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첫 고유 영웅 ‘오르피아’, 어리다고 얕보지 말 것
시공의 폭풍이 한층 흥미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올해 들어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세계관을 꾸준히 확장해온 블리자드는 드디어 3일(북미 기준), 블리즈컨 2018를 기하여 사상 첫 오리지널 캐릭터 ‘오르피아’를 전격 공개했다.
그녀는 중후한 목소리로 국내에도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까마귀 군주의 딸이자 선조의 어두운 힘을 부리는 위험천만한 원거리 암살자다. 아울러 그간 블리자드에서는 보기 드문 완연한 미소녀 디자인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끄는데, 과연 어떠한 기획 의도가 숨어있는 것인지 매튜 쿠퍼 선임 콘텐츠 디자이너를 만나 자세히 얘기를 들어봤다.
● 그간 ‘히어로즈’는 블리자드 올스타즈였는데, 오리지널 캐릭터 ‘오르피아’를 추가했다
: 이미 블래하트 선장이나 까마귀 군주처럼 ‘히어로즈’만의 고유한 세계관과 캐릭터가 존재해왔다. 최근 알터랙 고개를 끝으로 모든 블리자드 IP가 전장으로 등장하였고, 이제는 ‘히어로즈’ 고유의 콘텐츠를 보강하고픈 욕심이 들었다. 까마귀 군주의 딸 ‘오르피아’는 강력한 원거리 암살자로, 등에 지고 다니는 유물에서 조상의 힘을 이끌어내 적을 물어 뜯는다. 겉모습은 예쁜 어린아이지만 매우 어두운 일면을 지닌 캐릭터이기도 하다.
● 개발자 입장에서 ‘오르피아’를 전장에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팁을 준다면
: Q기술인 ‘어둠의 왈츠’는 논타겟 공격기이자 제한적인 이동기로도 사용 가능하다. 개막식 영상에서 Q기술로 발라의 공격을 피하며 반격하는 모습을 봤을 것이다. 이러한 Q와 W기술 ‘덥석’을 이용해 근중거리를 오가며 적을 괴롭히거나 E기술 ‘두려움’으로 보다 전통적인 원거리 딜러로 활약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오르피아’와 함께 운용하면 좋은 캐릭터나 팀 조합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 기본적으로 원거리 암살자와 어울리는 조합은 다 괜찮다. 특히 적진 깊숙이 파고드는 ‘디아블로’나 ‘무라딘’과 궁합이 좋고, 기동력 및 생존성도 뛰어나기에 보다 근접하며 싸우는 공격적인 조합도 재미있을 것이다. 궁극기 압도의 아귀는 자리야의 중력탄처럼 상대팀을 한 곳에 모아주는 기술과 합쳐지면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반대로 오르피아가 피해야할 적은 논타겟 기술을 쉽게 피할 수 있거나 실명 효과를 가진 자다.
● ‘오르피아’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오리지널 캐릭터를 기대해도 좋을까
: 앞으로도 고유한 캐릭터를 계속 만들지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히어로즈’는 뭐든지 가능한 게임으로 더 큰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가령 청소왕 스킨만 봐도 본래 ‘디아블로’ 세계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지 않나. 그럼에도 ‘히어로즈’ 팬덤의 바람대로 여전히 기존 IP의 인기 캐릭터가 중심이 되긴 할거다.
● ‘오르피아’의 여학생 스킨이 함께 공개되었는데, 설정상 몇 살인지 궁금하다
: 일단 몇 살인지 정확히 정해놓진 않았다. ‘말괄량이 오르피아’ 스킨을 보면 최소 고등학생은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다만 단순히 나이만으로 이 캐릭터를 가벼이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 ‘오르피아’를 최종적으로 선보이기까지 개발 과정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 영웅 하나를 만들 때 6개월 정도 걸리는데 ‘오르피아’는 9개월 가까이 걸렸다. 원래는 고유능력인 ‘넘치는 혼돈’이 사용 효과이고 ‘덥석’에도 이동기가 붙어있어서 한층 기동력이 있을 예정이었다.
● 새롭게 공개된 학교 테마의 스킨이 재미있다. 앞으로도 이런 스킨이 더 나올까
: 청소왕 레오릭이나 말괄량이 오르피아 같은 학교 테마 스킨의 설명을 보면 모범생 레이너도 언급이 되는데, 실제 출시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과거 메카스톰처럼 ‘히어로즈’만의 매력을 담은 스킨을 선보이고자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
● 현행 메타에서 사실상 버려지다시피한 캐릭터가 많은데, 개편 언급이 없더라
: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하는 것만큼이나 기존 캐릭터를 개편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그리고 빠른 대전에서는 상당히 높은 승률을 자랑함에도 e스포츠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은 양면적인 경우도 있다. 그래서 대회에 나오지도 않는데 왜 약화하느냐는 비판도 나오는데, 여러 부문을 아우르며 밸런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또한 ‘누더기’의 경우 개편이 진행 중으로 12월 중에 소식이 있지 싶다.
● 프로 대회처럼 영웅 리그에서도 전장을 밴하는 시스템을 원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논의 중인 부분이긴 하다. 현재 영웅 리그에서 10개 전장 정도가 지원되는데, 게임에 앞서 캐릭터와 전장을 모두 밴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돌아갈지 의문이다. 그보다는 특정 전장을 밴할 필요가 없게 밸런스를 다듬는데 집중하겠다.
● 이른바 '셰프'가 앨런 다비리에서 케오 밀커로 바뀌었는데 팀 기조가 달라진 점이 있나
: 앨런 다비리가 ‘히어로즈’ 디렉터에서 물러난지 벌써 몇 개월 정도 되었다. 관리자 한 명이 바뀐다고 팀의 전체적인 틀이 흔들리지는 않는다고 본다. 케오 밀커 신임 디렉터 또한 다년간 블리자드 게임을 개발해온 인물이므로 걱정하지 마시라.
● 작년에 비해 올해는 캐릭터나 전장 같은 콘텐츠 업데이트 분량이 다소 처진다
: 의도적이라면 의도적이다. 과거에는 매달 꼬박꼬박 신규 캐릭터를 추가하다 보니 메타가 급변하고 해당 콘텐츠가 제대로 조명을 못 받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현재는 신규 캐릭터 추가와 대규모 개편의 사이클을 조금 더 신중하게 가져가는 중이다.
● 업데이트 방향성을 보면 게임 한 판당 시간을 줄이고자 하는 것 같은데
: 굳이 게임 플레이 시간을 줄이려는 계획은 아니다. 현 전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방어력 중첩을 막은 것이고, 경험치 패치는 또한 엎치락뒤치락하는 재미있는 경기 양상을 더 많이 들어내기 위함이다.
● 엔진이 다소 무거운 편인데 언젠가 업데이트 가능할까, 멀티코어 지원이나
: ‘히어로즈’는 ‘스타크래프트 2’ 엔진에서 출발하여 여러모로 독자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엔지니어링은 내 전문 분야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답하긴 어렵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