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LoL 오토체스? LoL 신규 모드 ‘TFT’ 체험 및 인터뷰
올해 초부터 크게 인기를 끈 이 장르는 기존의 여러 게임들의 특징을 섞은 새로운 장르였고, 이를 이렇게 빠르게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거대 유명 프랜차이즈에서 시도하게 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때문에 상당히 반가웠다. 현재 오토체스도 그 인기에 비해서 한 게임의 커스텀 게임 모드라는 한계 때문에 여러 문제에 봉착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함 라이엇 게임즈 본사에서 본 기자는 TFT 모드를 체험해보고 또 개발자와의 인터뷰로 가질 수 있었다. 먼저 여러분께 그 소감을 전해드리고자 한다.
TFT 모드 체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오토체스와의 차이는 타일 배치다. 전통적인 체스판의 형태인 오토체스와는 달리 TFT 모드는 3열로 배열된 육각형의 타일을 기반으로 한다. 챔피언들은 맞닿아 있는 타일로 이동하고 공격한다. 역시 일부 챔피언들은 가장 먼 거리로 도약하는 등 속성에 따라 서로 다른 패턴을 보인다.
테스트 당시에는 13개의 종족 속성(가칭) 과 10개의 직업 속성(가칭) 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조합함으로서 시너지를 냈다. 유닛 코스트 역시 1~5성까지 분포되어 있고, 매 턴마다 골드를 소모해서 5개의 카드를 새로이 뽑는 리롤이나 경험치를 성장 시키는 것은 같다. 챔피언의 조합 또한 3마리를 모아 다음 등급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을 따랐다.
가장 돋보이는 진행 상의 차이점은 공개 드래프트다. 일정 주기마다 맵의 한가운데에 플레이어들이 모여 가진 체력의 역순으로 원형으로 돌고 있는 챔피언들을 순서대로 한마리씩 채가게 된다. 때문에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는 이들은 먼저 조합에 꼭 필요하거나 성능이 뛰어난 챔피언을 채갈 수 있어서 역전을 가능하게 보완해주는 시스템이다.
아이템의 경우 8종의 키 아이템이 있고, 이 아이템과 다른 아이템을 조합함으로서 최종 아이템이 나오는 직관적인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오직 1대1 로만 조합이 되며 기반 아이템의 개수도 많지 않기 때문에 각각의 목적과 성격에 따라서 분명하게 용도가 나뉘었다.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AI 나 버그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당연히 있었으나, 일단 오토 배틀러 장르의 기본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었고 또 각 챔피언이 가진 특징들을 TFT 모드에 맞게 잘 계승한 것이 재미있었다. 일례로 가디언 조합을 발동시키는 두 챔피언 브라움과 레오나는 모든 아군에게 체력의 30% 만큼의 보호막을 부여하는데, 그 외에도 레오나의 액티브 스킬인 광역 스턴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또 무엇보다 자동 전투가 각 플레이어의 조합을 복사한 AI가 아닌, 각각의 플레이어가 상대의 진영으로 이동해서 벌이는 실시간 대결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때문에 보다 직접적으로 플레이어가 맞붙는다는 느낌을 주고, 또 정작 내 필드에서는 내가 이겼는데 상대 필드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와서 지지부진해지는 진행이 없이 승패가 즉각적으로 갈려서 보다 빠른 페이스로 게임이 진행됐다.
종합해서, TFT 모드는 기존의 오토체스 같은 오토 배틀러가 가지고 있었던 비합리적이거나 부조리한 부분을 크게 줄이고, 또 쉽고 직관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그럼에도 오토 배틀러 장르 특유의 변수 창출이나 전투 결과를 기다리며 느끼는 긴장감 등은 여실히 남아 있었다. 각종 수치 최적화가 아직 많이 이루어져야 했지만, 그것만 잘 맞춰진다면 여러모로 기존의 오토 배틀러 장르 게임들보다 많은 장점을 가진 게임이었다. 보다 상세한 플레이 내용과 영상 등은 추후 라이엇 게임즈의 공개를 통해 만나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이렇게 TFT 모드를 직접 체험해 본 다음으로는 TFT 모드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프로젝트 리드 리차드 헨켈과 대화를 나누어볼 수 있었다.
Q&A
라이엇 게임즈 리차드 헨켈 개발 리드
● 오토체스의 인기가 크게 휘몰아치고 지나간 지금, 라이엇 게임즈도 이제 TFT 라는 이름으로 오토 배틀러를 만들게 됐다.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나?
근본적으로 TFT 역시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들을 위한 모드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기본 시스템은 10년이 넘는 정말 긴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플레이되어 왔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이 기본 모드들은 하기 어려워지더라. 나 같은 경우는 두 아이의 아빠로서 육아도 병행하는데, 그러니까 점점 새로이 배우고 기량을 유지하면서 플레이하기가 어려워 지더라. 게임의 흐름을 따라가기도 어려웠고, 피지컬적인 부분도 점점 뒤쳐졌다. 이런 긴장감과 높은 수준의 메카닉을 요구하는 플레이가 나이가 들수록 점점 힘들어졌다.
하지만 이런 오토 배틀러에서는 두뇌 싸움이 주가 된다. 내 덱의 상황을 보고 어떻게 조합할지 고민하고, 상대의 패를 읽고 대처를 강구하는, 이런 두뇌 싸움이 다른 방식으로 여전히 독창적으로 존재하고, 이는 보다 카드 게임과 비슷하면서도 현재 소환사의 협곡에서의 경쟁적인 플레이를 쫓아가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도 충분히 치열한 경쟁을 느낄 수 있는 모드다. 또 이 TFT 모드 역시 리그 오브 레전드 특유의 콘텐츠 업데이트들, 이를테면 새로운 챔피언 추가 등 그런 흐름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다양한 콘텐츠의 조합을 플레이어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이 모드가 무조건 쉽다는 것을 의미하는건 아니다. 예를 들어 당신(기자)은 TFT를 체험할 때 가디언과 나이트를 조합해서 훌륭한 탱크 빌드를 짰지만, 적당한 DPS 가 없어서 부족했고 그처럼 항상 원하는대로 작동하지 않기도 한다. 물론, 첫 게임에서 4등은 괜찮은 성적이다(웃음). 그만큼 두뇌 싸움이 필요하고, 많은 고민을 결정하는 게임적인 갈등이 여전히 녹아있다.
● 기존의 오토 배틀러와 여러 디테일에서 차이를 보인다. 육각형의 타일, 보다 직관적이고 쉬운 아이템 조합 등등. 이런 변화들도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앞의 질문과 비슷한 이유가 될 것 같은데, 리그 오브 레전드 일반전의 아이템들은 매우 복잡하고, 플레이어들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드다. 하지만 좀더 플레이어들이 다같이 할 수 있는, 파티 게임의 감각을 넣고 싶었다. 이를테면 마리오파티처럼 친구들이 모여서 다같이 소파에서 즐기고, 웃으면서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이 같이 플레이 하면서 얻는 즐거움에 대해서 좀더 집중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좀 더 캐주얼하되, 유저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고 쉽도록 만들었다. 이를테면 오토체스에서는 유닛 이동도 Q를 눌러 선택해야하는 등 조작이 비교적 복잡하다. 우리 게임에서는 이런 점을 없애고, 쉽게 접근하게 만들고 싶었다. 일례로 게임에 들어가는 공개 드래프트를 보면 ‘헝그리 헝그리 히포’(일종의 우리의 수건돌리기와 비슷한 미국의 놀이) 라는 놀이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 단순하면서도 웃음이 생기는, 그러면서도 승부에 대한 열의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이런 목적 하에 여러가지 변화를 주었다. 오토체스에서는 각자 복사된 AI 를 가지고 싸우고 내 화면만 보면서 누구랑 어떻게 싸우는지도 모르지만, 여기서는 직접 플레이어를 데려다가 싸움을 붙인다. 내가 보고있는 싸움이 상대가 보고 있는 싸움이며, 때문에 같은 걸 보면서 친구들과 서로 대화하면서 각자가 무엇을 하는지 이야기하고 놀 수 있는 경험을 주고 싶었다. 막 마지막에 2인만 남았을 때 루시안이 엄청난 무빙으로 싸움을 터트렸다고 치면 다들 소리 지르면서 방금 봤냐? 저게 어떻게 가능해? 같은 감정적인 순간이 나올 것이다.
● 지금도 모든 챔피언이 들어가 있진 않은데, 리그 오브 레전드는 챔피언만 거의 150종에 달하는 게임이다. 이걸 다 넣을 수는 없겠지만 또 없으면 아쉬운 챔피언이 있을거다. 챔피언은 어떤 기준으로 투입할 생각인가?
일단, 현재의 일반 경쟁전과 같이 랭크 시즌이 3개월씩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매 시즌마다 일정량의 새로운 챔피언을 투입해서, 한 시즌 내에는 일정한 풀의 챔피언을 고정적으로 사용하고, 로테이션처럼 다음 시즌에서는 다른 챔피언들의 풀을 사용하게 된다.
TFT 모드에서 사용 가능한 우리가 가진 챔피언을 계속 추가할 것이다. 계속 챔피언 풀을 바꾸어 나갈 것인데, 예를 들어 오늘 당신이 플레이 해본 것은 셋1 인데, 여기에 다음 날은 셋2, 다른 날은 셋3 이런식으로 로테이션으로 도는 느낌을 상상해보라.
또 각 챔피언들은 본래 4개의 액티브 스킬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TFT 의 챔피언들은 각자 하나씩의 스킬을 사용하므로 이 스킬들을 돌아가면서 투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같은 챔피언을 쓰더라도 스킬 때문에 완전히 다른 모습이나 용도를 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 리그 오브 레전드는 지난 10년 간 MOBA 의 대표주자였다. TFT는 게임 내 모드로 들어가지만 완전히 새로운 모드이기도 하다. 이런 새로운 모드를 추가한 것은 꽤나 의미심장해 보인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그 시작부터 10년 간 쭉 그대로 이어져 온 게임이다. LoL은 그 플레이어들에게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플레이되는 게임이었다. 그동안 선보인 다양한 이벤트 모드는 일반전을 베이스로 했지만, TFT 는 처음으로 완전히 새로운 게이밍 경험을 선사하고자 하는 모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모드 또한 리그 오브 레전드라고 생각한다. 즉, 이 모드를 좋아하는 이들도 LoL 의 플레이어고, LoL 을 좋아하고 즐기는 이들이다.
한 게임을 10년 동안 서비스 해왔고 또 같은 플레이어 층을 상대로 게임을 선사해왔다면, 이제 새로운 플레이어들을 모을 수 있는 또다른 시도를 해야만 한다. 플레이어 베이스가 점점 더 넓어지고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보다 대중적인 게임이 되도록 항상 노력해야 한다. 그게 바로 TFT 이고,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TFT 모드를 통해서 리그 오브 레전드에 합류할 것이다.
TFT 모드는 우리가 그동안 선보인 여러 이벤트성 모드들과 다르게 취급할 것이다. 전담 개발팀과 서비스 팀이 있고 계속해서 업데이트하고 발전시키고 중요한 모드로서 선보일 것이다.
● 그러니까 이건 보너스 게임이 아니라 또다른 LoL 의 메인 모드인건가.
그렇다. 그러길 바란다. 오토 배틀러는 등장한지 얼마 안 된 새로운 흐름이고 요즘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이다. 그러니 그걸 우리는 따라야 한다. 오토 배틀러도 10년 넘게 갈지, 사람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좋아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그런 흐름이 되도록 만들고자 한다. 평소에 나와 같은 이유로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해보지 못한, 엄두를 내지 못한 플레이어들이 있을거다. 그런 이들을 우리의 플레이어로서 포섭하고 싶다.
● 리그 오브 레전드는 현재 e스포츠의 대명사인데, TFT 모드 또한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 심각한 경쟁 리그 보다는 재미를 위한 여러 이벤트에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런 계획은 가지고 있는지?
아직은 관련해서 가지고 있는 계획이 없다. 당장은 게임을 최고로 만드는데 더 집중하고자 하고,게임을 선보이게 된 후에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현재 어느정도 만들어졌고, 언제쯤 선보이게 될까.
6월 18일에 PBE 테스트 서버에 선보이고, 플레이어들이 6월 25일부터 라이브 서버에서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는게 목표다. 물론, 지역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입할 것이고 한국에는 언제쯤 될지 아직 확답하기는 어렵다. 그리 늦지는 않을 것이다.
● 생각보다 굉장히 촉박한 일정 아닌가?
그렇다. 상당히 촉박한 일정이지만, 우리가 만들면서도 매주마다 게임이 굉장히 빨리 바뀌고 있다. LOL 도 10년 전에 완벽한 게임이 아니었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피드백을 주면서 점점 더 좋은 게임이 되어갔다. 때문에 우리는 게임의 기본을 먼저 완성해서 플레이어들에게 선보이고,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서 완벽하게 만들고자 한다.
비록 우리가 시작부터 완벽한 모습을 선보일 수는 없을 것이지만, 플레이어들에게 일단 선보여야 그들이 우리에게 게임이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고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또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결과물을 우리가 만들 수 있게 된다.
● 현재 이 장르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오토체스가 주춤하고 있는 원인은 매치메이킹과 랭크 시스템인데, LoL 은 그 분야에서 몇 년 째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훨씬 나아진 모습을 기대해도 될까?
물론이다. 먼저 랭크 시스템은 기존의 LoL 일반 모드와 매우 유사할 것이다. TFT 도 아이언 티어가 있고, 브론즈 실버 골드 등등 다 똑같이 흘러갈 것이다. 다만 이 모드는 팀 대전이 아닌 모두가 적인 프리 포 올이기 때문에 다른 점이 있고 그래서 좀 더 고민할게 많이 있지만, 최선의 매치메이킹을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다.
TFT 에서도 여전히 일반전은 친구들과 그냥 즐길 수 있는 게임이고, 랭크전은 보다 경쟁적인 게임이라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팬들께 한말씀 부탁드린다.
우리의 플레이어들, 그리고 새로운 플레이어들에게 이런 새로운 경험, 새로운 모드를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 속에서 선보일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마음이 벅차다. 전세계에 이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리고 많은 의견을 들어서 더욱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이 모드를, 새로운 챔피언과 새 모드를 재미있게 즐겼으면 한다. 집에서도, PC방에서도 재미있게 즐겨주시길 바란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한국의 팬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