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메가 드라이브 미니, 더 이상 후속은 없다
세가 게임즈의 오쿠나리 요스케다. 메가 드라이브 미니의 콘텐츠 리더로 일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소프트웨어 책임자다.
● 수록된 게임의 선정 기준은?
내가 메인으로 선정한 것은 일본판과 아시아판인데,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수퍼 겜보이라는 이름으로 발매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일본 소프트웨어를 발매했기에 원칙적으로는 일본판과 큰 차이가 없도록 선정했다. 그래서 일본에서도 잘 알려진 게임 위주로 골랐고, 일본판의 경우 당시 유명했던 잡지 2개(비프 메가 드라이브, 메가 드라이브 팬)의 독자 랭킹을 기준으로 상위 타이틀을 선별했다. 메가 드라이브 잡지는 다른 것도 있었지만 그 두 잡지가 가장 인기가 좋았으며 독자 앙케이트도 있어서 선택했다.
개발 기간이 꽤 있었던 만큼 수록 타이틀을 먼저 30~40으로 정해 놓은 뒤 최대한 여러 장르의 게임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일본판과 아시아판의 차이는 세가의 권리가 확실한 것을 우선 시 했다는 것이고, 한국어 지원 게임은 스토리 오브 도어만 가능했다. 당시 메가 드라이브를 일본어로 즐기던 분들은 위화감 없이 플레이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언어 때문에 어려울 수 있어서 룰이 어려운 게임이나 퀴즈 게임은 제외시켰으며, 권리 문제로 일본에서만 이용 가능한 게임은 일본판에만 수록됐다. 이런 이유로 아시아판에서 제외된 게임이 있는 반면, 아시아판은 시리즈 당 하나씩만 넣는다는 일본판의 원칙을 깨고, 같은 시리즈의 타이틀이 추가 수록됐다.
● 이번에 수록하지 않은 타이틀로 제 2의 메가 드라이브 미니를 생각하고 있는지?
빠진 이유가 다 있는 것이라, 제 2의 메가 드라이브 미니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
● 세가 마크 3/세가 마스터 시스템을 기억하는 사람도 꽤 있을 텐데, 메가 드라이브로 출사표를 낸 이유는?
내가 처음 플레이 했던 것이 세가 마크 3라 추억도 있고, 가장 좋아하는 게임기이기도 하지만, 세가의 여러 하드웨어 중에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것이 메가 드라이브라 메가 드라이브 미니로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 회사 내에서는 축제 느낌으로 메가 드라이브만 미니를 낼 생각이어서 다른 기종이 나올 계획은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마크 3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웃음)
● 일본에는 주변 기기로 메가 타워가 있는데, 한국에 출시할 계획은 없나? 그리고 롬팩 액세서리를 소닉 외에 다른 것도 추가할 생각은 없나?
일단 예정은 없다. 액세서리도 처음에는 예정이 없던 것인데, 일본 내에서 메가 드라이브 미니에 대한 인기가 높은 것을 보고 계획한 상품이다 보니. 유저 분들이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면 또 모르겠지만, 현재는 일본에도 더 이상 낼 계획이 없는 상태다.
● 한국에는 컨트롤러 2개가 포함된 버전만 발매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또 유럽판과 북미판은 3버튼, 아시아판과 일본판은 6버튼이 된 이유는?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서 전 세계적으로 컨트롤러 2개 구성이 표준이다. 그런데 일본 시장은 자신감이 없다 보니 1개짜리 버전을 내게 된 것이고. 일본에서는 메가 드라이브 당시에도 닌텐도나 NEC와 온도 차가 있다 보니 좀 더 저렴한 버전을 구성했다. 하지만 실제로 내보니 일본에서도 2개짜리 버전에 대한 반응이 더 좋아서 증산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버튼은 원래 모두 6버튼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국과 유럽 쪽 자회사에서 3버튼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쪽 지역은 6버튼 패드가 나온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6버튼이 편리하기도 하고 추천하고 싶어서 6버튼만 내게 됐다.
● 언어 선택에 의해 게임 언어까지 변경된다는 점이 신선하다. 이 기능과 다국어 지원 기능을 넣었다는 것은 다른 지역의 이용자들이 구입하는 것까지 고려한 것 같은데 맞는지?
조금 다른데, 하나의 게임에 대해 여러 버전이 있는 경우 전부 넣고 싶었다. 일본어와 영어가 있는 게임이라면 양쪽 모두 넣어서 2개 국어를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의도인 것이다. 개발사인 M2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매니악한 성향이 강하다 보니 일본어와 영어 버전에는 언어 이외의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가능한 전부 수록하고 싶었다.
스태프 중에 게임을 수집하는 콜렉터는 없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라면 그것이 일본어든 영어든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게임을 플레이 할 때는 너무 매니악 하지 않게, 심플 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자 한 부분이 있다.
● 뒤쪽 포스터에 '40 타이틀 수록'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사실 40개가 아니지 않은가? 수록된 타이틀 42개 중 나중에 공개된 2개를 수록한 이유는?
개발 초기에는 40개로 끝내려 했는데 라인업을 정하는 도중 도저히 40개를 맞출 수가 없어서 신작 2개를 포함한 40+2라는 느낌으로 타협했다. 일본판 포스터에 '40 타이틀 수록'이라고 써 있는 이유는 포스터를 만들기 전 이미 42개라는 것이 결정되어 있었으나, 서프라이즈로 2개를 공개하자는 의도였다.
● 컨트롤러 인터페이스가 USB A 타입이고 USB 허브를 이용한 멀티플레이도 지원하는데, 혹시 아케이드 스틱처럼 패드 이외의 컨트롤러 연결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
USB라고 하는 부분은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컨트롤러는 게임 소프트웨어에 붙어 있는 것으로 생각했으며, USB는 특별한 이유 없이 편해서 선택됐다. 그래서 조이스틱을 발매하거나 할 계획은 없다.
● 메가 드라이브 미니가 특별 상품으로 기획되었다고 했지만, 한국에는 세가 새턴 미니, 드림캐스트 미니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나?
지금으로서는 제작 예정이 없다. 이유는 메가 드라이브 미니의 경우 축제 같은 콘셉트로 발표한 것도 있지만, 사장님이 메가 드라이브 미니에 전력을 다하라는 지시를 내린 관계로 굳이 다른 기종이나 후속 기종을 낼 것 같지는 않다. 또 현실적인 이유로 세가 새턴 미니나 드림캐스트 미니는 하드웨어 성능이 높다 보니 지금과 같은 가격으로 내기도 어렵다.
● 최근 출시되는 미니 콘솔들은 해킹에 취약한 부분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방지책은 있는가?
해킹은 될 수 있으면 하지 말아주셨으면 하며, 가능한 범위 안에서 방지책은 세워두고 있지만, 지금의 해킹 기술을 생각하면 현실적인 한계는 있다.
● 2017년 처음 발표를 했다가 1년을 연기했는데 그 동안 내부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처음에는 2018년에 내려고 개발이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 발표를 했다. 당시에는 반년 만에 개발을 완료해서 일본에 먼저 판매하다 잘 되면 다른 지역에도 내는 걸로 생각했는데, 발표를 하고 나니 1주일 만에 전 세계 유저들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자회사에서도 언제 발매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쇄도하여 계획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는 메가 드라이브 자체의 인기가 높았던 관계로 많은 물량을 요구해와서 2018년에 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발매를 연기했다. 수록 게임에 있어서도 미국과 일본은 확연히 달라 개발 단계에서도 추가 시간이 필요했는데, 결과적으로 라이선스 타이틀 교섭 기간이 늘면서 신작을 만들 수 있는 시간까지 벌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메가 드라이브 2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인가?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사장님이 한 번에 좋은 물건을 만들어내라는 지시를 내린 상태라... 하지만 혹시 메가 드라이브 미니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면 재고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 한국에서 메가 드라이브라고 하면 삼성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는데, 혹시 메가 드라이브 미니와 관련하여 삼성과 협의한 부분이 있나?
한국 내 메가 드라이브 미니의 비즈니스 규모가 크지 않아서 아시아판으로 내다 보니 딱히 협의한 부분은 없다. 사실 발매 당시 삼성의 하드웨어도 없어서 한국 패키지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또 스토리 오브 도어는 세가에서 권리를 지니고 있어서 게임을 넣기 위해 협의할 필요가 없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