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배틀로얄 ‘도그파이터 WW2’, 조작은 쉽게·교전은 진하게
구태여 라이트 형제 이야기까지 꺼내지 않더라도, 하늘을 자유로이 누비는 파일럿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가 조금씩 품고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플라이트 슈팅 장르가 비주류를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아무래도 난해한 조작 탓이 크다. 지상에 발붙이고 사는 우리에게 3차원 공간 전체를 활용하는 기동부터가 좀 생경하고, 여기에 시뮬레이션적인 요소까지 개입하면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괜히 ‘배틀필드’에서 숙련된 파일럿이 귀족 취급을 받는 게 아니다.
이에 국내 게임사인 그럼피, 아이봉 주식회사, 이기몹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플라이트 슈팅 ‘도그파이터: 월드 워 2(DOGFIGHTER -WW2-)’를 공동 개발하여 오는 27일 PS4로 출시한다. 치열했던 제2차 세계 대전의 하늘을 무대로 삼은 본작은 조작에 대한 부담은 낮추고 꼬리에 꼬리를 부는 교전의 재미는 더한 것이 특징. 기자는 출시에 며칠 앞서 이기몹 스튜디오에서 시나리오 및 배틀로얄 모드를 잠시간 플레이할 수 있었다.
공중전 배틀로얄을 내세운 국산 플라이트 슈팅 '도그파이터 WW2'
세계 대전의 치열헀던 하늘로
먼저 시나리오 모드에서는 1941년, 제2차 세계 대전의 주요 전장으로 날아가 일련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기자는 영국 왕립 공군 소속 파일럿이 되어 슈퍼마린 스핏파이어와 함께 프랑스 르아브르의 해변 도시를 날아다녔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등장인물이 모두 개라는 것인데, 전투기간 교전을 도그파이트(Dogfight, 개싸움)라 하는데 착안한 모양이다. 덕분에 후술할 캐주얼한 조작과 맞물려 전쟁이라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톤이 너무 무거워지지 않는다.
시나리오 모드에서 주어지는 임무는 간단한 적기 요격부터 레이더 기지 타격, 아군 폭격기 호위 등 상당히 다채로운 편이다. 물론 ‘에이스 컴뱃’ 같은 AAA급 플라이트 슈팅 게임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나름대로 비행 일변도의 플레이가 단조롭지 않도록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시나리오 모드는 총 다섯 개 챕터로 구성되며 있으며 어느정도 튜토리얼의 역할을 겸하니 본격적인 멀티플레이에 앞서 한번쯤 클리어하길 추천한다.
시나리오 모드에서 세계 대전의 치열했던 하늘을 직접 날아보자.
도그파이트(Dogfight)라 파일럿이 견공이다.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
제목이 무색하지 않은, 교전의 재미
그러면 배틀로얄 모드를 소개하기 앞서 가장 중요한 조작을 짚고 넘어가자. 우선 키 배치는 듀얼쇼크 기준으로 L스틱 이동, R스틱 시점 변환, L1 브레이크, R1 가속, L2 확대, R2 사격, △ 무기 변경, ○ 회전, □ 재장전이다. 전체적으로 플라이트 슈팅의 스탠다드를 벗어나지 않는 구성. 앞서 PS 페스타 시연 당시 상하 반전(L스틱 조작 시 기체가 상승하는지 하강하는지) 문제가 살짝 지적된 바 있는데 이제는 옵션 메뉴에서 자유롭게 선택이 가능하다.
기자가 인상 깊었던 점은 썩 안정적인 비행 감각이었다. 땅에 발붙인 우리가 3차원 입체 기동을 어려워한다는 것은 즉 개발자도 구현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국내의 경우 딱히 이렇다 할 플라이트 슈팅 게임도 없었으니 개발 경험도 부족했을 터이고. 그럼에도 ‘도그파이터: 월드 워 2’는 기본적인 기체 제어부터 가속할 때의 속도감, 선회하는 움직임 등 여러 면에서 여느 경쟁작에 밀리지 않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는 PS 페스타에서도 호평을 받은 부분이다.
제목이 무색하지 않도록, 꼬리를 무는 공중전의 재미를 제대로 잡았다.
비행 감각이 수준급이다. 소규모 국내 개발사의 작품이라 더 놀랍다.
공중전 배틀로얄이 될까? 된다
그럼 끝으로 배틀로얄 모드다. 요즘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세계적인 인기 장르인 만큼 개발사에서 가장 기대를 거는 콘텐츠기도 하다. 차츰 줄어드는 생존 구역에서 최대 40명의 파일럿이 최후 1인이 남을 때까지 겨룬다는 점은 여느 배틀로얄과 대동소이하나, 본작은 공중전이 기본이기 때문에 색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일단 비행기니까 당연히 은엄폐가 존재치 않으며 속도와 선회력, 연료 현황 등 신경 써야 할 요소가 존재한다.
경기가 시작되면 우선 장비를 파밍해야 한다. 은엄폐를 안 하니 금세 난전이 벌어질 것 같지만 그만큼 전장이 넓고, 3차원 공간이기 때문에 한동안은 마주칠 일이 없다. 파밍은 전장 곳곳에 떠있는 제플린 비행선이 주기적으로 아이템을 떨구므로 적절히 활강하며 챙기면 된다. 장착 부위는 총 일곱으로 각각 OIL(연료량), ATK(화력), MG(탄창), DEG(방어력), RPM(공격 속도), FAN(선회력), SPD(속력)에 해당한다. 아이템 등급은 3단계로 구분된다.
솔직히 공중전으로 배틀로얄이 제대로 돌아갈까 싶었지만….
이게 또 의외의 예스잼이었던 것이다. 파밍과 존버는 언제나 옳다.
어느정도 파밍을 하다 보면 슬슬 생존 구역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하늘이야 딱히 장애물이 있을리 없고 차를 잡아타야 하는 것도 아니므로 생존 구역 진입 자체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교전 지역이 축소될수록 주변에서 이리 같은 적들이 달려드니 긴장의 끈을 놓쳐선 안된다. 격추된 적은 그간 챙긴 아이템을 모두 토해내므로 적극적으로 사냥에 나서야 유리하다. 다만 그만한 실력이 없다면 고공으로 올라가거나 지면을 기어다니는 일종의 ‘존버’도 가능하더라.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은 속도와 무게, 내구력, 연료의 상관 관계다. 제플린 비행선을 잘 보면 저마다 도장이 다른데 흰색은 장비, 초록색은 회복, 빨간색은 연료를 떨군다. 이때 회복 아이템은 효과가 즉시 발휘되므로 많이 쟁여 놓을수록 유리하다. 단 적재한 아이템이 많은 수록 기체의 속력이 떨어져 교전 시 치명적인 패착이 될 수도 있다. 기체의 현 상태는 화면 왼쪽 하단에 표시되고 원치 않는 아이템은 언제든 버릴 수 있으므로 전략적인 판단을 하자.
회복 아이템은 즉발성이므로 많이 쟁여 놓을수록 유리하다.
다만 적재량이 늘어나면 속력이 떨어져 교전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과감한 전략, 배틀로얄 모드는 무료
배틀로얄에서 주어지는 기체는 하늘의 캐딜락 P-51 머스탱, 독일산 맹견 Bf109 메서슈미트,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롭기 슈퍼마린 스핏파이어, 그리고 그냥 제로센까지 네 종류다. 배틀로얄을 하며 벌어들인 인게임 포인트, 혹은 소액 결제를 통해 퍼스널 엠블렘이나 페인트 등 치장품 구입도 가능하다. ‘도그파이터: 월드 워 2’ 배틀로얄 모드는 F2P(무료)이므로 이쪽이 주 수입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체 성능에 영향을 주는 옵션은 일절 붙어있지 않다.
국산 플라이트 슈팅 게임 ‘‘도그파이터: 월드 워 2’는 27일부터 PS4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배틀로얄 모드는 F2P 모델로 무료 제공되며 시나리오와 한정판 기체 스킨, 소정의 인게임 재화가 동봉된 스페셜 패키지는 44,800원에 판매된다.
배틀로얄 모드는 F2P(무료 플레이)다. 부담없이 공중전에 도전하자.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