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도 먹히는 마니악함, ‘드래곤 하운드’의 아트 디렉팅
먼저 드래곤 하운드의 비주얼 목표가 무엇이고 어떤 과정으로 그 목표를 세우게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드래곤 하운드는 최초 플레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시작된 게임이었고, 플레이 프로토타입은 헌팅 액션, 라이딩, 슈팅 등의 요소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말, 헌팅, 라이플, 스팀 펑크 등의 키워드가 나왔다. 물론이 키워드들이 매우 흥미롭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메이저 하지 않기 때문에 마니악한 것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러한 마니악한 요소들을 보다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장르란 개발의 문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익숙한 방법을 택하기 마련이고 다들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쌓는다. 우리는 이번에 비주류 장르를 만들면서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문법에서 벗어나보기로 했다.
첫번째는 스팀펑크라는 장르에서 너무 관습적으로, 관성적으로 선택되었던 열화된 요소를 버리기로 시작했다. 큰 틀에서 먼저 산업혁명이 서양이 아니라 동양에서 일어나면 어떨까 하는 가정으로 시작해서, 전용 문자 폰트를 만들어 오리엔탈 스팀 펑크라는 컨셉에 어울리는 다양한 배경과 컨셉을 만들어냈다. 그동안 습관적으로 선택되던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게임을 만들면서 필요한 것들을 구축했다.
다음에 고민한 부분은 스팀펑크의 매력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다. 고도로 발달된 기술은 마술과 구분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이런 기술은 일종의 마법처럼 안되는 것을 구현하게 해준다. 그리고 로우테크는 전자전기 기반의 하이테크에 비해 기계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우 흥미롭게 움직임을 보여준다. 여기서 이 장르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복잡한 기계 구조가 보여주는 로망과 스팀펑크 세계관만의 특징이랄까.
결국 정리하면, 우리의 비주얼 목표는 ‘신선한 방향성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장르의 근본적인 매력, 로우테크의 로망을 캐치해 대중에게 통하는 수준으로 만들어낸다’ 가 되었다.
드래곤 하운드의 비주얼을 지탱하는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이들 요소의 디자인과 비주얼라이제이션을 어떻게 하게 되었나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번째는 바로 중완이다. 말을 타고, 각종 중화기와 무거운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장비이자 설정이었고, 이렇게 게임 내에서의 필요성에 의해서 추가된 부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화외골격이라는 로망 또한 있었다.
중완에는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레임과, 육중한 느낌을 만들어주는 갑옷 부위를 함께 구성했다. 프레임이 속도, 공격력, 방어력 위주의 세팅을 실전적으로 하게 돕고 외갑이 외형 수집 요소로서 플레이어들이 열중할 수 있도록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중화기도 사실적인 움직임과 효과를 보이도록 하려고 했다. 게임에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중화기가 등장한다. 거대한 산탄총, 대포, 거대한 대검, 전기톱, 화염 방사기가 달린 중화기, 화전, 파이프를 쏘는 대포나 함정 발사기, 심지어 개틀링건이나 증기식 레일건도 있는 등 굉장히 많은 중화기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무기가 복잡하면서도 멋진 가동을 하여 움직임을 보여주게 되어있다. 이런 중화기의 종류가 일종의 파티 클래스가 되고 중화기에 적응하는게 중요한 게임이 될 것이다.
움직이는 도시는 이렇게 되어야 게임이 우리가 원하는대로 구현 될 것 같아서 만들어낸 컨셉이다. 영화 모탈 엔진이 나오기 이미 한참 전에 완성한 부분인데, 영화가 나오고 나서 좀더 일찍 공개할 걸 하고 아쉬움도 느꼈다.
가장 먼저 구룡성채, 항공모함, 열차라는 컨셉을 합쳐서 이동하는 요새 도시를 만들자고 했다. 이걸 다 합치니까 너무나 스케일이 커졌고, 효율적인 개발 방법을 고민했다. 그래서 먼저 컨셉 아트로는 최초의 컨셉 방향만 정하고, 바로 3D 모델링에 들어가서 모델링으로 대부분을 구현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 그 모델링을 기반으로 프로덕션 아트를 만들었다. 순서가 뒤바뀐 것 같지만, 이렇게 명확히 각 작업의 의도롤 구분함으로서 훨씬 효율적인 개발을 할 수 있었다.
마을은 각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거기에는 상주하고 있는 NPC 들이 제각각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
방공구는 마을을 다스리는 이들로서 게임 디자이너들은 캐릭터의 이면성과 의외성을 요구했다. 그처럼 여기 어린 친구가 족장이고 나이든 이는 조언자다. 공장구는 기계 장비를 제작하는 곳인데 여기서도 어린 여자 아이가 대장장이를 맡고 있다.
해체구는 몬스터를 해체해서 팔아주는 곳인데 마치 시장을 장악한 도시의 카르텔 같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 디자인했다. 의술구에는 기계 장치로 자기 생명을 유지하는 프랑켄슈타인 같은 의사가 있고 여기서 침술 등으로 특성을 찍는 곳이다. 이 의사도 젊은 여자아이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으며 캐릭터마다 다양한 이면성, 독특한 입체적인 면을 가지도록 했다
몬스터인 용의 기반 컨셉은 간단하다. 서양의 용에 동양의 환수를 섞어서 다양한 몬스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내용은 NDC 전시장에서 VR 과 AR 코너에서 감상할 수 있다. 부디 드래곤 하운드를 잘 런칭해 선보여서 좋은 모습으로 포스트모템을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A
● 기획자가 아티스트에게 이미지를 제안할 때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하는가?
구체적으로 이미지를 제안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게임 플레이가 실제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하는 설명을 들으면 거기에 맞는 아트를 구축하는게 수월한 것 같다. 컨셉 아트란 정답이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는데, 정답이 있으려면 정확한 문제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의 이야기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