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X미술전시, 넥슨재단 ‘게임을 게임하다’ 전시 개최
그리고 개관에 맞추어 오프닝 세레모니와 기자 담회를 갖고 기자단에게 전시회 첫 선을 보였다. 간담회 발표는 넥슨 컴퓨터박물관의 최윤아 관장, 넥슨 코리아 부사장이자 인텔리전스랩스의 강대현 본부장이 맡았다.
넥슨 컴퓨터박물관 최윤아 관장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 는 게이머와 개발자가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과 변화를 겪게되는 게이밍이라는 행위를 상징하며, 온라인 게임 채팅에서 사용되는 / 를 사용함으로서 모든 온라인 게임 플레이어를 불러들이는 의미를 가진다. 최윤아 관장은 “’예술은 기술에 도전을 주고 기술은 예술에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는 존 레스터의 말처럼, 최신 기술의 선봉에 있는 게임과 이 기술을 활용한 동시대예술의 방식을 융합하여 선보이고자 했다.” 고 전시의 목적을 밝혔다.
넥슨 강대현 부사장
강대현 부사장은 “인텔리전스랩스에서 매일 100테라 바이트가 넘는 분량의 데이터를 다루고 있다. 그 플레이 데이터를 중심으로 플레이어들이 넥슨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 즐겼던 것들을 여러 신기술과 결합된 방식으로 만났으면 한다.” 고 소감을 밝혔다.
최윤아 관장과 강대현 부사장이 같이 전시작품들을 소개했다. 먼저 전시관에 들어서면 만나는 로그인 키오스크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넥슨 아이디로 로그인하여 전시장에서 제공되는 IC 태그에 저장하고, 이 태그 팔찌로 전시작품들을 이용하게 된다.
로그인 키오스크
로그인 키오스크 이후 처음 만나는 전시물은 ‘또 다른 나’ 로, 로그인 키오스크에서 받은 IC 태그를 입력하면 넥슨을 대표하는 캐릭터 핑크빈/장로스탄/다오/배찌 등등 중에 하나가 무작위로 부여되고, 칭호를 달아준다.
다음은 ‘아이 트래킹’ 으로 FPS, 액션 RPG, RPG, 캐주얼, 스포츠 등 장르에서 축적된 플레이어들의 아이 트래킹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균적으로 플레이어들이 화면을 주시하는 패턴을 점으로 그려준다. FPS 의 경우 특성상 시야가 가운데로 몰리고, RPG는 보다 광범위하게 그려졌다. 캐주얼 게임은 UI의 위치에 따라 좌우에 집중적으로 모였다.
‘또 다른 나’
‘캠프파이어’
‘히든 트랙’
다음 작품은 전시장 한가운데를 차지한 ‘캠프파이어’ 로, 마비노기 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캠프파이어를 재현했다. 5개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데 모두 자리에 앉기 전에는 작동하지 않다가, 자리에 모두 앉으면 빛이 켜지고 마비노기의 테마곡이 흘러나오면서 랜턴이 상하로 움직인다.
‘히든 트랙’ 은 카트라이더를 AR 탑뷰 형태로 전시장을 달릴 수 있도록 구현해놓았으며, 세계 명소의 트랙을 현실에서 달리는 듯한 체험을 준다.
‘차원의 도서관’
‘얼음땡!’
‘로나와 판’
메이플 스토리로 만든 ‘차원의 도서관’ 은 메이플 스토리의 스토리를 전해주는 거대한 키오스크다. 서가 형태의 전시물 위에 손을 올리면 프로젝터가 해당 스토리의 내용을 주요하게 압축하여 보여준다. 바로 옆의 ‘제3보급창고’ 는 서든어택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잡은 연예인 캐릭터를 소재로하여, 각 화면마다 투명 디스플레이를 덧입혀 새로운 장면을 보는 인터렉션을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얼음땡!’ 은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의 모티브 중 하나인 얼음땡 놀이를 혼자 할 수 있게 만들어둔 것으로, 사람 크기의 보드 위에 얼어있는 배찌가 있고, 직접 발판을 밟아 퍼즐을 깨고 배찌를 구하는 미니 게임이다.
‘로나와 판’ 은 마비노기의 인기 캐릭터인 로나, 그리고 판이 폴리곤 마네킹에 프로젝션 방법으로 세워져 있으며 그 앞에는 VR 기기가 놓여있다. 이 VR 고글을 쓰면, 판의 얼굴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그가 바라보는 기계적인 시야를 느낄 수 있다.
‘1,000,000/3sec’
‘퀴즈퀴즈’
‘behind_game’
‘/ongoing_history’
‘/ongoing_library’
‘1,000,000/3sec’ 는 넥슨 인텔리전스랩스가 개발한 욕설 탐지 프로그램, 초코에 대한 것이다. 초코는 머신 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인간의 언어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학습하고 같은 단어라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욕설이 되는지, 아닌지를 구분한다. 그렇게 3초마다 1백만개의 욕설을 처리할 수 있으며, 이 작품은 그런 초코의 업무를 우주처럼 빛나는 은하의 모습으로 구현했다. 반짝이는 것 하나하나가 모두 욕설이며 이것이 초코의 판단 하에 사라지거나 남는다.
‘퀴즈퀴즈’ 는 국내 최초 부분유료화 게임, PPL 도입 등 여러 역사가 있는 게임인 퀴즈퀴즈의 시작부터 서비스 종료까지의 기록들, 사내 업무 메일 등을 프로젝션 북의 형태로 보여준다. ‘/ongoing_history’ 는 한국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의 연표와 주요 기사들을 정리했고, ‘/ongoing_library’ 는 1994년 12월부터 2008년 6월까지 국내 발간된 게임 잡지들을 모은 아카이브다. ‘/ongoing_beginning’ 은 한국 최초의 온라인 게임이었던 ‘단군의 땅’, ‘쥬라기공원’ 을 전시하고, 또 ‘바람의나라’ 의 원판 복원 프로젝트인 ‘바람의나라 1996’ 을 플레이 가능하게 전시해두었다.
‘behind_game’ 은 넥슨 인텔리전스랩스가 하루에 기록, 분석하는 100테라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의 흐름을 보여준다. 매일 기록되는 데이터의 양과 특성을 기록하고 이를 시각화된 흐름으로 표현하여 관객들이 개발자들의 영역인 서버에 접근하도록 해준다.
‘/ongoing_beginning’
‘넥슨은 도토리를 뿌렸다!’ 는 넥슨과 관련된 밈 중 하나인 ‘넥슨은 도토리를 뿌려라’ 를 활용한 것으로, 브릭으로 도토리 나무와 그 아래 도토리를 만들어 두었다. 관람객들은 이 도토리를 가져갈 수 있다. ‘The_Credit’ 은 전시에 참여한 게임들의 개발진, 그리고 전시를 주도한 넥슨재단, 넥슨 컴퓨터박물관, 인텔리전스랩스의 인력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마지막으로 ‘로그아웃’ 키오스크에서 IC 태그를 하면, 로그인한 아이디에 기록된 그동안의 넥슨 게임 정보가 간략하게 표시되어 영수증으로 출력된다. 길이가 길수록,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했다는 뜻이므로 일종의 기념품이다.
‘넥슨은 도토리를 뿌렸다!’
‘제3보급창고’
‘로그아웃’
기자의 영수증. 1미터 가량 됐다. 마지막엔 게임별 쿠폰도 있다.
해외에서는 비디오 게임이 미디어 아트의 소재로서 쓰이는 일이 잦았으며, 2010년대에 들어 국내의 현대미술 작가들 중에서도 비디오 게임을 소재로 하는 작업들이 늘어났다. 김희천이나 강정석 등이 대표적이고, 또 최근에 작고하여 서울의 토탈미술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등에서 전시를 하였던 유럽의 작가 하룬 파로키 등도 유명한 사례다.
이번 전시는 무료이고, 넥슨재단에서 주최한 만큼 본격적인 미술작업이라기보다는, 그 형태를 빌어 온라인 게임의 데이터를 플레이어들이 즐길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는 느낌의 전시였다. 아트선재센터라는 국내 현대미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간에서 이런 전시가 진행되는 부분에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했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