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포켓몬, ‘명탐정 피카츄’ 게임 원작 영화 역대 최고 흥행
게임과 영화, 두 문화 산업은 서로 여러 면에서 닮았으며 이를 향유하는 유저층도 적잖이 겹친다. 그럼에도 게임에서 영화로콘텐츠를 확장하려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로 끝난 터라, 오죽하면 게임 원작 영화의 저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슈퍼 마리오’, ‘둠’, ‘스트리트 파이터’, ‘워크래프트’, ‘어쌔신 크리드’ 등 내로라하는 작품들도 이 저주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개봉한 롭 레터먼 감독의 ‘명탐정 피카츄(Pokémon: Detective Pikachu)’가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거둬 눈길을 끈다. 아마존 박스오피스 모조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명탐정 피카츄’가 벌어들인 극장 수입은 약 4억 3,600만 달러(한화 약 5,150억 원)로, 직전까지 게임 원작 영화의 최고 성적이었던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4억 3,300만 달러를 근소한 차이로 넘어섰다.
‘명탐정 피카츄’에 쓰인 제작비는 1억 5,000만 달러 가량으로 손익분기점은 3억 7,000만 달러 전후로 본다. 즉 손익분기점을 6,000만 달러 이상 훌쩍 뛰어넘은 만큼 속편 제작에 청신호가 켜진 셈. 실제로 해외 매체인 코믹북닷컴은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 내에 ‘명탐정 피카츄’ 신작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뛰어난 흥행세 외에도 ‘명탐정 피카츄’는 또 하나 상징적인 성과를 거뒀다. 전문가들의 호불호를 퍼센트로 보여주는 로튼토마토에서 본 기사가 작성된 7월 17일 기준, 역대 게임 원작 영화 중 유일하게 신선 등급(토마토미터 6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의 만족도를 나타내는 팝콘 지수 또한 무려 81%에 달한다.
이렇듯 ‘명탐정 피카츄’가 게임 원작 영화의 저주를 떨쳐낸 배경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포켓몬스터’ IP의 막강한 영향력과, 헐리우드를 넘어 전세계에서 친밀한 이미지를 쌓은 라이언 레이놀즈의 호연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남녀 주연을 맡은 저스티스 스미스와 캐서린 뉴튼 또한 신인임에도 주눅들지 않고 좋은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다.
|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