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이번 E3 2019 에서도 어김없이 사이버펑크 2077은 대박을 쳤다. 50여분 간의 미디어 비공개 세션은 또 엄청났다. 비주얼이며 게임의 디자인이며 무엇 하나 흠잡을게 없었고, 시연을 보고 나오는 사람들마다 감탄과 찬사가 쏟아졌다.

그리고 이 시연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사이버펑크 2077의 개발진과 인터뷰를 가질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인터뷰 대상은 바로 방금 전 비공개 시연장에서 직접 게임에 대해 설명해주며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던 사람이자 사이버펑크 2077의 아트 디렉터인 카시아 레디시욱(Kasia Redesiuk) 이었다. 사이버펑크 2077 컨셉에 맞춘 샛노랑색의 강렬한 헤어스타일에 대한 감탄을 보내고나서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했다.

 CDPR 카시아 레디시욱 아트 디렉터

●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사이버펑크 2077 개발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그리고 E3 에 참여하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이름은 카시아 레디시욱으로 사이버펑크 2077에서 아트 디렉터를 맡고 있다. E3 2019 에 오게 되어서 너무 멋지고 흥분된다. 6년 전에 CDPR에 입사한 이후 우리가 이 게임을 비밀리에 개발중이던 초창기부터 너무나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싶었다. 그렇게 합류해서, 작은 프로젝트 팀이었을 때는 컨셉 아티스트였다가 점점 팀과 경력을 키우면서 아트 디렉터가 되었다. 지금 이렇게 팬들에게 주목받는 프로젝트에 함께하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모두가 우리 게임을 기대하고 즐겨주어서 감사하다.

● 발매일을 공개했는데, 그동안 이 단계까지 오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일했을 것 같다. 소감이 어떤가.

우리가 E3 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달려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여기에서 사람들이 전해주는 반응들 하나하나가 우리를 너무 행복하게 만든다. 폴란드에서 행사를 지켜보고 있는 일원들도 너무나 행복해하고 있고 조금이라도 빨리 이 게임을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에 가득 차 있다.

● 사이버펑크는 그 어느 장르보다 시각적인 정의, 비주얼적인 전형성이 강렬한 장르다. 비주얼 아티스트로서 생각하는 사이버펑크 비주얼의 핵심은 무엇인가?

말하기 정말 어려운 부분이다(웃음). 당연하게도 비주얼만으로는 장르를 정의하기 매우 어렵다. 비주얼을 표현 방식의 하나로 봐주었으면 한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테마와 느낌을 시각적으로 살려내는 것이 필요하다. 신체개조, 메가코프가 사람들을 억압하는 문화, 인간인 것과 아닌 것의 느낌을 오가면서 표현하는게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게임 내에서는 메탈릭한 질감과 네온을 강조하고 있다. 그게 우리가 즐겨쓰는 표현 방식으로서 이 세계를 내보이는데 도움이 된다. 어떤 장르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면에서 분위기와 느낌을 만드는게 중요하다.

사실 조금더 생각해보자면, 팀 내부적으로도 논의가 정말 많이 진행됐던 사안이다. 과연 무엇이 우리가 만드는 게임을 정의하느냐 하는 것. 중점으로 둔 건 환경적인 것들, 게임의 사건들이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지는가, 하는 문제들이었다. 이를 테면 메가코프는 단순히 문 하나만 하더라도 그냥 길에 널려있는 일반적인 문과 다른 느낌을 가지고, 가져야 한다.

무언가 단 하나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오히려 그런 다양한, 세세한 디테일을 통해 표현하고 여기서 많은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사이버펑크의 개발팀의 풍경이 궁금하다. 이렇게 거대한 오픈월드를 구축해나가는 일은 아무리 크고 소통이 잘 되는 팀이라도 쉽지 않을텐데.

일단 다행인건 이 게임이 우리가 겪는 첫번째 난리통(Rodeo)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위쳐 3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함께 해왔다. 그리고 위쳐 3 의 성공을 통해서 우리는 다같이 자신감을 찾게 됐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팀은 정말 능력있고 재능있는 이들이 가득하고, 모두가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고 도전적인 일을 이루어내고 싶어한다. 다들 그래서 뭔가 열의, 의욕에 차있고 그런 열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게 참 좋다. 다들 고민하고 압박도 받지만, 언제나 이런 곳에서 받는 팬들의 반응이 우리를 힘내게 해준다.

● 사이버 스페이스의 디자인이 굉장히 화려했다. 이런 디지털 공간을 실제로 표현하는건 매우 어렵고 그럼에도 많이 시도 됐던 것들인데. 어떤 고민들을 했나.

사이버 스페이스의 시각화를 위해서 정말 오랫동안 고민해왔고 많은 신경을 써서 만들어왔다. 밝게 가아할지, 어둡게 가야할지 하는 선택지부터 보다 사실적인 것이 맞는지, 아니면 보다 가상인게 맞는지 까지 세세한 모든 면에서 고민했다.

가장 중요한 건 일단 디지털이라는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언가 알 수 없고 신비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느낌을 주는 것, 심볼리즘, 즉 상징적이고 스토리에 연관이 있는 것 같은 여러가지 은유와 배경을 넣는 것 등을 우선했다. 이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공간 자체가 어떻게 게임 플레이, 그리고 시나리오에 영향을 줄지 고민했다.

● 이번 시연은 사이버 스페이스에 들어가서 마무리가 되는데, 스토리 전개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게임 전체와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 보여준 미션까지 모두 특정한 어느 바이오칩에 관련된 이야기다. 그 바이오칩을 통해 자니 실버핸드가 사이버 고스트로서 계속 존재하고 등장할 수 있고, 그만큼 일종의 불멸, 영생의 열쇠로 여겨지는데, 게임 내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집단들이 이 칩 하나를 두고 각자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부두보이즈의 리더 브리짓은 이 바이오칩의 비밀을 알고 싶어 하고, 이를 위해선 전설적인 넷러너 알트 커닝햄을 만나야 하는데, 알트 커닝햄은 사이버 스페이스에서만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사이버펑크 2020에서 자니 실버핸드가 알트 커닝햄과 연인이었고, 그래서 자니를 일종의 미끼로서 사용해서 알트 커닝햄을 불러내고자 시도하게 된다.

● 한국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한마디 부탁드린다.

사실 저는 아직 한국에 가본적은 없지만, 정말 꼭 가보고 싶다. 만나는 한국 사람마다 너무나 친절하고 한국에 가본 사람들이 모두 정말 대단하고 너무 행복했다고 이야기 한다(웃음). 우리는 우리 게임에 대한 기대를 잘 알고 있고, 또 이에 부응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가 차근차근 새로운 정보를 전달할 때마다 기대해주시고 재미있게 보아주셨으면 한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