본다면 영문도 모르고 이 탑에 갇혔고 이 탑을 지키는걸 사명으로 삼았단 것은 같겠습니다만
시스템의 일부도 아닌데 지키려 한다는 건 약간 개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다만 SCP-2303과 SCP-001이 무관하단 전제하에
침묵의 탑에서 '문턱의 그 남자'가 상영되었다는 의미를 되새겨본다면
'문턱의 그 남자'에서 보여주는 이상 세계는 '기존의 것보다 훨씬 좋은 것'이 맞겠지요
그러나 SCP-2303의 의미가 이 개념들이 구현화되지 못하고 머무른다는것을 다시 상기해본다면
이 문턱의 남자가 보여주는 이상세계는 구현화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SCP-001이 이루려했던 유토피아 따위는 옛날도 앞으로도 없다는 겁니다.
하시와 아우렐리오의 결말은 아우렐리오가 자기 목숨을 걸고
결국 모나쉬르에게, 더 나아가 SCP-001이 이룩하고자하는 이상세계에 치명타를 먹이는 묘사와 함께 끝납니다.
이 결말은 이 탑이 갖는 이 의의를 지키기 위해 작가가 구상한 결말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어느쪽이 맞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 전에 제 해석이 맞는 해석인지도 잘 모르겠지만요.
애초에 작가가 쉽게 읽으라고 쓴게 아니라고 하니
자기 나름대로 결말의 해석을 내라는게 작가의 의도가 아니려나 생각해봅니다.
[후기]
사실 번역 경험이라고는 전무합니다만
스토리를 이해하고 싶다는 호기심에 출발하여 어떻게든 끝마쳤습니다.
특히 마지막 하시와 아우렐리오는 참 어려웠습니다.
길기도 깁니다만, 번역하기에 가장 애로사항이 많았던 부분은 역시 따옴표였습니다.
하나 따보면
Still trying to figure it out. The shit you're playing with didn't start with you, did it?
His words struggle out through his laughter and blood, no less clear from the effort as his life begins to leak out.
윗 문장은 대화고
아랫문장은 화자가 말하는 내용입니다.
대화에 따옴표가 없습니다.
그래서 읽으면서 뭐가 대화고 뭐가 대화가 아닌가, 이걸 나누느라 고생을 더 많이 했었습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글쓴이는 아르헨티나 대문호 보르헤스의 광팬이라고 합니다.
사실 전 번역 전엔 보르헤스가 누군지도 몰랐...
보르헤스가 궁금하신 분은 위키피디아나 나무위키에서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대충 서양 문학사에 있어서 포스트 모더니즘의 창시자격 인물로 대우를 받는 듯 하는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글쓴 본인도
'이 작품은 쉽게 읽으라고 쓴 물건이 아닙니다.'
라는 말을 덧붙였지요. 포스트 모더니즘을 추구하는건 참 악랄합니다.
떡밥은 쫙 뿌려놓고 회수는 미흡하고 생각할거리만 엄청 뿌려놓은게 딱 그런 느낌입니다.
아마 하시와 아우렐리오에 따옴표가 없이 의식의 흐름마냥 늘어놓은 부분도 그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문턱의 그 남자'는 최초에 '문턱의 남자'로 번역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가 후반부에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했기에 나중에 '문턱의 그 남자'로 제목을 바꾸었습니다.
한편, 문턱의 그 남자의 영어 제목은
'The Man at the Threshold'인데
이는 보르헤스의 단편집인
확실히 광팬은 광팬입니다.
그리고 SCP 재단 중국지부에는 이 문턱의 그 남자부터 번역이 없는데
아마도 내용 중 모택동의 방부 처리된 시체가 일어나서 군중에 찢겨진다는 내용이 있어서 그런 듯 합니다.
번역에 한 보름정도 시간을 쏟았는데 재밌었습니다.
요새 게임할 기회가 없어 약간 지루했습니다만
번역에 그걸 대신 쏟느라 번역하는 동안은 괴로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안고 지냈네요
덕택에 확실히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언제 기회가 있다면 다른 SCP 항목도 번역해보고 싶습니다만
당분간은 번역은 쳐다도 보기 싫습니다ㅋㅋ;;
부족한 번역에도 관심가지고 봐주신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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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택에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다른 SCP 시리즈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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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택에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다른 SCP 시리즈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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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02.19 17: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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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 감사드립니다^^ | 18.02.20 09: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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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감사합니다^^ | 18.02.23 09: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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